‘사형집행 실패’ 테네시州서 무슨 일이... 교정국장 결국 사임
미국 테네시주(州) 교정 당국이 지난달 말 사형 집행에 나섰으나 실패하는 일이 벌어지자 교정국장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올해 들어 두 번이나 사형 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탓이다.

4일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랭크 스트라다 테네시주 교정국장은 지난 3일 빌 리 테네시 주지사에게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리 주지사는 “스트라다 국장은 청렴하게 직무를 수행해 왔으며, 이 어려운 시기에 테네시 주민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준 그의 의지에 감사드린다”며 사표를 수리했다.
스트라다 국장이 사임한 것은 테네시주 교정 당국이 지난달 30일 살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크리스타 파이크(50)의 사형 집행에 실패한 여파다. 당국은 파이크에게 수면제의 일종인 펜토바르비탈을 정맥 주사로 투여해 사형을 집행하기로 하고, 30일 오후 5시 45분 집행 절차를 개시했다. 당국은 파이크를 들것에 묶어 집행실로 옮겼고, 의료진은 펜토바르비탈을 투여할 카테터(몸속에 넣는 얇고 긴 튜브 형태의 의료용 관)를 파이크의 양팔에 삽입했다. 규정상 이 과정에는 10분 내외가 걸리는데, 파이크 측 변호사는 “왼쪽 팔에만 최소 7개의 바늘이 사용됐다”며 1시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앞서 파이크 측은 사형 집행을 앞두고 열린 공판에서 “그의 혈관이 가늘다”며 정맥 주사를 통한 사형 집행이 어렵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주사 준비가 완료된 오후 7시 30분, 파이크는 “이제 자유로워질 준비가 됐다”는 유언을 남겼다. 관계자들은 주사를 시작했고, 파이크는 “팔의 혈관이 터질 것 같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11분 뒤 주사 투여가 완료됐고, 파이크는 크게 하품을 한 뒤 잠에 들었다. 그런데 파이크가 코를 고는 듯한 소리를 내며 죽지 않자, 당국은 두 번째 주사를 투여했다. 5분간의 대기 시간이 지났지만 파이크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당국은 결국 사형 집행을 중지했고,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파이크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변호인단은 “위독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테네시주 교정 당국은 “합법적인 사형 집행 절차의 모든 단계를 준수했다”고 밝혔지만, 무엇이 잘못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일각에선 주사액이 혈류로 온전히 주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테네시주 교정 당국이 사형 집행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킨 건 불과 다섯 달 전이다. 살인 혐의로 기소된 토니 캐러더스의 사형 집행 과정에서 의료진이 약물 투여용 예비 주사 라인을 삽입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캐러더스 측은 “그가 고통에 신음하며 피를 흘렸다”며 당국을 강하게 비판했고, 리 주지사는 향후 1년간 캐러더스의 사형을 집행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내에선 이번 일을 계기로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미국 사형제 폐지 운동(U.S. Campaign to End the Death Penalty)’의 로라 포터 사무총장은 “그들(사형수)은 무시당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철저한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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