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맹폭’ 주고받은 사우디-후티…예멘 정부군 ‘10만 총공세’ 예고

천호성 기자 2026. 10. 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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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예멘 정부군 연합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상대 수도를 폭격하며 확전을 불사하고 있다.

후티는 예멘 정부군 동맹인 사우디의 전쟁 부담을 늘리기 위해 지난달에도 얀부의 석유화학 단지를 공습한 바 있다.

정부군 연합 역시 후티가 장악 중인 예멘 수도 사나 등을 맹폭했다.

알자지라는 같은날 정부군 연합이 임박한 공세에 앞서 후티가 장악한 예멘 북부 사다의 통신시설을 대거 공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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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예멘 수도 사나의 후티 반군 전사자 묘지에서 한 여성이 친척의 무덤 옆에 앉아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예멘 정부군 연합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상대 수도를 폭격하며 확전을 불사하고 있다. 지상군 10만명을 동원한 정부군 연합의 대공세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후티는 3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적국 사우디 수도(리야드)에 있는 아람코를 겨냥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였다”며 “정확하고 직접적인 공격으로 표적이 된 시설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아람코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다. 후티 운영 방송사인 알마시라는 이날 리야드 정유시설의 원유 저장탱크에서 연기 기둥과 불길이 솟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우디의 석유 수출항인 홍해 연안의 얀부에서도 아람코 정유시설이 공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는 예멘 정부군 동맹인 사우디의 전쟁 부담을 늘리기 위해 지난달에도 얀부의 석유화학 단지를 공습한 바 있다.

정부군 연합 역시 후티가 장악 중인 예멘 수도 사나 등을 맹폭했다. 예멘 정부군 대변인 마제드 압둘라 알나질리 대령은 3일 엑스(X)에 후티 거점과 군사 자산을 겨냥한 “257차례 정밀 타격 작전을 수행했다”고 알렸다. 그는 후티 전투원 최소 700명이 사망했으며, 전투차량·중장비 등 170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특히 이날 사우디 전투기가 사나의 대통령궁이 있는 중심가 알사빈 지역과 하파 공군기지 등에 “매우 강력한 공습”을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알마시라도 “적(사우디) 전투기들이 사나에 26차례 공습을 벌였다”고 확인했다.

지상 전선에서는 정부군이 지난달 10일 바브엘만데브해협 연안 요충지 모카를 뺏긴 뒤 후티의 추가 진공을 막아내는 형세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3일 전황 보고서에서 이날 후티가 예멘 남서부 대도시 타이즈의 동서 양쪽으로 진출을 시도했다고 분석했다. 타이즈는 예멘 정부의 임시 수도인 아덴과 함께 정부 수중에 몇 안 남은 대도시다. 후티는 타이즈-아덴을 연결하는 예멘 정부의 마지막 보급선을 끊기 위해 격전을 치르고 있다. 다만 사우디가 우세한 공군력으로 후티 진격로를 수시로 폭격하는 데다, 정부군도 모카에서의 패퇴 이후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추가로 밀리지 않는다. 정부군은 3일 타이즈 남동쪽으로 역공을 가해 후티로부터 요새 한 곳을 뺏었다고 알렸다.

사우디 주도로 정부군 연합이 본격적인 지상 공세를 준비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일 로이터 통신은 중동과 서방 소식통 6명을 인용해, 예멘이 휘하 정부군과 친정부 군벌 10만명 이상을 동원해 이르면 1주일 이내, 늦어도 다음달 미 중간선거 직후 공세를 감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의 석유 수출길인 바브엘만데브해협 탈환이 작전 목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예멘군은 3일 엑스에 낸 성명에서 “국방부는 총동원령과 주민 동원에 착수했다”고 알렸다. 각지에 징집 센터를 설치하고 신병과 예비군 강제 동원에 나선다는 것이다. 알자지라는 같은날 정부군 연합이 임박한 공세에 앞서 후티가 장악한 예멘 북부 사다의 통신시설을 대거 공습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최근의 공습과 전투를 보면 정부군이 전면적인 군사작전을 위한 작전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정부군은 향후 며칠 안에 여러 전선에서 통합·조정된 동시다발적 군사 작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다만 사우디의 동맹인 미국은 군사 정보 공유를 제외한 군사 지원에서는 발을 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오스는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 국방장관이 1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에게 전화해 미군의 후티 공습을 요청했지만 헤그세스 장관이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는 엑시오스에 “미국은 현재로서는 (후티에) 무력 행동을 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미군이 전선을 넓혀 추가적인 인명피해 위험과 전비 부담 등을 지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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