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금융권까지 AI 해킹… 금융당국, 긴급 점검회의

유준호 기자 2026. 10. 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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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활용한 해킹 공격이 5대 은행을 넘어 저축은행과 캐피털사, 상호금융까지 금융권 전반으로 번진 것으로 드러났다. 공격자들은 특정 금융회사 한두 곳을 노린 게 아니라 여러 금융사의 외부 시스템을 광범위하게 훑으며 보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곳을 찾아 침투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을 긴급 소집해 피해 상황 파악과 대응 체계 점검에 나섰다.

해킹에 줄줄이 뚫린 은행권./뉴시스

이날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지난달 30일 해킹으로 고객 약 4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출된 정보에는 성명·생년월일·연락처 등이 포함됐다.

현대캐피탈에서도 지난달 27일 해킹 공격을 받아 주택대출 모집인 146명의 정보가 빠져나갔다. 새마을금고와 농협 상호금융에서도 앞서 은행권을 공격한 것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인터넷주소(IP)를 통한 접근 시도가 포착됐다.

앞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과 BNK부산은행에서는 잇따라 해킹 시도가 확인됐다. 신한은행에서는 고객 2만5729명의 이름·휴대전화번호와 대출 신청·적용 금리 등이 유출됐다. KB국민은행에서는 고객 119명의 이름·전화번호·주소·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 등이, 하나은행에서는 89명의 주민등록번호·이름·직장명 등이 빠져나갔다.

은행에 이어 저축은행·캐피탈·상호금융까지 공격 흔적이 확인되자 금융당국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 이날 오후 전 금융업권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해 피해 상황과 보안 대응 체계를 점검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참석한다. 당초 7일로 예정됐던 회의지만 주말 사이 추가 피해가 확인되면서 사흘 앞당겼다.

금융당국은 앞서 피해 은행에서 확인된 공격자 IP와 공격 수법을 전 금융권에 공유했다. 이어 같은 유형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는지 주말 동안 전수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예가람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 등의 추가 피해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공격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격에 사용된 IP가 여러 개였고, 같은 IP가 복수의 금융회사를 공격한 사례도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추가 공격이나 정보 유출 피해가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현재까지 유출된 개인정보를 악용한 금전 피해 등 2차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금융당국은 개인정보 유출 자체가 피해인 만큼, 해당 정보가 향후 보이스피싱이나 추가 금융 사기에 악용되는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금융회사들의 피해 보상 방안도 함께 점검한다.

특히 이번 공격은 인터넷·모바일뱅킹 같은 핵심 금융 거래망보다 대출 모집인이나 외부 영업 직원 등이 사용하는 주변 업무 시스템에 집중됐다. 금융당국은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이런 ‘취약 고리’를 중심으로 인증 절차와 보안 체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하도록 금융회사들에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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