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거래 식어도 '달러 코인'은 해외로…스테이블코인 지난해 10조 순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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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은 해외로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다. 업계는 국내에서 막힌 파생상품 거래 등을 위해 테더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해외 거래소로 보내는 수요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 8월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6월 5대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순출고액은 5603억원으로 같은 달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액(약 7220억원)의 78%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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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 할인 거래에도 해외 유출 18개월째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연내 처리 불투명

국내 가상자산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은 해외로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다. 업계는 국내에서 막힌 파생상품 거래 등을 위해 테더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해외 거래소로 보내는 수요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4일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2025년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4000억원으로 2024년 하반기(7조3000억원)부터 두 반기 연속 줄었다.
올해 들어서는 감소세가 더 가팔라졌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 자료를 원화로 환산한 결과, 업비트·빗썸의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3조2200억원에서 7월 1조2900억원으로 60% 줄었다. 9월에는 2조5500억원까지 회복했지만 지난해 10월(5조4300억원)의 절반에 못 미친다.
한은 자료에서 해외 거래소와의 입출고를 보면 가상자산 전체로는 오히려 들어온 금액이 더 많았다. 지난해 하반기 해외로 나간 가상자산은 87조3000억원, 들어온 가상자산은 88조6000억원이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만 떼어 보면 정반대다. 하반기 해외 출고액이 입고액보다 4조1000억원 많았고, 상반기(5조7000억원)를 더하면 한 해 동안 9조8000억원이 순유출됐다.
코인은 국내로 들어오고 달러 코인은 해외로 나가는, 엇갈린 흐름이다.
한국은행 국제국이 지난달 3일 낸 BOK 이슈노트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외환시장 간 연계성'에 따르면 2022년 이후 국내 테더 가격은 환율보다 중간값 기준 1.67% 비쌌다. 개인투자자 위주의 폐쇄적 구조 탓에 수요가 몰리면 가격에 웃돈이 붙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올해는 국내 거래소의 테더 매수세가 약해졌다. 업비트 테더(USDT) 시세와 원·달러 매매기준율을 비교한 결과, 테더는 지난해 11월 환율보다 평균 2.7% 비싸게 거래됐지만 올해 3월 월평균 기준으로 처음 할인 거래로 돌아섰다. 환율이 1500원 안팎까지 오른 6~7월에는 환율보다 1.4~1.6% 쌌다. 수요가 웃돈으로 반영되는 구조를 감안하면 국내 거래소에서 테더를 사려는 수요보다 팔려는 물량이 더 많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도 해외로 나가는 흐름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 8월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6월 5대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순출고액은 5603억원으로 같은 달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액(약 7220억원)의 78%에 달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18개월 연속 순유출됐다.
해외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는 국내 투자자들의 파생상품 거래가 활발하다. 웹3 전문 리서치사 타이거리서치가 지난 8월 낸 분석에 따르면 7월 무기한 선물 중심의 DEX인 하이퍼리퀴드에서 국내 투자자로 추정되는 지갑 약 1200개의 명목 거래대금은 7조4000억원이었다. 국내 거래소에서는 거래할 수 없는 가상자산 무기한 선물은 물론, SK하이닉스·삼성전자 주가를 기초로 한 무기한 선물까지 거래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활용도가 높다는 수치가 많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이 코인을 사는 데 쓰인다"며 "당국 입장에서는 이 같은 코인 쏠림과 탈세 문제 때문에 제도화를 서두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거래소 지분 확보로 제도화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올해 2월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코빗 지분 92%를 인수하기로 하고 7월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월 코인원 지분 20%를 인수하기로 했다. 토큰증권(STO)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사업 기반을 미리 다지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제도 정비는 더디다. 정부는 12월부터 거래소가 해외 이전 내역을 한국은행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소득에 22%를 과세한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가상자산 시장 구조 전반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 일정이 겹쳐 연내 처리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