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만 만나면 지던 선수 맞나, ERA 9.00→1.40 대반전…"시즌 끝났으니 비법 공개" [MD수원]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시즌 끝났으니 말할게요"
고영표(KT 위즈)는 원래 롯데 자이언츠에 강한 투수였다. 그러다 2024년을 기점으로 상황이 반전됐다. 롯데전만 나가면 눈물을 흘리기 일쑤. 올해 다시 롯데의 천적으로 거듭났다. 고영표가 비결을 공개했다.
고영표는 3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9이닝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올해 처음이자 커리어 6번째 완봉승.
시즌 14승(7패)으로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임찬규(LG 트윈스), 최민석(두산 베어스)과 동률. 추후 등판 결과에 따라 생애 첫 다승왕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경기 초반은 수비의 도움을 받았다. 롯데 타선이 연이어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는데, 수비들이 직선타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영표 본인도 2회 선두타자 한동희의 날카로운 타구를 직접 직선타로 잡아냈다.
고영표는 "가면서 더 좋아졌다. 초반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코어의 움직임이 좋아지면서 직구의 힘도 좋아졌다. 볼넷을 내준 건 아쉽긴 하지만 최근 경기에 비해 좋은 컨디션이었다"고 전했다.
통산 6번째 완봉승이다. 고영표는 "박진감 넘치는 순위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훨씬 값지고 짜릿하다. 상대방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제가 했던 완봉승 중 제일 짜릿하다"라고 했다.

롯데전 열세를 뒤집었기에 더욱 짜릿했을 터. 고영표는 2021~2023년까지 롯데전 9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0.98로 매우 강했다. 그런데 2024~2025년 7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천적 관계가 뒤바뀌었다. 9개 구단 중 최악의 성적.
공교롭게도 빅터 레이예스의 입단과 하락세가 맞물렸다. 이 기간 19타수 11안타 1홈런 피안타율 0.579 피OPS 1.419로 매우 약했다.
이날은 달랐다. 레이예스를 4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었다. 2026시즌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10타수 2안타 피안타율 0.200 피OPS 0.400이 된다.
고영표는 "두 가지를 최우선으로 피칭을 준비했다. 첫 번째는 팀 승리고, 두 번째는 (최원준) 최다안타 경쟁에 도움이 되려고 했다. 대신 도망가지는 않고, 잡아줘야 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 "레이예스가 제 공을 굉장히 잘 쳤다. 공략법을 바꿨더니 그게 먹혔다"고 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고영표는 "이제 (롯데와) 시즌이 끝났으니 말할게요. 레이예스는 투수에게 다가오면서 멀리 오는 공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멀리 오는 공을 잘 잡아챈다. 리치가 길기 때문에 다 컨택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몸쪽으로 던졌다. 물러날 수 있게, 타이밍이 늦을 수 있게, 몸쪽과 상단을 사용했다. 체인지업은 들어오면서 컨택이 되기 때문에 몸쪽으로 많이 던져서 멀어지게 해놓고 (체인지업을) 던지자고 했던 게 오늘 상대법이었다"고 했다.
이어 "몸쪽을 던지니까 확실히 볼도 컨택을 하면서 땅볼을 치더라"라고 돌아봤다.

최근 롯데에서 가장 핫한 타자는 한동희다. 경기 전 기준 10경기에서 46타수 17안타 4홈런 타율 0.370 OPS 1.137로 펄펄 날았다. 이 기간 홈런 3위, OPS 5위다.
한동희 역시 4타수 1안타로 묶었다. 첫 타석을 투수 직선타로 잡아낸 뒤 연속 헛스윙 삼진을 만들었다. 9회 2사 1루 마지막 타석 안타를 맞았으나, 단타로 묶어 실점하지 않았다.
한동희 타석 공통점은 하이존 투심이다. 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일관되게 몸쪽 높은 곳을 투심으로 꽂았다. 삼진 2개, 인플레이 타구 2개 모두 하이존 투심이었다. 한동희는 높은 공에 약하지 않기에 재미있는 선택.
고영표는 "한동희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고 본다. 높은 패스트볼 몸쪽공이다. 그런데 몸쪽이 더 깊어지면 치기 어렵다. 제 투심은 더 몸쪽으로 들어간다. 한동희가 봤을 때는 자기가 좋아하는 공이지만, 치려고 했을 때 더 몸쪽으로 오기 때문에 어려워하는 것 같다. 마지막 피안타는 로케이션이 가운데로 몰렸다. 역시 잘 치더라. 잘 치는 코스로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롯데전은 3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40로 마무리했다. 다시 롯데 천적 고영표로 돌아왔다. 고영표 특유의 연구와 분석이 만든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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