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KIA 신의 한 수, 왜 절대 안 하던 초강수 던졌나…"자신 있어서, 내가 하겠다고 했어요"

김민경 2026. 10. 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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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경기이기도 하고, 나도 자신이 있어서 내가 하겠다고 했어요."

전상현은 "광주에서 서울 올라오기 전에 모여서 그냥 편하게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하던 대로 편하게 하자고. 오늘(3일)은 모두가 하나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내일과 모레 경기도 있는데, 그것도 다 잡고 싶은 마음이다. 난 경험하진 못했지만, 3위와 4위는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4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하루 쉬고 바로 시작해야 하고, 3위는 조금이라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이니까. 그 차이가 엄청 크다. 그래서 우리 선수들도 모두 3위를 하고 싶은 욕심이 엄청 강한 것 같다"며 동료들이 더 힘을 내주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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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 승리한 KIA 전상현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10.03/

[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중요한 경기이기도 하고, 나도 자신이 있어서 내가 하겠다고 했어요."

"단기전처럼 해보겠다"는 이범호 KIA 타이거즈의 예고대로였다. 평소라면 절대 안 했을 마운드 운용이 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나왔다. LG의 3위 사수 의지만큼이나 KIA의 3위 도약 의지가 대단했고, 베테랑 불펜 전상현이 2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팀 승리를 지켰다.

전상현은 4-4로 맞선 8회말 무사 1루에 구원 등판해 2이닝 35구 무안타 1볼넷 1사구 1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쳐 5대4 승리를 이끌었다. 4위 KIA는 3위 LG와 1경기차까지 좁히며 준플레이오프 직행 드라마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상현은 8회말 조상우가 선두타자 문정빈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바통을 넘겨받았다. 전상현은 첫 타자 문보경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1사 1루에서 송찬의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타 처리도 가능한 유격수 정면 타구. 이때 유격수 김규성이 어이없는 포구 실책을 저질렀고, 1사 1, 3루 위기로 상황이 이어졌다.

이범호 KIA 감독은 직접 마운드로 방문해 전상현에게 "만루 작전으로 어렵게 가자"고 주문했다. 전상현은 홍창기를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 신민재와 승부가 중요했는데, 결정구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LG는 2사 만루에서 대타 문성주를 투입했으나 타격 타이밍이 자꾸 늦었고, 결국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전상현은 8회를 막는 과정에서 이미 25구를 던졌다. 불펜에서는 계속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가 몸을 풀고 있었다. 평소 KIA였다면, 9회 이의리를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초강수를 던졌다. 5-4 리드를 잡자 전상현을 9회에도 올렸다. 이의리는 최근 세이브 상황에서 반복해서 무너진 탓에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은 상태였다. 아직은 불안한 이의리를 올리는 것과 이미 25구를 던진 전상현을 또 올리는 것 중에 후자가 더 승률이 높다고 판단한 결과였다.

선수 스스로도 자신 있었다.

전상현은 "8회 끝나고 내려와서 코치님께서 내일(4일) 쉬더라도 일단 끝까지 한번 밀어붙여서 하자고 하셨다. 나도 이제 중요한 경기이기도 하고, 자신이 있어서 내가 하겠다고 했다. 생각보다 몸이 무겁기도 했다. 오랜만에 이렇게 투구한 것 같은데, 그래도 9회에 무조건 승리로 막고 싶어서 그런 욕심이 컸다"고 설명했다.

전상현은 9회말 선두타자 박해민을 몸 맞는 공으로 내보내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박해민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오지환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 LG 신민재가 타격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10.03/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 승리한 KIA 김태군, 전상현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10.03/

LG 강타자 오스틴 딘의 타석. 자동고의4구로 거를 법도 했지만, 정면 승부를 택했다. 전상현은 초구로 몸쪽 직구를 선택했고, 오스틴은 2루수 뜬공에 그쳤다. 허무한 아웃에 오스틴은 배트를 집어 던지며 분노를 참지 못했다. 여기서 사실상 KIA의 승리 확정이었다. 전상현은 2사 3루에서 공 2개로 이영빈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냈다.

이범호 감독은 "전상현이 2이닝을 막은 게 팀 승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8회말을 마친 후 본인에게 물어보니 2이닝도 문제없다고 했고, 내일 못 던지더라도 오늘 승리가 정말 필요한 상황이라 밀어붙였다"고 밝혔다.

전상현은 "8회 1사 만루 때는 (홍)창기 형이 대타로 나왔을 때 최대한 어렵게 가서 승부해서 만루 작전을 할 생각이었다. 다음 타자(신민재)를 삼진 잡으면서 거기서는 무조건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9회 때는 오스틴이 뜬공 되는 순간 '이제 이건 끝난다.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되돌아봤다.

전상현은 이어 "원래 (김)태군이 형이 올라와서 오스틴이랑 어렵게 승부하자고 했는데, 갑자기 몸쪽 직구를 요구하더라. 나도 당황은 했지만, 포수 태군이 형의 리드를 믿고 그냥 힘으로 붙었던 것 같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KIA는 최근 불펜 사정이 좋지 않았다. 이의리를 비롯해 곽도규 조상우 정해영 성영탁 등 필승조들이 돌아가면서 흔들렸다. 전상현도 이날 전까지는 마찬가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LG와 3연전은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전상현은 "훈련할 때 내가 어린 친구들, 우리 투수들한테 그냥 부담 갖지 말고 원래 하던 대로 그냥 편하게 하자고 했다. 당연히 부담되지만, 부담 가지 말고 편하게 하자고 했다. (집단 마무리 체제라) 그게 더 아무래도 힘들다. 왜냐하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 나갈지도 모르고"라고 설명했다.

LG 투수 고우석의 역투도 자극이 될 만했다. 고우석은 이날 6회 1사 1, 2루 위기에 구원 등판해 8회까지 2⅔이닝을 공 34개로 틀어막으며 KIA의 진땀을 뺐다.

전상현은 "되게 멋있었다. 나도 그걸 보면서 더 그런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 (고우석은) 워낙 파이어볼러고, 좋은 투수라 나랑 아예 레벨이 다르다. 그런데 굉장히 멋있었다. 같은 투수로서. 3이닝 정도 올라와서 막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되게 멋있었다"고 인정했다.

KIA는 전상현 덕분에 3위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최소한 4일 하루는 전상현 없이 승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전상현은 "광주에서 서울 올라오기 전에 모여서 그냥 편하게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하던 대로 편하게 하자고. 오늘(3일)은 모두가 하나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내일과 모레 경기도 있는데, 그것도 다 잡고 싶은 마음이다. 난 경험하진 못했지만, 3위와 4위는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4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하루 쉬고 바로 시작해야 하고, 3위는 조금이라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이니까. 그 차이가 엄청 크다. 그래서 우리 선수들도 모두 3위를 하고 싶은 욕심이 엄청 강한 것 같다"며 동료들이 더 힘을 내주길 기대했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 승리한 KIA 전상현, 김도영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10.03/


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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