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은퇴 선수 16%가 12년 내 파산… 전혀 모르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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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은 엄청나게 돈을 번다.
프로 운동선수들은 정말 대다수 파산할까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 대학원생 카일 칼슨은 이런 일반적인 인식이 진짜인지 확인하고자 프로 운동선수들이 은퇴 후 얼마나 파산했는지를 직접 조사했다. 1996년부터 2003년까지 NFL에 드래프트된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이들의 선수 생활 동안 수입과 은퇴 후 파산 여부를 검토했다.
미식축구 선수의 15.7%가 은퇴 후 12년 사이 파산한 건 정말로 이들 대부분의 경제 상황이 안 좋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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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들이 은퇴 후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에 대한 언론 보도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2009년 3월 스포츠일러스트레이트에 실린 파블로 토레의 기사다. 제목은 '어떻게, 그리고 왜 운동선수들은 파산하는가(How (and Why) Athletes Go Broke)'다. 이 기사로 프로 운동선수들이 은퇴 후 파산하기 쉽다는 대중의 인식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이 기사에 따르면 NFL 은퇴 선수의 78%가 은퇴 2년 안에 파산하거나 심각한 재정적 스트레스를 겪는다. 또 NBA 은퇴 선수는 은퇴 5년 안에 약 60%가 파산 상태가 된다. 프로 운동선수들이 현역 시절 돈을 많이 벌기는 하는데, 재산 관리를 잘 못 해 은퇴 후 많은 돈을 잃고 오히려 재정적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프로 운동선수들은 정말 대다수 파산할까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 대학원생 카일 칼슨은 이런 일반적인 인식이 진짜인지 확인하고자 프로 운동선수들이 은퇴 후 얼마나 파산했는지를 직접 조사했다. 1996년부터 2003년까지 NFL에 드래프트된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이들의 선수 생활 동안 수입과 은퇴 후 파산 여부를 검토했다. NFL에서 연봉 기록 등이 제대로 보관된 건 2000년 이후부터였다. 칼슨 연구팀은 이때부터 연봉 기록이 있는 928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프로 운동선수들의 금전적 어려움을 다룬 논문은 이외에도 더 있는데, 다른 연구는 선수 몇십 명을 대상으로 하고 설문조사 등을 기반으로 한 경우가 많다. 칼슨 연구팀 논문은 공식 자료가 남아 있는 인원 전체를 대상으로 했기에 프로 운동선수 파산 여부와 관련해 가장 신뢰성 있는 자료로 인정받는다.미국에서 미식축구는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다. 미식축구 선수는 드래프트에서 지명돼 프로팀에 입단만 해도 높은 계약금과 연봉을 받는다. 2000년 기준 금액으로 이들이 선수 생활 동안 번 돈의 중위 소득은 약 320만 달러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현 가치로 환산하면 약 620만 달러, 원화로는 85억 원 정도에 해당한다. 선수 소득의 중간값이 이 정도였으니, 이름이 좀 나거나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의 소득은 이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다.
이들의 선수 경력 중위 값은 6년이었다. 보통 6년가량 선수 생활을 하고 은퇴했다. 미식축구 선수들은 대학 미식축구팀에서 선수로 활동하다가 NFL에 들어가니, 20대 때 평생 쓸 수 있는 큰돈을 벌고 30세 정도에 은퇴한 셈이다. 30세 이후 소득이 거의 없다 해도 20대 때 80억 원 넘는 큰돈을 벌기 때문에 이 자산만 잘 관리하면 평생 돈 걱정은 하지 않고 살 수 있다. 그러면 이들 중 어느 정도가 파산했을까. 칼슨 연구팀은 실제 법원 파산 기록을 분석해 이들의 파산 여부를 확인했다.
은퇴 후 2년 이내에 파산을 신청한 비율은 1.9%였다. 그리고 은퇴 12년 후에는 파산율이 15.7%였다. 소득 중위 값이 80억 원이 넘는데도 은퇴 후 12년이 지나면 100명 중 약 16명이 파산했다.
선수들의 파산율을 1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1.19%다. 1년에 100명 중 1명 이상이 파산했다. 당시 미국에서 미식축구 선수들과 비슷한 연령대 일반인의 파산율은 1년에 0.38%였다. 미식축구 선수들의 파산율이 일반인보다 3배가량 높았다. 미식축구 선수는 같은 연령대의 일반인보다 훨씬 많은 돈을 가지고도 3배나 더 많이 파산했다.
파산까지 가지 않더라도
320만 달러 소득은 중위 값이다. 그러니 이보다 훨씬 적은 돈을 받은 선수도 존재한다. 특히 선수 생활이 짧으면 큰돈을 벌지 못하고 은퇴할 수도 있다. 이렇게 선수 생활이 짧거나, 연봉이 적었던 선수들의 파산율이 높았던 게 아닐까.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파산율은 선수 생활 기간이나 소득과 별 상관이 없었다. 선수 생활이 짧아 100만 달러만 벌고 나온 선수나,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해서 1000만 달러를 벌고 나온 선수나 파산율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앞서 소개한 파블로 토레의 기사에서는 은퇴 선수의 78%가 심각한 재정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는데, 칼슨 연구에서는 12년 사이 15.7%만 파산했으니 "토레 기사가 과장이 아니었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칼슨 연구에서 확인한 건 공식적인 법원 파산 기록이다. 우리 주위에 보면 금전적으로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정말로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는 사람은 극소수다. 현재 한국에서 1년 기준으로 파산이나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인구 비율은 0.37%, 즉 1만 명 중 37명이다. "파산, 개인회생 신청자가 0.37%이니, 나머지 99.63%는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파산은 정말 마지막까지 간 경우일 뿐이다.
미식축구 선수의 15.7%가 은퇴 후 12년 사이 파산한 건 정말로 이들 대부분의 경제 상황이 안 좋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파산하지는 않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하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많다. 토레의 기사는 충분히 일리가 있는 이야기였던 것이다.
토레는 해당 기사에서 운동선수가 돈을 잃고 재정적 어려움에 이르게 되는 원인을 몇 가지 언급했다. 첫째, 높은 지출 수준이다. 주위에서 "NFL 선수 정도 되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며 소비를 부추긴다. 비싼 시계, 고급 자동차를 몇 대 소유하는 등 부자다운 소비를 한다. 그런데 이런 소비 기준은 일반 미식축구 선수가 아니라, 최고로 성공한 선수 기준이다. 연봉이 높은 선수들의 지출 수준에 맞춰 보통 선수들도 지출하려 한다.
둘째, 도와주는 사람의 범위가 넓어진다. 성공하고 나면 가족에게 금전적 지원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부자인 선수에게는 지원을 바라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 먼 친척, 이제는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오래 전 지인들이 친구라며 몰려들어 도움을 요청하고 사업을 제안한다. 심지어 "내 친지의 오빠가 너와 같은 학교에 다녔다"면서 다가온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셋째, 이혼 등 가족 문제도 있다. 직장에 다니던 남자가 은퇴하고 집에만 있으면 아내와 사이가 좋아지는 게 아니라, 갈등이 증폭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은퇴한 운동선수는 30대부터 직장 없이 집에서 아내와 지낸다. 나이 들어 은퇴한 경우보다 더 갈등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이혼하면 재산의 반이 날아간다.
위 원인들도 많은 지출을 유도하지만 프로 운동선수들은 워낙 돈이 많기 때문에 이런 정도로는 웬만해선 파산까지 가지는 않는다. 이들이 많은 돈을 잃는 가장 주된 원인은 투자 실패다. 엄청난 돈을 사업에 투자하는데, 이들이 벌이는 사업 대부분이 실패한다.

재정 관리 능력이 없다면
은퇴한 프로 운동선수들은 "이제부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동안 벌어놓은 돈을 쓰면서 살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30대 젊은 나이에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집에만 박혀 지낼 수는 없다. 이들의 롤모델은 은퇴 후 사업가로 크게 성공한 선수다. 요식업 프랜차이즈, 부동산 사업으로 큰돈을 번 NBA 스타 매직 존슨 등이 대표적이다.운동선수는 대부분 은퇴 후 사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들은 사업에 대해 전혀 모른다. 주위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같이 일하는 사람이 대부분 전문가가 아니라 그냥 단순히 새로운 사업을 제안하는 주변 친구나 친지 등이다. 그들의 말을 듣고 돈을 맡긴 뒤 사업을 시작한다. 잘못된 사람들을 향한 지나친 신뢰, 그리고 터무니없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운동선수들이 사업에 실패하는 주된 원인이다.
프로 운동선수들은 돈을 많이 벌기는 하지만, 그 돈을 관리할 능력은 없다. 돈을 많이 번 것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재산 관리 방법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만 부를 유지할 수 있다. 돈을 버는 능력과 돈을 유지하는 능력은 다르다. 큰 부자인 프로 운동선수들의 높은 파산율이 그 사실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본다.
최성락 박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양미래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1년 투자로 50억 원 자산을 만든 뒤 퇴직해 파이어족으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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