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위고비 맞더니 집에 과자가 없어요…기업들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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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표 식품기업 캠벨스 주가가 추락하고 있다.
레이즈와 도리토스를 파는 펩시코는 북미에서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5% 내렸지만 2분기 북미 식품 사업 매출이 2% 감소했다.
설탕·소금·지방과 식감·향을 조합해 충동구매와 반복 섭취를 끌어내던 식품업계의 오래된 공식이 이전처럼 작동하지 않는 이유다.
사용 가구는 대부분 식품군에서 지출을 평균 11%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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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해도 과자가 안 팔린다"
미국 식품기업 실적 줄줄이 악화

미국 대표 식품기업 캠벨스 주가가 추락하고 있다. 지난 2일 23.78달러였던 주가는 3일 실적 발표 이후 하락을 거듭하며 지난 18일 20.69달러까지 내려왔다. 실적 악화에 놀란 회사가 대규모 인력 감축과 배당 삭감이라는 고육책까지 꺼내 들었지만, 시장의 평가는 싸늘했다.
캠벨스는 2026회계연도 4분기에 6900만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에는 1억45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8% 줄어든 21억4000만달러였다. 특히 골드피시 크래커와 케이프코드·케틀브랜드 감자 칩 등이 포함된 스낵 부문 매출이 12% 감소했다.
회사는 사무직 550명 이상, 전체 사무직의 약 13%를 줄이고 2030회계연도까지 5억달러를 아끼기로 했다. 분기 배당도 주당 39센트에서 25센트로 36% 낮췄다. 다만 이러한 조치에도 2027회계연도 매출은 다시 2∼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용을 줄여 이익을 방어하더라도 수요 감소에는 대응이 어렵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캠벨스만의 문제도 아니다. 레이즈와 도리토스를 파는 펩시코는 북미에서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5% 내렸지만 2분기 북미 식품 사업 매출이 2% 감소했다. 제너럴밀스의 4분기 북미 소매사업 매출은 4% 줄었고 크래프트하인즈의 2분기 매출도 1.4% 감소한 62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할인해도 판매량이 살아나지 않는 현상이 여러 업체에서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배경에는 생활비 상승과 소비심리 위축도 있지만, 비만치료제 GLP-1이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오젬픽·위고비 등 GLP-1은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고 음식에 대한 갈망을 낮춘다. 설탕·소금·지방과 식감·향을 조합해 충동구매와 반복 섭취를 끌어내던 식품업계의 오래된 공식이 이전처럼 작동하지 않는 이유다.
PwC가 분석한 소비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미국 가구의 21%, 약 5곳 중 1곳에 GLP-1 사용자가 있었다. 지난해 1월 9%에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사용 가구는 대부분 식품군에서 지출을 평균 11% 줄였다. 사용자 가운데 단 간식을 덜 구매한다는 응답은 61%, 짠 간식을 줄였다는 응답은 56%였다. 약을 먹는 개인뿐 아니라 함께 식사하는 가족의 구매 목록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JP모간은 GLP-1 확산으로 2030∼2034년 세계 식품·음료업계의 연간 매출이 300억∼550억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충동구매 의존도가 높은 감자 칩·과자·디저트가 가장 먼저 압박받고, 적은 양으로 단백질과 섬유질을 채울 수 있는 제품은 오히려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식품업계도 방향을 틀고 있다. 캠벨스는 지난 7월 한 캔에 단백질 20g을 담은 수프 5종을 출시했다. 많이 먹게 하는 대신 작은 양의 영양 밀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변화의 방향은 분명하다. 과거 식품회사의 경쟁이 ‘얼마나 맛있게 만들어 더 먹게 할 것인가’였다면 이제는 ‘덜 먹는 소비자에게 무엇을 팔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월드패널 바이 뉴머레이터의 샨텔 케노 영양부문 책임자는 “GLP-1은 사람들이 음식과 음료를 대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식품·생활용품 시장 전반에 파급효과가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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