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선수 6명 먼저 잘랐다”…'KS→9위 추락 한화' 이제 칼날은 누구를, 어디까지 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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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던 팀이 1년 만에 9위로 추락했다.
하지만 올해 한화의 선수단 정리는 조금 다르게 읽힐 수밖에 없다.
왜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간 팀이 불과 1년 만에 가을야구 밖으로 밀려났는지, 예상됐던 마운드 약화에 대한 대비는 충분했는지, 외국인 선수 구성과 국내 투수층 보강은 적절했는지, 현장은 가지고 있던 전력을 최대한 활용했는지를 하나씩 따져야 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의 영광을 함께 누렸다면 올해 9위 추락의 책임 역시 선수들만의 몫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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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세·와이스 33승 증발에도 마운드 대비 부족…예고됐던 추락은 누구 책임인가
선수만 내보내면 끝?…감독·프런트까지 향하는 ‘9위 책임론’

(MHN 정철우 기자)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던 팀이 1년 만에 9위로 추락했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실패가 아니다. 한화 이글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첫 번째 칼날은 선수들을 향했다.
한화는 3일 투수 김승일과 양선률, 포수 허관회, 내야수 김건과 노석진, 외야수 김해찬 등 6명에게 내년 시즌 재계약 불가 방침을 전달했다. 정규시즌이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시작된 선수단 정리다. 김승일은 경남고를 졸업한 우완 투수다. 2020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0라운드 전체 98번째로 한화의 선택을 받았다. 1군 데뷔는 2024년에 이뤄졌다. 프로 1군에서는 모두 8경기에 등판해 5⅔이닝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 12.71을 남겼다.
우완 양선률은 화순고와 동아대를 거쳐 프로에 도전했다. 2020년 SK 와이번스에 육성선수로 합류한 뒤 SSG 랜더스를 거쳐 한화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1군에서는 통산 2경기에 등판했으며 1패, 평균자책점 18.00을 기록했다.
포수 허관회는 경기고를 졸업한 뒤 2019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전체 83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2020년 처음 1군 무대를 밟았고 통산 54경기에서 타율 0.189, 18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경남고 출신 내야수 김건은 2019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43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오른손 타자인 김건은 1군에서 통산 16경기를 뛰었으며 타율 0.172와 5안타를 기록했다.
노석진은 세광고를 나온 좌타 내야수다. 2022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전체 91순위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았지만 끝내 1군 출전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외야수 김해찬은 대전에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지역 연고 선수다. 유천초와 한밭중, 대전고를 거쳐 2023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4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오른손 타자인 김해찬 역시 1군 데뷔까지는 이루지 못한 채 한화와 결별하게 됐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선수들을 정리하는 것은 어느 구단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올해 한화의 선수단 정리는 조금 다르게 읽힐 수밖에 없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던 팀이 1년 만에 가을야구조차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패의 폭이 너무 크다. 때문에 6명의 방출은 단순한 선수단 개편을 넘어 추락한 팀을 다시 세우기 위한 첫 번째 정리 작업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물론 선수들은 성적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와 비교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가 적지 않았고, 특히 마운드의 추락은 치명적이었다. 시즌이 끝난 뒤 연봉 협상 과정에서도 냉정한 평가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프로는 결국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세계다.
그러나 한화가 9위까지 떨어진 책임을 선수들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올해 한화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너무도 선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투수가 동시에 빠졌다. 폰세와 와이스가 모두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면서 한화는 한꺼번에 33승을 책임졌던 외국인 원투펀치를 잃었다. 단순히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바뀐 것이 아니었다. 팀의 가장 강력한 승리 공식을 통째로 다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불펜도 안전하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이미 흔들리는 조짐을 드러냈고, 시즌 뒤에는 전력 이탈까지 발생했다. 강백호를 FA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한승혁이 보상선수로 KT로 이동했고, 기존 불펜 자원들의 이탈도 이어졌다. 시즌 초부터 한화 불펜의 약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던 이유다. 실제로 4월에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리그 최하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즉 마운드 붕괴는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진 날벼락이 아니었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위험이었다.
그렇다면 시즌을 준비한 구단도 평가 대상이 돼야 한다. 폰세와 와이스가 빠졌을 때 그 공백을 어느 정도까지 메울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드러난 불펜의 불안 요소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였는지, 투수층이 흔들렸을 때 버틸 수 있는 뎁스를 제대로 준비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시즌이 시작된 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은 적절했는지도 마찬가지다.

현장 역시 같은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 전력이 약해졌다고 모든 책임이 감독에게 돌아가는 것은 부당하다. 감독이 없는 전력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하지만 주어진 자원을 어떻게 배치하고, 흔들리는 투수들을 어떤 방식으로 관리했으며, 연패와 부진이 길어졌을 때 어떤 해법을 제시했는지는 현장의 영역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가 있었던 만큼 올해 9위 추락의 과정 역시 냉정하게 복기할 필요가 있다.
결국 한화가 해야 할 일은 사람 몇 명을 내보내는 것으로 끝날 수 없다.

프로에서 성적 부진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선수도 예외일 수 없고 감독도, 프런트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누구 한 사람에게 모든 실패를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잘못된 판단이 시작됐고 그 판단이 어떻게 시즌 전체의 실패로 연결됐는지를 찾아내는 일이다. 그래야 같은 실패가 반복되지 않는다.
한화는 이미 선수들에게 먼저 칼을 빼 들었다.
이제 팬들이 지켜볼 것은 그 칼이 어디까지 향하느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의 영광을 함께 누렸다면 올해 9위 추락의 책임 역시 선수들만의 몫일 수는 없다. 선수 6명을 정리하는 것으로 모든 책임을 정리하려 한다면 한화의 진짜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선수 다음은 누구인가.
한화의 2027시즌은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는 것보다 먼저, 이 질문에 얼마나 냉정하게 답하느냐에서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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