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슈워제네거 제안대로…AI 로봇, 용광로에 뛰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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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2'의 이 명장면을 연상시키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미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업체 피겨(Figure) AI가 로봇을 터미네이터와 비슷하게 주조 공장 용광로에 스스로 뛰어들도록 하는 방식으로 폐기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했다.
피겨는 로봇들을 주조 공장으로 보내기에 앞서, 미국 본사에서 스턴트 연기자들의 동작을 참고해 설계한 훈련 모델을 이용해 로봇 스스로 용광로 속으로 뛰어내릴 수 있도록 학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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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AI, 휴머노이드로봇을 전기로에 투입 폐기
기술 유출 차단 목적…슈워제네거가 직접 제안

미래의 휴머노이드 로봇 전사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1991)'은 극적인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임무를 마친 주인공 T-800(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쇠사슬을 잡고 용광로의 뜨거운 쇳물 속으로 서서히 내려가 최후를 맞는다. 핵심 부품이 훗날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흔적을 아예 지워버린 것이다.
‘터미네이터 2’의 이 명장면을 연상시키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미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업체 피겨(Figure) AI가 로봇을 터미네이터와 비슷하게 주조 공장 용광로에 스스로 뛰어들도록 하는 방식으로 폐기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했다.
피겨가 로봇을 폐기한 것은 로봇 세대교체에 따른 것이다. 이 회사는 휴머노이드 로봇 피겨의 신형 모델(F.03, F.04)을 개발함에 따라 구형 모델(F.02)을 단종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구형 로봇들을 일반적인 분해 방식으로 폐기할 경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는 부담이 있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자칫 로봇 본체 정보와 이에 적용된 독자적 기술이 외부에 노출될 위험이 우려됐다.

아이디어 공모하자 슈워제네거가 “녹여버리자”
회사는 로봇 해체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개적으로 모집했다. 그러자 터미네이터의 주연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영화처럼 로봇을 녹여버리는 방식을 이 회사 대표에게 제안했다. 그러나 고철을 녹이는 용광로(전기아크로)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미국과 멕시코의 주조 공장들은 로봇에 내장된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 위험을 이유로 폐기 작업을 거부했다. 이 제안을 유일하게 받아들인 곳은 핀란드 이마트라의 한 주조 공장이었다.

“멋진 영상” “불편하다” 반응 엇갈려
피겨는 로봇을 녹인 금속은 다시 미국 본사로 가져갔으며, 현재 한정판 기념품으로 가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겨는 이 영상이 컴퓨터 그래픽이나 인공지능 생성물이 아니라 로봇들이 실제로 용광로에 뛰어드는 장면을 촬영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안자인 슈워제네거도 로봇 폐기 작업을 담은 영상에 직접 출연했다.
영상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성공적인 마케팅, 멋진 영상이라는 긍정적 반응과 함께 로봇들이 스스로를 용광로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는 것이 불편하다, 소름 끼친다는 반응도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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