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어 미래에셋도… '전자산업 쌀' MLCC ETF 경쟁

윤승준 기자 2026. 10. 3. 06: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공지능(AI) 서버 확산으로 '전자산업의 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가 새 병목 부품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경쟁이 불붙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에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까지 MLCC ETF 상장 준비에 나섰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달 21일 'KIWOOM 글로벌MLCC&AI기판TOP4+' ETF 표준코드 등록을 마치고 상장을 준비 중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AI 투자 테마가 상당 부분 대중화된 상황에서 운용사들이 다음 수혜 업종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라 MLCC와 기판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관련 ETF를 먼저 내놓으려는 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라타 등 글로벌 MLCC기업 담은 ETF
AI 서버발 MLCC 수요 급증
인공지능(AI) 서버 확산으로 '전자산업의 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가 새 병목 부품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경쟁이 불붙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에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까지 MLCC ETF 상장 준비에 나섰다. 공급 부족과 가격 인상으로 업황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관련 종목의 몸값이 높아진 점은 부담으로 꼽힌다.
챗GPT에서 생성한 이미지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일 한국거래소로부터 'TIGER 글로벌MLCC&기판' ETF 표준코드를 받았다. 표준코드 부여는 ETF 등 펀드가 금융당국·거래소 승인을 받아 정식 상품으로 등록돼 시장에서 거래될 준비가 완료됐다는 것을 뜻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달 21일 'KIWOOM 글로벌MLCC&AI기판TOP4+' ETF 표준코드 등록을 마치고 상장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기와 무라타제작소를 25%씩 담아 두 종목에 절반가량을 집중 투자하고, LG이노텍 등 AI 서버용 기판 기업도 편입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통상 코드가 부여되고 1~2개월 후 상장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상장할 전망이다. 

MLCC는 반도체 주변에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순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전압 변동과 잡음을 걸러내는 초소형 부품이다. 스마트폰과 PC는 물론 자동차, AI 데이터센터 서버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주요 업체로는 삼성전기와 일본 무라타제작소·TDK·다이요유덴, 대만 야게오 등이 꼽힌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AI 서버용 MLCC 시장 점유율은 무라타제작소가 45%로 1위, 삼성전기가 40%로 2위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AI 투자 테마가 상당 부분 대중화된 상황에서 운용사들이 다음 수혜 업종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라 MLCC와 기판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관련 ETF를 먼저 내놓으려는 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챗GPT에서 생성한 이미지

MLCC를 투자 테마로 내건 ETF는 지난 8월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미국 테마ETFs의 'PSOX'가 8월 17일 상장한 데 이어 디파이언스ETFs의 'CAPA'(8월 26일), 라운드힐인베스트먼츠의 'CCML'(9월 9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 자회사 글로벌X의 'MLCC'(9월 11일)가 거래를 시작했다. 한 달도 안 돼 4종이 쏟아진 셈이다.

운용사들이 MLCC를 주목하는 배경엔 AI 서버발(發) 수요 급증과 공급 부족이 맞물린 업황 변화가 있다. AI 반도체의 소비전력이 커질수록 칩 주변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고용량 MLCC 탑재량도 늘어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GPU 1개당 MLCC 탑재량은 엔비디아 H100 약 200개에서 B200 500개, 차세대 루빈 5000개로 급증한다. 서버 한 랙 기준으론 GB200·GB300 NVL72에 약 44만개, 베라 루빈 랙엔 60만개가 들어간다.

문제는 공급 확대 속도가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AI 서버용 MLCC는 전체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불과하지만, 고사양 제품인 만큼 범용 제품보다 생산라인을 4~7배 더 많이 점유한다. 업체들이 생산라인을 AI용으로 전환할수록 스마트폰·PC용 범용 MLCC의 공급 여력도 줄어드는 구조다. 업계 생산능력은 연 10~15% 늘어나는 데 그치는 반면 AI용 수요는 연 8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급 불균형은 가격 상승과 납기 장기화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8월 MLCC 가격을 30% 인상했고, 대만 야게오는 7월 약 50%, 일본 다이요유덴은 4월에 이어 9월 추가 인상에 나섰다. iM증권에 따르면 미국 전자부품 유통업체 TTI 기준 고용량 MLCC의 평균 납기는 9월 22주로 연초보다 6주 늘었다. iM증권이 정리한 트렌드포스 조사에서도 삼성전기의 가격 인상을 계기로 MLCC 업황이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챗GPT에서 생성한 이미지

이처럼 MLCC가 차기 AI 테마로 떠오르고 있지만 밸류에이션 수준이 높은 점은 부담이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무라타제작소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7.5배로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7배)·샌디스크(8배) 등의 선행 PER을 크게 웃돈다. 삼성전기도 선행 PER이 38.8배로 삼성전자(4배)·SK하이닉스(3.9배)보다 10배 높은 편이다. 

증권가는 AI 병목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이익 추정치를 기준으론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어 보이지만,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 이익 추정치도 추가로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며 "가격 인상 사이클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절대적인 PER보단 가격과 실적 추정치가 얼마나 더 올라갈 수 있는지가 주가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도 "메모리는 AI 병목 효과가 이미 실적에 반영된 반면 MLCC는 이제 시작 단계"라며 "AI용 생산 전환 효과가 향후 실적에 반영될 수 있는 만큼 현재 밸류에이션만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메모리 업종이 당분간 주춤한 상황에서 투자자 관심이 다른 AI 세부 테마로 분산되면서 MLCC ETF도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Copyright © IT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