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선만 3개" 모호해진 휴전선… '경고사격' 망설이다 北 주장 국경선 고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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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계기로 군 안팎에서는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침범에 대한 대응 수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MDL 위치를 두고 남북 그리고 유엔군사령부의 기준선이 각각 달라 북한군이 '국경선 요새화'를 이유로 MDL을 침범하거나 침범 영역을 고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DMZ 일대에 감시장비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감시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뿐 아니라 북한군의 MDL 침범 시 경고사격 횟수를 늘리거나 대응 절차를 간소화해 즉각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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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8, 9월에만 50여 회 MDL 침범
남·북·유엔사 이해하는 군사분계선 달라
北주장 국경선 고착 막으려면 대응 수위 높여야

최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계기로 군 안팎에서는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침범에 대한 대응 수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MDL 위치를 두고 남북 그리고 유엔군사령부의 기준선이 각각 달라 북한군이 '국경선 요새화'를 이유로 MDL을 침범하거나 침범 영역을 고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DMZ 지뢰 폭발 사고 후에도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국경선 요새화는 북한이 2024년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라고 선언한 이후 MDL 근접 지역에서 진행 중인 불모지 작업, 전술도로 구축, 철조망 및 지뢰 설치 작업을 이른다. 합참이 지난달 30일 "국경선 요새화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지만 아랑곳없이 작업을 이어가는 셈이다.
앞서 합참 정보본부는 북한군이 8월 20여 회, 9월 30여 회 MDL을 침범했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DMZ 폭발 사고를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규정하며 "우리 군인들은 단 한 번도 국경선(MDL)을 넘은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북한의 MDL 침범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배경에는 상이한 MDL에 대한 기준이 있다. 통상 휴전선이라고 불리는 MDL에 대해 남과 북은 물론 유엔사의 인식이 서로 다르다. 6·25 전쟁 직후 유엔사와 북한군이 MDL을 따라 200~300m 간격으로 1,292개의 표지판을 설치했으나, 70여 년이 지난 현재 대다수는 유실되거나 풍화되어 식별이 어렵다. 현재 남아있는 표지판 수는 250여 개로 추산된다.
남아 있는 표지판 간격이 멀어지면서 경계선도 모호해졌다. 우리 군과 북한군은 각각 다른 위성항법체계를 사용해 좌표 오차 발생으로 기준선이 다르다. 우리 군과 유엔사도 각각 MDL 기준선을 업데이트하고 있지만 어떤 곳은 유엔사의 MDL이 한국군 기준보다 북쪽에 있거나 남쪽에 있는 식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MDL 확정을 위한 남북 군사회담을 제의했지만 북한의 반응은 감감무소식이다. 우리 군과 유엔사 간에도 MDL을 일치시키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장 조사를 통한 지형 파악 등의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번 DMZ 폭발 사고 역시 북한군의 지뢰매설 지역이 MDL 이남으로 넘어온 것을 조사하려다 발생했다. 사고 지역을 제외하고도 MDL 이남에 지뢰가 매설된 지역이 최소 5, 6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유사한 사고가 재연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기 위해선 북한군의 MDL 침범 시 경고사격 등 대응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북한군이 MDL 이북 50m까지 접근하면 우리 군은 '경고방송'을 실시하고 MDL을 넘으면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해왔다. MDL 이남으로 일정 부분 더 내려오면 조준 사격을 실시한다. DMZ 일대에 감시장비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감시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뿐 아니라 북한군의 MDL 침범 시 경고사격 횟수를 늘리거나 대응 절차를 간소화해 즉각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군 관계자는 "우리가 경고사격을 하면 작업 중이던 북한군이 MDL 이북으로 물러서거나 작업 반경을 변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전날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 및 여권에서는 남북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경고사격 등 절차를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한기성 1군단장이 지난해 25보병사단장을 맡았을 때부터 경계태세를 소극적으로 해온 것이 북한의 MDL 침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한 1군단장은 25사단장 시절 북한의 지뢰매설 의심지역 확인에 소극적이었고 1군단장 취임 이후에도 공용화기 실탄을 미삽탄한 채 운용하기도 했다. 다른 군 소식통은 "북한군이 MDL을 매일같이 침범하는 상황에도 긴장 완화를 위해 경계태세를 격상하지 않는다면 되레 북한이 주장하는 국경선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했다.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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