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수청 출범…성과 과시용 기업 수사는 경계해야

논설위원실 2026. 10. 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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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립 이후 78년간 유지돼온 검찰청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2일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출범했다.

폐지된 검찰청의 수사 업무를 맡는 중수청은 부패와 경제·방위산업·사이버·마약 등 6대 중대 범죄와 법왜곡죄를 담당한다. 우려되는 것은 중수청이 출범 초기 정치적 부담이 큰 사건 수사는 뒤로 미룬 채 만만한 기업인과 기업을 집중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다.

중수청이 기업과 경제 범죄에 수사 역량을 모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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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오른쪽 네번째)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에서 중수청 현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수립 이후 78년간 유지돼온 검찰청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2일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출범했다. 하지만 두 기관의 수장은 공석이고 인력 부족과 전산 시스템 미비 등의 문제도 심각해 범죄 수사와 피해자 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을지 국민들의 불안이 크다. 중수청의 개청 행사는 인사와 조직 정비가 완료되지 않은 탓에 임용자들에 대한 출근지 공지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을 정도로 혼선을 빚었다. 1년 전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돼 인사와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시간이 충분했던 점을 감안하면 ‘부실 출범’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이날에야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지각 제출했다. 여당의 일부 의원들이 김 후보자에 대해 ‘친윤 검사’라며 반발하는 등 내홍이 깊어지고 있어 언제 임명될지도 불투명하다. ‘개문발차’의 후유증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폐지된 검찰청의 수사 업무를 맡는 중수청은 부패와 경제·방위산업·사이버·마약 등 6대 중대 범죄와 법왜곡죄를 담당한다. 정원이 2800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기관이다. 우려되는 것은 중수청이 출범 초기 정치적 부담이 큰 사건 수사는 뒤로 미룬 채 만만한 기업인과 기업을 집중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인력은 17명이었지만 중수청의 반독점수사국 인원은 129명 규모로 7배가 넘는다. 또 특정 업무 경비 등 수사 활동 비용의 80%나 중대 경제 범죄 수사 몫으로 배정한 상태다. 수사 기능이 한층 강화된 경찰과의 경쟁을 의식해 기업 수사에 주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 당정은 과도한 기업 규제 법안과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산업재해 사망에 영업이익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반복된 담합행위에 영업정지 처분도 검토 중이다. 이런 현실에서 중수청마저 무리한 기업 수사에 매달린다면 기업 활동 위축은 불 보듯 뻔하다. 기업들이 대응해야 할 기관과 절차가 늘어나면서 형사 사법 리스크와 법률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중수청이 기업과 경제 범죄에 수사 역량을 모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출범에 따른 존재감 부각이나 수사 실적 올리기에 매몰돼 과잉 수사에 나서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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