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親정권 일색 중수청 지휘부, 권력 쥐면 감옥 갈 걱정 없다

조선일보 2026. 10. 3. 00: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종민 중대범죄수사청 차장이 2일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에서 열린 개청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행정안전부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 하루 전 중수청 본청 차장에 판사 출신인 전종민 변호사를 내정했다. 변호사 시절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 이성윤 민주당 의원 사건 변호를 맡았던 사람이다. 6년 전엔 민주당 측에서 초대 공수청장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6개 지방중수청장 내정자 중엔 현 정부에서 출범한 특검팀 특별검사보 출신이 3명이나 포함됐다. 검찰 재직 시 친여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내정됐다. 중수청 지휘부 7명 중 5명을 사실상 정권 편 인사로 볼 수밖에 없는 사람들로 채운 것이다.

앞서 청와대는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가 ‘친윤(친윤석열)인지 아닌지’를 놓고 민주당 강경파와 3주간 논란을 벌였다. 그러다 이날 오후 김 후보자가 친윤 검사는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이 김 후보자 사퇴를 계속 압박하자 김 후보자가 사실상 ‘우리 편’이라고 해명한 셈이다. 한심한 작태다. 그래 놓고 중수청장을 보좌할 지휘부 대부분을 정권 편 인사로 채우는 인사까지 발표했다.

중수청은 현 정권이 폐지한 검찰 대신 부패·경제 등 7대 범죄를 수사하는 국가 핵심 수사기관이다. 정권 비리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수사 전문성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 정권은 행안부 장관에게 중수청 지휘·감독권을 부여해 정권이 장악할 수 있게 설계했다. 여기에 중수청 지휘부까지 자기 편 사람들로 채웠으니 이런 중수청이 권력 비리를 수사할 수 있겠나.

민주당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중수청이 출범한 2일 중수청이 “한국형 FBI”라며 “윤석열·한동훈 같은 자들에겐 지옥문이 열리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대변인도 비슷한 말을 했다. 전날 한동훈 의원이 검찰 폐지와 관련해 “지옥문이 열린다”고 비판한 것을 겨냥한 정치 공세일 것이다. 하지만 그 바탕엔 중수청이 정권 편으로 짜여져서 야당쪽 인사들을 겨냥할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을 것이다. 정권과 민주당 사람들은 감옥 갈 걱정 없는 세상이 오는 모양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