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세 번째 비자 소송 승소…입국 길 다시 열리나
판결 확정돼도 입국 직행 아냐…비자 발급 후속 절차 남아
정부 상고 여부 주목…병역 논란과 행정 재량 쟁점 재부상

법원이 두 차례 대법원 판단에 이어 또다시 비자 거부 처분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유승준의 법적 다툼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다만 이번 판결이 곧바로 한국 입국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정부의 후속 대응과 비자 발급 절차가 핵심 변수로 남았다.
서울고법 행정8-2부는 2일 유승준이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사증 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날 구체적인 판단 이유를 법정에서 설명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심이 제시한 판단의 큰 틀은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1심 재판부는 비자 발급을 거부해 얻는 공익에 비해 유승준이 입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며 비례원칙에 어긋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판단했다.
유승준의 비자 소송은 이번이 세 번째다. 유승준은 2002년 해외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고, 이후 법무부의 입국 제한 조치가 이어졌다.
2015년 재외동포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LA 총영사관이 이를 거부하면서 첫 소송이 시작됐다.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한 뒤에도 비자 발급이 이뤄지지 않자 다시 법적 대응에 나섰고, 두 번째 소송에서도 2023년 대법원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문제는 대법원에서 두 차례 승소하고도 행정기관의 비자 거부가 반복됐다는 점이다. LA 총영사관은 2024년 6월 다시 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유승준은 같은 해 9월 세 번째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판단이 반복적으로 유승준 측 손을 들어주면서 행정기관이 법원의 판단 취지를 얼마나 충실히 반영했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법원의 이번 판단을 두고 유승준의 과거 병역 관련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까지 뒤집힌 것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앞선 1심도 비자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판단이 과거 행위를 적절했다고 인정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법원이 집중한 쟁점은 과거 행위에 대한 평가보다 장기간 입국을 제한하는 행정처분이 현재 시점에서 비례원칙에 부합하는지 여부였다.
더 중요한 대목은 이번 판결만으로 비자가 자동 발급되거나 입국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소송의 대상은 비자 발급 거부처분의 취소 여부이며,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이후 행정 절차가 남는다. 정부는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상고가 이뤄질지, 판결이 확정될지에 따라 유승준의 비자 신청과 심사 절차도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유명인의 입국 문제를 넘어 행정기관의 재량과 사법부의 통제 범위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정부가 국가 이익과 공공의 안전 등을 근거로 장기간 입국을 제한할 수 있다면 그 사유가 시간이 흐른 뒤에도 같은 강도로 유지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반대로 병역 의무와 관련한 국민적 신뢰와 형평성 역시 행정 판단에서 가볍게 취급하기 어려운 가치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유승준의 입국을 허용하느냐를 둘러싼 감정적 찬반이 아니라, 반복된 비자 거부가 법원이 제시한 비례원칙과 행정법상 재량의 한계를 충족했는지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항소심 승소가 11년 가까이 이어진 법적 공방의 마지막 장이 될지는 정부의 상고 여부와 향후 비자 심사에 달렸다는 시각에 보편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