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소수유형장애인, 조례에 포함돼도 지원은 ‘사각지대’

원소정 기자 2026. 10. 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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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은 2일 오후 복지관 소회의실에서 '소수유형장애인 지원 정책 자문단' 회의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소수유형장애인이 필요한 지원을 실제로 받을 수 있도록 기존 조례와 서비스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은 2일 오후 복지관 소회의실에서 '소수유형장애인 지원 정책 자문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소수장애인'이라는 표현을 '소수유형장애인'으로 정리하기로 했다.

회의에는 김진훈 복지in연구소 소장과 고보선 제주국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비롯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주연구원, 제주장애인인권포럼, 복지관 관계자와 소수유형장애인 당사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제주 등록장애인 가운데 각 유형의 비중이 1% 미만인 안면·심장·뇌전증·호흡기·장루·요루·간 등 6개 장애유형에 대한 분석 결과와 정책 제언을 검토했다.

이번 분석은 분야별 전문가 6명이 제주도 장애인 관련 조례 68개를 교육·돌봄·의료·고용·문화와 여가·기타 제도 등 6개 정책영역에서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대부분의 조례가 배제적인 것은 아니지만, 평가 약 10건 중 3건에서는 소수유형장애인이 제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나 지원의 빈틈을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례상 지원대상에 포함되는 것과 필요한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정책결정 과정의 대표성도 과제로 제시됐다. 장애인복지위원회 관련 조례의 경우 장애인단체장 중심의 구성 방식이 단체가 없거나 조직화가 어려운 소수유형장애인의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애인단체 지원 조례 역시 전체 장애인단체를 지원하는 틀은 갖췄지만, 소수유형의 특성을 반영하고 균형 있는 참여를 보장하는 구체적인 장치가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책의 지원대상이 되는 것과 정책결정의 주체로 참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올해 제정돼 2028년 5월 시행을 앞둔 장애인권리보장법 제44조 제3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발생빈도가 낮은 소수유형의 장애인이 배제되지 않도록 모든 장애를 포괄하는 정책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러한 방향에 맞춰 조례를 추가로 만드는 데 앞서 기존 제도를 점검하고, 장애 특성과 개인의 욕구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제주라는 지역적 조건을 반영하고 당사자의 정책 참여를 보장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구체적으로는 정책 설계 단계에서 배제될 수 있는 장애유형과 지원 수요를 미리 확인하는 '제주 장애포괄성 사전점검제' 도입이 제안됐다.

당사자가 의료·돌봄·이동·복지기관을 각각 찾아다니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소수유형장애인 복지내비게이터' 시범사업도 제시됐다. 한곳에서 개인의 필요를 확인하고 관련 서비스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제주 장애인 도외진료 연계지원사업 검토, 소수유형장애인 정책참여단 운영, 장애포괄성 모니터링 정례화가 제안됐다. 이번 분석을 일회성 진단으로 끝내지 않고 매년 사각지대를 찾아 개선하자는 취지다.

당사자와 학계 전문가, 돌봄·복지 서비스 관계자, 현장 실무자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연말까지 의료·복지·교육·돌봄·사회참여 전반의 정책 개선 과제와 실행 가능한 대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복지관은 자문단 논의 결과를 정리해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행정에 건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