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9월 부동산 거래 분석해보니…'전세의 월세화' 시작되고 있었다

최아름 기자 2026. 10. 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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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의 월세화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9월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전세 거래 비중은 49.3%, 49.4%, 47.1%로 2%포인트 내외로 움직였다.

7~9월 서울 아파트의 임대 매물은 전세와 월세를 가리지 않고 시장에 잘 나오지 않았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수도권에서의 전월세 불안 현상은 전세의 급격한 월세화, 대출·세금 규제, 임대사업자 제약 등에서 기인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유예 신청 기한이 2027년까지 연장됐지만 전월세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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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마켓분석
서울 7~9월 전월세 거래 분석
전세 매물 얼마나 줄었을까
줄어든 전세, 월세 됐을까
신규 계약만 보면 월세 우세

전세의 월세화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갭투기' 등의 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치면서다. 그렇다면 전세가 사라진 자리를 정말 월세가 메우고 있는 걸까. 아니면 전세와 월세 모두 위축되고 있는 걸까. 더스쿠프가 분석해 봤다.

정부가 8월 공개한 세재개편 방안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키웠다.[사진 | 뉴시스] 
내집이 없다면 남의 집을 빌려야 한다. 이때 고를 수 있는 임대 형태는 전세와 월세 두 종류다. 수억원 보증금을 내고 월 임대료 없이 집을 빌릴 수 있는 전세는 오랫동안 임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전세가 월세를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이 집주인의 투자 비용으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집값을 세입자 보증금이 채워준 건데, 전세 자체가 일종의 사금융처럼 작동한 셈이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전세사기가 터진 이후 정부가 남의 돈으로 집을 사는 일명 '갭투기'를 막는 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치면서다. 이 때문에 부동산 업계는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임대 시장의 주류가 되는 '전세의 월세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시장은 업계의 예상대로 흐르고 있을까. 지표를 살펴보자.

■ 매물의 변화 = 가장 먼저 봐야 할 건 아파트 매물 추이다. 집주인들이 '전세의 월세화'를 꾀했다면 전세 매물은 줄고 월세는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그랬을까. 8·3 세제개편안이 나오기 직전인 7월과 9월(9월 1일)을 기준으로 매물을 살펴봤다. 7월 3일 기준 2만480호였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8월 18일 1만9847호까지 줄었다가 9월 2일 2만387호로 회복했다. 세제개편안 발표 후 전세 매물은 매월 500호 내외로 널뛰었다.

같은 기간 월세 매물은 1만7108호(7월 3일)에서 1만7471호(8월 3일), 1만6887호(8월 18일), 1만7297호(9월 3일) 등으로 500호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8·3 세제개편안이 나온 후 전세 매물은 소폭 줄고, 월세 매물은 소폭 늘었지만 의미 있는 수치는 아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든 게 월세 매물로 옮겨갔다고 보기도 어렵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 눌러앉은 사람들 = 그렇다면 세입자들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을 확인해보자. 7월 한달간 서울 전세 거래는 8536건, 8월 7596건, 9월(28일까지 기준) 4627건으로 점차 감소했다. 월세 거래도 8780건, 7796건, 5197건으로 줄었다. 전월세 거래 자체가 쪼그라든 셈이다.

다만, 이 거래에서 살펴봐야 할 게 있다. 갱신 계약 건수다. 이사를 가지 않고 같은 집에서 계속 살고자 할 때 세입자와 집주인은 계약을 갱신한다. 이런 계약들은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갱신' 계약으로 따로 표시된다. 갱신 계약이 많다는 건 세입자가 다른 집을 찾아 이사를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중 갱신 계약 비중은 7~9월 52.4%(4474건), 58.5%(4441건), 57.8%(2673건)으로 7월보다 8~9월에 늘었다. 세제개편안 발표 후 기존에 살던 집에 세입자가 머무르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많았던 셈이다.

월세도 비슷했다. 갱신 계약 비중은 7월 39.6%, 8월 42.2%, 9월 46.2%로 전세와 같은 방식으로 갱신 계약 비중이 늘었다. 월세 역시 세입자가 기존 집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 신규 거래 10건 중 6건은 월세 = 그렇다면 '갱신'을 제외한 신규 계약의 상황은 어땠을까. 먼저 전세와 월세의 전체 비중을 보자. 7~9월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전세 거래 비중은 49.3%, 49.4%, 47.1%로 2%포인트 내외로 움직였다. 사실상 전세와 월세가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이 비중은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을 모두 포함한 결과다. 여기서 갱신 계약을 떼내면 7월 42.7%, 8월 40.4%, 9월 40.6%로 전세 비중이 떨어진다. 신규 계약에선 전체 계약 10건 중 4건만이 전세 계약이었던 셈이다.

8~9월 서울 아파트 신규 임대 거래 10건 중 6건은 월세였다.[사진 | 뉴시스]
자! 이제 세 지표를 종합해보자. 7~9월 서울 아파트의 임대 매물은 전세와 월세를 가리지 않고 시장에 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신규 계약만 놓고 보면 변화가 분명했다. 신규 계약에서 전세 거래 비중이 실제로 줄었다. 표면적으론 큰 변화가 일지 않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전세의 월세화'는 시작되고 있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수도권에서의 전월세 불안 현상은 전세의 급격한 월세화, 대출·세금 규제, 임대사업자 제약 등에서 기인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유예 신청 기한이 2027년까지 연장됐지만 전월세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쪼그라드는 임대차 시장에서 세입자들은 어떻게 될까. 아직까지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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