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각은] 스타트업 임원은 근로자? 경영자? 해임 둘러싼 ‘근로자성’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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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같은 임원은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경영진일까, 아니면 대표이사의 지휘를 받는 근로자일까.
법무법인 태평양 인사노무그룹이 2일 발간한 '인사노무 동향 10월호'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6월 국내 한 스타트업에서 CSO 겸 부사장으로 일하다 해임된 A씨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서 A씨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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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함보다 실제 권한과 경영 의사결정 참여 여부 중요”
스타트업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같은 임원은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경영진일까, 아니면 대표이사의 지휘를 받는 근로자일까.
2021년 설립된 친환경 소재 제조 스타트업에 근무하던 A씨는 지난 4월 해임된 뒤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고용보험에도 가입돼 있었으며, 대표이사에게 업무를 보고하고 구체적인 지시를 받은 자료도 제시했다. 부사장이라는 직함과 달리 실제 업무에서는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에 가까웠다는 주장이다.
회사의 주장은 달랐다. A씨는 대표이사의 지시를 수행하는 직원이 아니라 회사의 주요 경영에 참여한 고위 임원이었다는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A씨는 투자 유치와 신규 사업 개발 등을 상당한 재량을 갖고 수행했고, 전략본부를 총괄하면서 조직·인사·자금 등 전사적인 경영사항에도 관여했다. 대내외적으로도 임원으로 활동했고 일반 직원보다 높은 수준의 보수와 처우를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법무법인 태평양 인사노무그룹이 2일 발간한 ‘인사노무 동향 10월호’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6월 국내 한 스타트업에서 CSO 겸 부사장으로 일하다 해임된 A씨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서 A씨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A씨가 고위 임원에 준하는 권한을 갖는 것을 전제로 입사했고 실제 업무에서도 상당한 재량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A씨가 현 경영진의 반대편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점도 판단에 고려됐다.
A씨가 단순히 대표이사의 지시를 받는 직원을 넘어 회사의 경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본 것이다. A씨는 이 결정에 불복한 상태다.
조직과 직급 체계가 정형화되지 않은 스타트업에서는 임원과 직원의 경계가 모호하다. 특히 임원이 경영과 실무를 동시에 맡는 경우가 많아 해임 이후 ‘근로자성’을 둘러싼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임원의 ‘근로자성’이 중요한 이유는 해임에 적용되는 법적 보호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면 회사는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다. 해고의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반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의 부당해고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회사가 임원과 맺은 위임계약이나 임원계약 등에 따라 관계를 종료할 수 있는 범위가 일반 근로자보다 넓어질 수 있다.
다만 근로자가 아니라고 해서 회사가 언제든 자유롭게 해임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계약 내용이나 정관, 상법 등 다른 법률관계가 함께 적용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단의 핵심은 부사장이나 CSO라는 직함 자체가 아니라 실제 업무에서 어느 정도의 지휘·감독을 받았는지, 독자적인 의사결정 권한과 재량을 행사했는지에 있다고 말한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회사가 성장하면서 임원과 직원의 역할이 구분되기 시작하지만, 계약이나 권한 체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나중에 해임 등을 계기로 ‘나는 임원인가, 직원인가’라는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재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스타트업은 조직·직급 체계가 정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원의 근로자성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회사가 성장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해당 임원이 경영권 분쟁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었는지 여부도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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