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특공 혜택 소멸 전에…강남 고령 집주인들 매도세 확산

박세아 기자 2026. 10. 2. 06: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제개편안 이후 장기보유 매도 비중 증가
30일 서울 강남구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뉴스1

세제개편안 이후 세 부담 증가 우려에 따른 강남권 매물이 늘고 있는 가운데 고령층을 중심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혜택이 사라지기 전에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장특공 혜택을 받고 처분한 뒤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고가 주택으로 갈아타려는 수요와 함께 세 부담 자체를 줄이기 위해 매물로 내놓는 고령층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급매물 증가로 집값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강남권에서 장특공 혜택이 사라지기 전에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고령층 매도자들이 늘고 있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2019년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리오센트) 60평대 가지신 분들은 매매가가 50억대인데 그거를 매도하고 작년에 입주한 최신축 아파트 메이플 자이 38평 이상을 매수하려 상담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8·3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서울에서 집합건물을 매도한 소유주는 1만6698명으로 이중 42%인 6958명이 10년 넘게 보유한 장기보유 매도자로 집계됐다. 비중이 연초(1~2월) 장기보유 비중 36%보다 6%p(포인트) 늘었다.

특히 강남3구의 장기보유 매도자는 1297명으로 서울 전체 장기보유 매도자의 약 20%를 차지했다. 반포·압구정·청담·잠실 등 고가 단지가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매물이 거래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보유기간별로 보면 강남구는 20년 초과 보유자(159명)가 가장 많았고, 서초구는 10년 초과 15년 이하(133명), 20년 초과(123명), 송파구 역시 10년 초과 15년 이하(237명), 20년 초과 209명 등 장기 보유자의 매도가 두드러졌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양도 차액이 많아도 세금이 적게 나오기 때문에 강남권 고령층을 중심으로 혜택이 줄기 전에 갈아타서 다시 시작하겠다 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8·3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 중심에서 '거주' 중심으로 전환되고, 공제 한도도 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지금은 양도차익이 커질수록 공제금액도 커지는 구조지만, 앞으로는 양도차익이 아무리 커도 공제받을 수 있는 금액에 제한이 생기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장기간 보유하면서 양도차익이 크게 누적됐거나, 보유기간에 비해 실제 거주기간이 짧은 압구정·반포·잠실 등 서울 상급지 고가주택일수록 세 부담 증가 폭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압구정·반포 지역의 70대 이상 고령 주택 소유자는 1만2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주택 소유자 5명 중 1명 꼴이다.

예컨대 압구정현대4차 전용 117㎡를 2016년 25억원에 취득해 10년간 보유·거주한 뒤 올해 75억원에 매도할 경우 공제액은 내년 33억6000만원에서 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으로 줄어들고 이에 따른 산출세액은 각각 3억1600만원, 9억2300만원, 13억7300만원으로 늘어난다. 수십년간 주택을 보유해 양도차익이 50억~60억원에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제도 시행 전후로 세금이 수억원 차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흐름에 따라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강남권에서는 고령층 매도 물량이 쌓이며 호가가 조정되는 반면 강북·외곽 지역은 계속 오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일 발표한 '9월 4주(9월 28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올라 지난주(0.13%)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강남 11개구는 -0.04%로 하락 전환했는데, 강남구가 압구정·대치동 주요 단지 위주로 -0.56%, 서초구는 반포·잠원동 위주로 -0.33%, 송파구는 방이·잠실동 위주로 -0.19% 각각 떨어졌다. 반면 강북 14개구는 0.24%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대문구(0.41%), 동대문구(0.36%), 성북구(0.36%), 노원구(0.34%)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박세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