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비판받아온 튀니지 '가짜뉴스 처벌법' 완화

나확진 2026. 10. 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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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인권 단체들로부터 강하게 비판받아온 '가짜뉴스' 처벌법이 4년 만에 완화됐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튀니지는 가짜뉴스 생산·유포자에 대해 최대 징역 10년까지 선고할 수 있었던 법률을 개정해 초범에 대해서는 벌금형으로만 처벌하고 반복적인 범행의 경우에도 징역 6개월로 형량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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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징역 10년→초범 벌금형·재범 징역 6개월로 개정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인권 단체들로부터 강하게 비판받아온 '가짜뉴스' 처벌법이 4년 만에 완화됐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튀니지는 가짜뉴스 생산·유포자에 대해 최대 징역 10년까지 선고할 수 있었던 법률을 개정해 초범에 대해서는 벌금형으로만 처벌하고 반복적인 범행의 경우에도 징역 6개월로 형량을 낮췄다.

앞서 2022년 9월 제정된 가짜뉴스 처벌법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공공 안전 또는 국방을 해치거나 국민 사이에 공포를 확산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정보통신 네트워크 및 시스템을 고의로 이용해 가짜 뉴스·진술·소문, 허위 명의나 조작 문서를 생산·홍보·게시·전송할 경우"에 최고 징역 5년과 5만 디나르(약 2천300만원)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했다. 가짜 뉴스의 대상이 공무원인 경우에는 형량을 2배로 해 징역 10년까지 선고할 수 있었다.

개정법은 가짜뉴스 생산·유포 초범에 대해서는 징역형을 없애고 1만~2만 디나르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하고, 재범이라도 징역 6개월과 5만 디나르 이하 벌금으로 형량을 낮췄다.

인권단체들은 그동안 가짜뉴스 처벌법이 정부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는 데 이용돼 왔다며 지속해서 비판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에 따르면,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에 대한 비판 글이나 구속된 야권지도자 지지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이들이 이 법에 따라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이 법률로 기소된 이 가운데에는 언론인, 변호사, 정당지도자 등 유명 인사도 있다고 AFP는 전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이번 법 개정과 관련해 "2022년 채택 이후 언론인과 비판적 목소리를 겨냥해 반복적으로 사용돼 온 5년 징역형이 삭제된 점을 주목한다"고 말했다.

RSF 북아프리카 지역 책임자인 우사마 부아길라는 AFP에 "이번 개정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조치"라면서도 "개정법 역시 국제적인 언론자유 기준에 부합하는 법적 틀이 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법 개정에 대해 사이에드 대통령이 2021년 전면적인 권력 장악에 나선 이후 보기 드물게 이뤄진 조치라고 평가했다.

2011년 '아랍의 봄'으로 23년간 집권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정치적 혼란을 겪던 튀니지에서는 2019년 대선에서 법학 교수 출신 사이에드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혼란을 끝낼 '구원자'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사이에드 대통령은 2021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입법부, 사법부 기능을 사실상 정지시킨 뒤 이듬해 개헌으로 대통령에게 국가권력을 집중시켰다. 비판 세력과 야권 인사 수십명이 장기 징역형으로 수감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말 기록적인 폭염에 단전·단수가 이어지자 수도 튀니스에서 수천 명이 정부 비판 시위에 나서는 등 최근 사이에드 대통령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노조 조직인 노동총연맹(UGTT)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최근 시민의 권리와 자유 제한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행진에 나서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을 비판하다 구속된 언론인 모하메드 유스피의 석방을 요구하는 언론인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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