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피격 배후가 박정희?… "선 넘었다" 들끓는 대한민국 [암살자(들), 역사왜곡 논란]

신진아 2026. 10. 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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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암살자(들)'이 누적 관람객 170만명을 넘어섰지만 관람자들 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역사왜곡 논란이 일면서 영화에 대한 반발은 정치권을 넘어 배우와 작품을 추천한 유명인, 학교·공공기관의 단체관람 보이콧으로까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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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밖으로 왜곡 논란 불똥
제작사 사과·상영 중단도 요구
국힘 "반인륜적, 패륜적 작태"
시민단체, 장관·기관장 등 고발

영화 '암살자(들)'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가상의 기자와 형사가 추적하는 미스터리물이다.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암살자(들)'이 누적 관람객 170만명을 넘어섰지만 관람자들 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역사왜곡 논란이 일면서 영화에 대한 반발은 정치권을 넘어 배우와 작품을 추천한 유명인, 학교·공공기관의 단체관람 보이콧으로까지 번졌다. 허진호 감독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사건의 배후로 설정한 영화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의 불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스크린 밖으로 번진 공방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육 여사 피격 사건을 가상의 기자와 형사가 추적하는 내용을 담았다. 실제 역사에서 수사당국은 북한과 조총련의 지령을 받은 문세광이 박 전 대통령을 저격하려다 육 여사를 숨지게 했다고 결론 내렸다. 영화는 검증되지 않은 가설을 더해 공범과 권력기관의 개입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제기한다.

보수 진영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태규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일부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역사 난도질이 기어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면서 "과거사를 멋대로 뜯어고치고 왜곡하려는 행태가 극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희생자의 억울한 사정을 정치적 노리개로 삼고 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패륜적 작태"라며 "대한민국의 영화계와 문화계의 일부 정치적으로 지극히 편향된 인사들은 자극적 왜곡과 선동을 멈춰야 한다"고 일갈했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제작사의 공식 사과와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은 제작진을 유족에 대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날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김경자 대통령정책실 사회수석비서관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병재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박창근 국토안전관리원장,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등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극 중 가설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자본 유입설에 대해서도 "국내 자본을 통해 독립적으로 기획·제작한 작품"이라고 해명했다.

■"비판의 자유도 있어"

전문가들은 창작진의 의도와 달리 관객은 다양한 결론을 낼 수 있다고 본다. 잘 버무려진 허구를 실제 역사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중장년층은 역사적 사실과 맞느냐를 중요하게 보지만 젊은 관객은 재미와 공감, 감동을 중심으로 영화를 본다"고 진단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영화를 만들 자유가 있다면 그 영화의 무책임함을 비판할 자유도 있다"면서도 "국민의 집단지성에 맡겨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진보 진영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MBC 사장을 지낸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박 전 대통령이나 중앙정보부를 사건의 기획자로 상상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좌우 균열을 더욱 깊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박정희 정권이 영부인을 죽인 범인이라는 의심을 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이해람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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