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영화 ‘암살자(들)’이 뭇매 맞는 치명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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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 연휴 극장가에서 높은 관객 동원력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하면서 화제도 모았던 영화 '암살자(들)'이 스크린 밖에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개봉 직후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 분석(썸트렌드 2026년 9월 27~30일)에 따르면 이 영화를 둘러싸고 형성된 대중적 연관어 중 단연 1위는 '의혹'이었으며, 거대한 '논란'과 '비판'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대중과 평단, 그리고 사회 각계에서 영화 '암살자(들)'을 향해 걷잡을 수 없는 비판이 몰아치는 까닭은 빅데이터 감성 분석에 나타난 우려, 내로남불, 패륜, 명예훼손 등의 연관어들을 통해서도 명료하게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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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 연휴 극장가에서 높은 관객 동원력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하면서 화제도 모았던 영화 ‘암살자(들)’이 스크린 밖에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개봉 직후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 분석(썸트렌드 2026년 9월 27~30일)에 따르면 이 영화를 둘러싸고 형성된 대중적 연관어 중 단연 1위는 ‘의혹’이었으며, 거대한 ‘논란’과 ‘비판’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거장의 신작이자 웰메이드 작품에 대한 초기 기대와 일부의 호평, 널리 알려지다시피 집중된 뜨거운 관심도 분명 존재했으나 작품이 내포한 위험천만한 왜곡이 드러나며 대중의 반응은 충격과 불편함으로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버렸다. 나아가 단순한 영화적 호기심을 넘어 범죄, 명예훼손, 패륜이라는 극단적인 단어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사회적 갈등으로 번지다시피 한 상황은 이 작품이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방식에 심각한 결함과 도덕적 결례가 있음을 명증한다.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발생한 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 사망 사건을 핵심 소재로 삼아 서사를 전개한다. 명백한 역사적 팩트는 재일교포 문세광이 북한과 조총련의 지령을 받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고, 그 혼란스러운 과정에서 단상에 앉아 있던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의 총탄에 맞아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의 자백과 사법당국의 감식, 법원의 확정 판결 및 형 집행까지 거친 역사적 정설이자 확정된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와 기자의 시선을 빙자하여 당시 중앙정보부와 정권 핵심부가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고 정국을 전환하기 위해 사건을 방조하거나 자작극을 벌였다는 식의 음모론적 기류를 은밀하게 암시한다. 제3의 암살자 존재 가능성이나 경호원의 오발, 정권 차원의 공작설 같은 검증되지 않은 가설을 열린 결말 형태로 배치하여 진실을 왜곡하고, 마치 정권이 유혈 사태를 유도한 것처럼 단정하다시피 연출함으로써 국가적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2차 가해를 자행했다.
1974년 사건 직후 일본 내 반한 매체와 조총련계 주간지에서 흘러나왔던 박정희 자작극설, 그리고 1992년 북한 김정일의 지시로 제작된 대남 선전 영화 ‘민족과 운명’에서 다루어진 중앙정보부 개입설의 논리가 50여 년이 지난 오늘날 대한민국 상업영화의 스크린 위에 웰메이드라는 포장지를 두르고 재현된 셈이다.
실존 인물과 엄연한 현대사를 다루는 영화라면 그 무엇보다 철저한 팩트 확인과 사료에 기반한 검증이 최우선 전제여야 한다. 문세광의 총기 입수 경로, 권총 감식 결과, 탄환 궤적 등 사법적으로 완결된 명확한 증거들이 엄존함에도 불구하고 감독과 제작진은 영화적 상상력이라는 구실을 대며 자극적인 의문만을 부풀려 왜곡된 주장을 사실인 양 호도했다. 예술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용납될 수 없는 책무 유기다.
대중과 평단, 그리고 사회 각계에서 영화 ‘암살자(들)’을 향해 걷잡을 수 없는 비판이 몰아치는 까닭은 빅데이터 감성 분석에 나타난 우려, 내로남불, 패륜, 명예훼손 등의 연관어들을 통해서도 명료하게 확인된다. 무엇보다 북한 테러리스트의 총탄에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피해자를 도리어 아내를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나 공작의 주모자로 몰아가는 연출은 인간적 도의와 윤리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진영 논리에 따라 특정 역사적 사건에는 엄격한 성역을 요구하면서 다른 역사적 비극과 인물에 대해서는 상상력이라는 탈을 쓰고 무책임한 왜곡을 자행하는 태도는 대중에게 내로남불의 불쾌감이라는 정서를 자극한다.
결국 팩트에 기반하지 않은 비틀린 역사관이 상업영화로 유포될 때 이는 거대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대중의 역사 인식을 오염시키는 무거운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깊게 새겨진 연관어들, 의혹, 논란, 비판, 명예훼손, 패륜이라는 수식어들은 상상력이 팩트와 인간적 윤리를 넘어섰을 때 찾아오는 냉혹한 민심의 경고다.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진실을 ‘암살’하려 했던 무모한 시도는 결국 단단한 팩트의 벽에 부딪혀 영화 흥행조차 참담한 ‘논란의 비극’으로 얼룩지게 만들었음을 뼈아프게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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