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선거판 오른 韓 알래스카 LNG 투자… 상업성 원칙 꼭 관철해야

2026. 10. 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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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투자를 사실상 확정된 것처럼 발표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투자 규모가 5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숫자까지 제시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필요가 아니라, 우리의 국익과 경제성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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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알래스카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 댄 설리번 상원의원의 손을 잡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투자를 사실상 확정된 것처럼 발표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투자 규모가 5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숫자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 설명은 다르다. 한미가 합의한 팩트시트(공식 설명문)에는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법 요건 충족을 전제로 사업 검토에 착수한다고 돼 있을 뿐 투자 여부나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산업통상부도 "투자 여부가 정해진 바 없다"고 재확인했다. 검토 단계인 사업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유감스럽다. 발표 시점과 장소를 들여다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이런 의구심을 키우는 것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다. 알래스카에서는 공화당 현역 댄 설리번 상원의원과 민주당 메리 펠톨라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이던 알래스카가 이번에는 경합주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백악관 발표 현장에 설리번 의원이 참석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LNG 사업 추진의 주역으로 치켜세우고 직접 발언 기회까지 주었다. 알래스카의 숙원으로 꼽혀온 LNG 개발에 한국의 투자를 끌어들였다는 그림은 공화당으로서는 더없이 좋은 홍보 소재다. 그러나 미국의 선거 사정에 한국의 투자 판단이 휘둘려서는 안된다. 알래스카 LNG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에 혹한과 동토에 따른 비용 증가 위험이 만만찮다.

이처럼 사업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부가 지켜야 할 원칙은 분명하다. 투자를 기정사실화해 스스로 협상의 여지를 좁힐 이유는 없다. 한국의 대미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필요가 아니라, 우리의 국익과 경제성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하는 것이다. LNG 도입 가격과 투자금 회수 구조는 물론이고 공사비가 불어날 경우 누가 부담할지, 적정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지, 사업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철수할 수 있는지까지 면밀히 따져야 한다. 미국의 관세 압박이나 선거 일정이 이런 검증 절차를 앞지를 수는 없다. 한미 경제협력의 필요성과 별개로 수십조원이 걸린 투자는 상업적 합리성이 판단의 잣대가 돼야 한다. 이를 충분히 확인한 뒤 투자한다는 원칙만큼은 한 치도 흔들려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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