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파이브 703억 규모 북미 AI 추론칩 수주…모빌린트와 로봇용 반도체도 개발 나서

양정민 기자 2026. 10. 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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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적용 추론 가속기 2028년 양산 목표…K-온디바이스 국책과제로 농업 로봇용 칩도 개발

맞춤형 반도체(ASIC) 설계 전문기업 세미파이브가 북미 AI 팹리스와의 700억원대 추론 가속기 개발 계약에 이어 국내 AI 반도체 기업 모빌린트와 로봇용 AI 반도체 턴키 개발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사업 영역을 데이터센터에서 피지컬 AI로 넓히고 있다.

세미파이브는 모빌린트와 산업 로봇용 AI 반도체 턴키 개발 계약을 맺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산업통상부가 주관하는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AI 반도체 기업과 수요기업이 손잡고 산업별 제품에 필요한 반도체를 개발·실증해 상용화까지 잇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양사가 개발하는 칩은 외부 서버와 연결하기 어려운 야외 환경에서도 자체적으로 고성능 AI 연산을 수행하는 로봇용 반도체다. 농업 로봇 등에 탑재돼 다양한 환경에서 비전·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게 된다.

저전력 D램 최신 규격인 LPDDR6와 고속 인터페이스 PCIe 6세대, 여러 개의 칩렛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서 단일 칩처럼 연결하는 UCIe-S 등 차세대 기술을 적용해 통신 음영 지역에서도 데이터 병목 없이 전력 효율과 동작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일 삼성전자 파운드리 SAFE 포럼에서 세미파이브가 4나노 칩을 활용한 제품을 내놨다. 해당 제품에는 세미파이브 빅 다이가 적용됐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앞서 세미파이브는 지난달 29일 미국 AI 팹리스와 약 703억원(5200만달러) 규모의 차세대 AI 추론 가속기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 1684억원의 40%를 웃돌고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액 1189억원의 약 60%에 해당한다.

두 계약 모두 세미파이브 턴키 사업 모델 가운데 가장 앞 단계부터 참여하는 '스펙 핸드오프(Spec Hand-off)'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객사가 원하는 성능과 사양만 제시하면 세미파이브가 상세 설계부터 패키징, 테스트, 양산,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전 과정을 맡는 구조다. 고객이 설계도를 상당 부분 완성한 뒤 후속 공정을 맡기는 기존 턴키 방식과 달리 칩 구현 전반을 ASIC 기업이 주도한다. 북미 고객과 스펙 핸드오프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방식은 최근 글로벌 맞춤형 반도체 시장에서도 확산하는 추세다. 구글과 아마존 등 빅테크가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브로드컴, 마벨과 협력해 온 것이 대표적이다.
세미파이브, 美 팹리스와 700억 원대 AI 추론 가속기 개발 계약. 사진=세미파이브

북미 고객사와 개발하는 추론 가속기는 대규모 AI 모델 추론에 필요한 메모리 대역폭과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이면서도 전력 부담과 총소유비용(TCO)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LPDDR6로 메모리 전력 소모를 줄이고 PCIe 5세대로 대규모 데이터 전송 병목을 최소화했다. 세미파이브는 최대 800㎟에 이르는 빅다이(Big Die)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한 경험을 살려 단일 칩의 연산 처리량과 안정성을 함께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2027년 상반기 테이프아웃을 거쳐 2028년부터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를 대상으로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북미 계약과 관련해 "AI 추론 시장의 빠른 성장과 함께 고객의 서비스와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맞춤형 반도체 수요도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차세대 추론 가속기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해 글로벌 하이퍼스케일 인프라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핵심 맞춤형 반도체 개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빌린트와의 계약에 대해서는 "데이터센터와 엣지 AI 분야에서 축적해 온 완결형 ASIC 기술 역량을 로보틱스 AI 영역으로 본격 확장하는 모멘텀"이라며 "맞춤형 반도체 선도 기업으로서 첨단 산업 분야 전반으로 영향력을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