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9월 실적 명암…추석 탓하기엔 뼈아픈 현대차 역성장

박홍두 기자 2026. 10. 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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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기아 사옥. 현대차·기아 제공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9월 한 달 판매 실적이 또다시 엇갈렸다. 기아는 해외 시장 호조에 힘입어 1962년 판매 시작 이래 역대 3분기 최다 판매 기록을 다시 썼다. 반면 현대차는 내수와 수출이 모두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내며 16% 역성장했다. 한 그룹에 속한 두 완성차 업체의 실적이 갈리면서 주력 차급 경쟁력과 수출 시장 대응력의 격차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두 회사가 발표한 판매 실적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9월 세계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1% 증가한 28만1984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가 4만5705대로 6.7% 줄었으나 해외 판매가 23만5457대로 7.5% 늘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특수 차량 판매도 822대로 79.9% 급증했다.

기아의 견조한 실적은 3분기 누적 수치로 확인됐다. 기아는 올해 3분기 세계 시장에서 84만6764대를 팔았다. 지난해 3분기에 기록한 종전 최대치 78만5137대를 넘어선 역대 3분기 최다 판매 기록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7.9% 늘었다. 해외 시장에서 스포티지(15만346대)와 셀토스(10만9256대), 쏘렌토(5만6928대) 등 레저용 차량(RV) 삼총사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9월에도 스포티지가 5만1884대 팔리며 글로벌 최다 판매 모델 자리를 지켰다.

반면 현대차는 9월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6.0% 감소한 30만7998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국내 판매가 4만9022대로 25.7% 급감했고 해외 판매도 25만8976대로 13.9% 줄었다.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두 자릿수 판매 감소가 발생했다.

국내 시장에선 두 회사 모두 판매가 줄었으나 감소 폭에서 차이가 컸다. 기아는 쏘렌토가 6957대 팔려 내수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고 스포티지 5497대, 셀토스 5422대, 카니발 5286대 등 RV 판매량이 2만9403대를 기록해 내수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현대차의 내수 충격은 컸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25.7% 줄어든 4만9022대를 파는 데 머물렀다. 세단에서 그랜저가 8898대, 아반떼가 7305대 팔리며 분전했으나 주력 RV 판매가 1만3710대에 그쳤다. 기아 RV 판매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팰리세이드(2965대)와 싼타페(3217대)가 힘을 내지 못했고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5742대 판매에 그쳐 전반적인 수요 침체를 방어하지 못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희비는 이어졌다. 기아는 스포티지(4만6387대)와 셀토스(3만2528대), K4(1만5659대)가 해외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며 7.5% 성장을 이어갔다. 반면 현대차의 해외 판매는 13.9% 쪼그라들었다.

현대차는 9월 부진 원인으로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축소와 신차 대기 수요를 들었다. 그러나 같은 조업 환경 속에서도 기아가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간 누계 실적에서도 두 회사의 격차는 확인된다. 올해 1~9월 기아의 글로벌 누적 판매는 247만814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 증가한 반면 현대차는 288만6763대로 7.0% 감소했다. 조업일수 감소 등 일시적 변수보다 현대차의 주력 차종 노후화와 제품군 공백에 따른 구조적 판매 부진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아는 미국 하이브리드, 유럽 전기차 등 지역별 수요에 맞춘 전략으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현대차도 신형 투싼 등 신차를 앞세워 반등을 노린다. 4분기 두 회사의 실적은 신차 투입 속도와 차별화된 전동화 제품군 경쟁력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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