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치료제 먹고 모유 수유해도 안전"… 6개월 이상 지속 시 아이 발달 도움 가능성

신자영 기자 2026. 10. 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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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간질) 치료제를 복용하는 산모가 모유 수유를 하더라도 아이의 장기적인 신경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이 리(Yi Li) 스탠퍼드대 의과대학 신경학·신경과학과 박사는 "최신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하더라도 모유 수유는 아이의 장기적인 뇌 발달에 안전하며, 오히려 6개월 이상 지속할 때 행동 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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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탠퍼드대 등 공동 연구팀, 뇌전증 여성 자녀 추적 분석
6개월 이상 모유 수유 시 적응행동 점수 4.68점 ↑
항경련제 노출에도 언어·인지 발달 저하 관찰되지 않아
항경련제(항발작약)를 복용하는 여성이 모유 수유를 하더라도 아이의 장기적인 신경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출처: Gemini 생성

뇌전증(간질) 치료제를 복용하는 산모가 모유 수유를 하더라도 아이의 장기적인 신경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등 공동 연구팀은 뇌전증 산모와 건강한 산모의 자녀 350여 명을 6년간 추적 관찰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항경련제(항발작약)를 복용하는 여성의 자녀가 모유를 통해 약물에 일부 노출되더라도 만 6세까지 언어·행동 발달에 뚜렷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모유 수유를 6개월 이상 지속한 뇌전증 여성의 자녀는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경우보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적응행동 능력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뇌전증은 뇌의 만성적 문제로 인해 발작을 일으키는 장애를 말한다. 많은 종류의 항간질성 약이 있지만, 그간 항간질성 약물 치료를 받는 여성의 아이들에게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가 없었다. 이에 의사들은 뇌전증을 앓더라도 가능한 한 적어도 6개월 간 모유 수유를 하고 아이의 영양 공급을 위해 2년 정도 더 지속하도록 권유한다.

그간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 중인 임신부와 출산모는 약 성분이 젖을 통해 아기에게 전달돼 뇌 발달에 나쁜 영향을 줄까 봐 모유 수유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연구팀이 뇌전증 산모 자녀 273명과 건강한 산모 자녀 84명의 발달 상태를 정밀 비교한 결과, 모유를 먹고 자란 두 그룹 아이들의 언어 능력과 적응 행동 점수에는 차이가 없었다. 

임신부는 2012년 12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모집됐으며, 연구팀은 자녀가 만 6세가 될 때까지 발달 상태를 추적했다. 연구에 사용된 항경련제는 주로 레베티라세탐(levetiracetam)과 라모트리진(lamotrigine)이었다.

연구팀은 아이들을 모유 수유 기간에 따라 '전혀 안 먹임', '6개월 미만', '6개월 이상' 등 세 그룹으로 나눠 자녀 발달 상태를 분석했다. 주요 평가 항목은 언어 능력을 나타내는 언어지수(Verbal Index Score)와 적응행동평가체계(ABAS-3)의 종합점수였다. 적응행동은 의사소통이나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판단, 실제 생활 기술, 사회적 기능처럼 아이가 생활환경에 적응해 기능하는 능력을 뜻한다. 평가자는 산모의 뇌전증 여부와 아이의 약물 노출 여부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검사를 진행했다.

분석 결과, 뇌전증 약을 복용하는 엄마의 젖을 6개월 이상 먹고 자란 아이들은 전혀 먹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만 6세 때 실생활 적응 행동 점수가 평균 4.68점 높았다. 특히 실제 생활 능력을 평가하는 '실용' 영역은 5.27점, 의사소통과 자기관리 등에 필요한 '개념' 영역은 3.50점 높았다. 다만 사회적 영역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6개월 미만 모유수유한 경우에도 모유수유를 하지 않은 경우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모유 수유를 일정 기간 이상 지속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복용하는 약물의 종류를 나눠 분석해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라모트리진이나 레베티라세탐 단독요법, 다른 항경련제 단독요법, 두 가지 이상의 약을 함께 사용하는 다제요법에서 모유수유 기간에 따른 언어 능력이나 전반적인 적응행동의 유의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단독요법을 받은 산모의 자녀 212명을 합쳐 분석했을 때는 6개월 이상 모유수유한 아이의 적응행동 점수가 평균 103.34점으로,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아이의 97.46점보다 5.88점 높았다. 반면 다제요법 집단에서는 모유수유 기간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모유를 통한 항경련제 노출량 자체가 임신 중 태반을 통해 노출되는 양보다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모유를 통한 항경련제 노출이 만 6세의 인지 또는 행동 발달 저하와 관련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6개월 이상의 모유 수유가 아이의 적응행동 향상을 직접적으로 유발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모유 수유 기간과 함께 달라질 수 있는 양육환경 등 측정하지 못한 요인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개별 약물을 세분화한 분석은 대상자가 적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이 리(Yi Li) 스탠퍼드대 의과대학 신경학·신경과학과 박사는 "최신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하더라도 모유 수유는 아이의 장기적인 뇌 발달에 안전하며, 오히려 6개월 이상 지속할 때 행동 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Breastfeeding and Neurodevelopmental Outcomes in Children of Women Taking Antiseizure Medications: 항경련제를 복용하는 여성의 자녀에게 나타나는 모유 수유와 신경 발달 결과)는 2026년 10월 1일 국제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신자영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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