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간, 이런 영화는 처음"…톰 크루즈, '디거'의 신세계 (간담회)

정태윤 2026. 10. 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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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하면, 가장 먼저 액션을 떠올리게 된다.

톰 크루즈는 "50년 가까이 영화를 만들고 연기를 했지만, 이런 영화는 본 적도 참여해 본 적도 없다. 정말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디거'는 꼰대 괴짜 재벌 '디거 록웰'(톰 크루즈 분)의 그린란드 빙하 시추 시설에서 발생한 작은 균열이 전 세계를 뒤흔들 역대급 대재앙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톰 크루즈는 기상천외하고 파격적인 '디거 록웰'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신체적 특징부터 억양, 움직임까지 세밀하게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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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정태윤기자] 톰 크루즈하면, 가장 먼저 액션을 떠올리게 된다. 오토바이를 타고 절벽을 질주하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맨몸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을 수행해 왔다.

그런 그가 영화 '디거'에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거대한 액션보다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보고, 정치적 풍자 너머의 질문을 던진다.

톰 크루즈는 "50년 가까이 영화를 만들고 연기를 했지만, 이런 영화는 본 적도 참여해 본 적도 없다. 정말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영화 '디거' 측이 1일 서울 영등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톰 크루즈가 자리했다. 알레한드라 G. 이냐리투 감독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디거'는 꼰대 괴짜 재벌 '디거 록웰'(톰 크루즈 분)의 그린란드 빙하 시추 시설에서 발생한 작은 균열이 전 세계를 뒤흔들 역대급 대재앙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톰 크루즈는 13번째 한국을 찾았다. 할리우드 배우 사상 최다 방문을 기록했다. 톰 크루즈는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취재진을 향해 인사했다.

약 9년간 준비한 작품이다. '탑건: 매버릭' 촬영 첫날 이냐리투 감독에게 연락을 받았다. "다음 작품을 의논하고 싶다고 하셨다. 센디에고에서 바로 감독님 사무실로 갔다"고 떠올렸다.

톰 크루즈가 이냐리투 감독에게 끌린 이유는 명확했다. 단순히 새로운 장르의 영화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어떻게 찍느냐보다 프레임 안에 들어 있는 콘텐츠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감독님의 재능과 독창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영화 제작에 있어 '어나더 레벨'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가 말하는 '어나더 레벨'은 카메라나 렌즈에만 있지 않았다. 의상, 분장, 세트, 미니어처, 작은 소품 하나까지 모든 요소가 이야기와 맞물려 있었다.

그는 "모든 프레임에 세심한 고민이 들어갔다. 프레임 안에 있는 모든 것 하나하나 의미와 목적이 있었다"며 "배우가 그것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도 중요했다"고 털어놨다.

배우로서의 준비도 달랐다. 톰 크루즈는 기상천외하고 파격적인 '디거 록웰'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신체적 특징부터 억양, 움직임까지 세밀하게 연구했다.

"캐릭터의 신체적 특징을 공부했습니다. 카메라가 돌아가면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었어요. 재즈를 연주하는 것과 같았죠. 악기를 연주할 때 내가 어떤 것을 칠지 알고 움직이는 것처럼요."

특히 공을 들인 장면은 10분에 달하는 롱테이크 모놀로그였다. 준비에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실제 촬영은 예상보다 빠르게 끝났다.

톰 크루즈는 "3~4번 정도 촬영하고 끝났다. 원래 4일을 할당했는데, 하루 만에 끝나버렸다"며 '한 번 더 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저를 꼭 안아주면서 '됐다. 다 나왔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 정도로 완벽하게 연습했다. 그는 "아티스트에게 몸은 도구다. 아침에 할 수 있는 걸 저녁에도 할 수 있도록, 언제든 일관되게 최고의 연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된다"고 강조했다.

'디거'는 환경에 대한 메시지부터 물질만능주의, 미국 우선주의, 정치 풍자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그가 가장 관심을 둔 것은 그보다 더 근본적인 지점이었다.

그는 "제 이목을 끄는 건 인간의 본성에 대한 것이었다. 구조적으로 우리 자신을 인간으로서 돌아보고, 이면에 있는 의미를 가져가는 것. 이건 정치를 넘어 인류에게 갖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46년간 영화를 만들어오며 얻은 철학도 같은 곳을 향했다. 누군가는 그의 열연에 대해 '아카데미 연기상을 노린 게 아니냐'고 묻지만, 상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영화를 만드는 행위 자체였다.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파격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기뻤지만, 시대를 초월하는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디거'는 유일무이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그가 '디거'를 통해 바라는 것도 거창하지 않다. 개봉과 동시에 소비되는 영화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이야기가 이어지는 작품이 되길 소망한다.

톰 크루즈는 "어떤 수상을 넘어서 시네마적으로 어떤 임펙트를 줄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내러티브와 스토리를 남기고 싶다"고 바랐다.

"관객들이 '디거'를 보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나누고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따뜻하게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아침에 한국에 도착했는데, 절대 빠지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한 30번 더 한국에 오고 싶다"며 "여러분이 어떤 토론을 하게 되실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디거'는 오는 3일 개봉한다.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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