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딜레마.. HBM 호황 속 일반 D램 공급 위축 우려

손유지 2026. 10. 1. 15:0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HBM 생산 확대에 일반 D램 웨이퍼 공급 여력은 갈수록 축소
삼성전자 HBM4 매출 급증 전망에 메모리 수익성도 크게 개선
AI 수요 타고 HBM 가격 상승 전망…실적 개선 기대감 확산
막대한 이익 전망 속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확대 주목

[지데일리] 삼성전자의 HBM 생산 확대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삼성전자 제공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생산 역량이 집중되면서 정작 시장의 기반을 이루는 일반 D램 공급이 빠듯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HBM 시장의 성장세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을 이끄는 동시에 일반 D램 가격과 수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1일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D램 생산 구조를 감안하면 일반 D램에서 공급 부족이 나타나지 않는 편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취지의 분석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에서 글로벌 D램 전체 웨이퍼 생산능력 가운데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7년에는 3분의 1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HBM을 제외한 일반 D램 생산능력 비중은 지난해 73%에서 올해 65%, 내년 59%까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은 HBM의 높은 웨이퍼 소모량이다. HBM은 일반 D램보다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웨이퍼가 3배 이상 많다. 따라서 HBM 생산량을 크게 늘리면 같은 생산설비 안에서 일반 D램에 배정할 수 있는 웨이퍼가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된다. 

내년 말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D램 3사의 HBM 웨이퍼 투입 비중이 전체 D램의 30%에 이르더라도 저장 용량 기준 HBM 공급 비중은 13%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 투입량과 최종 메모리 용량 사이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HBM4 사업 확대도 이런 흐름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 전망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HBM4 매출 비중이 2026년 40%에서 2027년 8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에 따라 2027년 HBM 판매 가격도 전년 대비 100% 이상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공급 증가 속도를 앞지를 수 있다는 판단이 배경이다.

수익성 개선 전망은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으로도 이어진다. KB증권은 2024~2026년 주주환원 잔여 재원을 110조원으로 가정하면 3분기 30조원, 4분기 40조원 등 모두 7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과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의 분기 평균 영업이익은 100조원 이상으로 예상됐으며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올해 368조원, 내년 555조원으로 제시됐다.

다만 HBM 중심의 성장 전략에는 부담도 존재한다. AI용 고부가 메모리에 생산능력을 집중하면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일반 D램 공급 부족과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AI 투자 사이클이 둔화하거나 HBM 수요 전망이 빗나가면 특정 제품에 집중된 생산 구조가 부담으로 돌아올 여지도 있다. 

차기 3개년 동안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가정 아래 주주환원 규모가 최근 3개년 140조원에서 600조원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이 역시 높은 이익 창출과 현금흐름이 지속된다는 전제에 기대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 경쟁력 강화와 일반 D램의 안정적인 공급, 대규모 주주환원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향후 실적과 메모리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