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광장] 문화의 달 10월, 인천이 그려야 할 문화

기호일보 2026. 10. 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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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가을이다. 결실의 계절인 10월은 국가가 지정한 '문화의 달'이기도 하다.

그동안 문화의 달 행사는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알리고 시민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정부가 지정하는 '문화의 달'을 수동적으로 기다릴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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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상연 (사)인천메세나협회 이사장
봄날 이상연 인천메세나협회 대표
바야흐로 가을이다. 결실의 계절인 10월은 국가가 지정한 '문화의 달'이기도 하다. 지난 1972년 문화예술진흥법 제정 이후 시작된 문화의 달 행사는 2003년부터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전국 도시를 순회하며 개최되고 있다. 문체부 주관 공모를 통해 개최지가 선정되면 국비 10억 원을 포함, 총 20억 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지난해 제주, 올해 여수에 이어 내년 개최지는 전북 익산시로 정해졌다. 인천은 지난 2009년 개최한 이후 아직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문화의 달 행사는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알리고 시민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필자는 여기서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싶다. 20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 며칠간 축제를 치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축제가 끝난 뒤에도 그 도시에는 무엇인가 남아야 하지 않을까. 행사의 화려함만큼 중요한 것은 그것이 지역의 변화와 지속가능성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는 것이다.

문화의 달과 문화의 날은 단순히 볼거리를 소비하는 축제를 넘어 도시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선언과 연대의 장'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시민이 무대 위 공연을 감상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기업과 문화예술계, 교육·의료계, 언론과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 지역의 미래를 약속하고 실천하는 축제다. 한마디로 '소비하는 축제'에서 '약속하고 실천하는 축제'로의 전환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사)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과 (사)인천메세나협회, 지역 의료기관과 언론사 등이 함께한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조성을 위한 공동선언'은 주목할 만하다.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해 온 기관들이 환경과 사회, 문화와 복지라는 공동의 가치를 위해 함께 책임을 나누겠다고 선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ESG가 기업의 경영지표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실천하는 사회적 약속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도이기도 하다.

문화축제도 이러한 방식이어야 한다. 환경 분야는 친환경 행사 운영과 탄소 저감, 자원순환을 약속하고 기업은 지역사회와 문화예술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다. 의료계는 문화와 예술을 통한 치유와 돌봄을, 교육계는 미래세대를 위한 문화교육을, 언론과 시민사회는 이러한 가치와 실천을 시민에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각자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나의 공동선언 아래 연결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선언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다음이다. 공동선언이 행사장의 기념촬영과 서명으로 끝난다면 하나의 이벤트에 불과하다. '누가 무엇을 실천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약속하고 1년 뒤 다시 모여 얼마나 실천했는지 시민 앞에 공개하고 점검해야 한다. 새로운 기관과 시민이 참여하고 새로운 약속이 더해지는 과정이 매년 반복된다면 문화의 달은 며칠간의 행사가 아니라 365일 이어지는 도시의 문화운동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지정하는 '문화의 달'을 수동적으로 기다릴 이유는 없다. 인천이 먼저 시작하면 된다. 기업과 문화예술계, 교육·의료계, 언론과 시민사회가 한자리에 모여 공동선언을 하고 그 약속을 해마다 확인하고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축제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였는가에만 있지 않다. 축제가 끝난 뒤에는 흔적이 아니라 변화가 남아야 한다. 환경에는 지속가능한 변화가, 기업에는 사회적 책임이, 예술가에게는 창작의 기회가, 시민에게는 더 나은 문화 향유의 기회가 남아야 한다.

문화는 무대 위에서 시작될 수 있지만 무대 위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주체들이 하나의 가치를 약속하고 그 약속을 행동으로 옮길 때 비로소 문화는 도시를 변화시키는 힘이 될 것이다. 올 가을에는 인천에서부터 '소비하는 축제'를 넘어 '약속하고 실천하는 축제'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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