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마 불빛 보면 시력 좋아진다?"... 정혁이 언급한 속설, 의학적으로 따져보니 [팩트진찰대]

김진우 기자 2026. 10. 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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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겸 방송인 정혁이 불가마 불빛을 쳐다보면 시력이 좋아진다는 속설을 전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하지만 불가마 불빛은 이 연구에서 쓴 붉은빛과 세기도, 조건도 다르다. 그렇다면 불가마 불빛을 바라보는 것이 정말 노안에 도움이 될까.

이에 안과 전문의 오영삼 원장(아이오케이안과)의 도움말로 불가마 불빛이 눈에 미치는 영향과 적색광 연구의 한계, 노안이 의심될 때의 대처법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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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마 불빛을 바라본다고 노안이 개선된다는 의학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으며 노안이 의심되면 강한 빛을 직접 바라보기보다 안과 검사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출처: 유튜브 '스튜디오ㄷㄷㄹ' 캡처

모델 겸 방송인 정혁이 불가마 불빛을 쳐다보면 시력이 좋아진다는 속설을 전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정혁은 2026년 9월 17일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웹예능에서 배우 김미경과 숯가마 사우나를 찾았다. 정혁이 "(가마 속을) 쳐다보면 시력이 좋아진대요"라고 말하자 김미경은 가마 속 불빛을 바라보며 "나 노안이 와가지고 말이지"라고 답했고, 이어 "과학적으로 근거 있는 얘기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정혁은 "저도 잘 모르겠는데…"라고 답했다.

붉은빛이 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본 연구는 있다. 2026년 4월 발표된 연구에서는 세기를 약하게 조절한 붉은빛(저강도 적색광)을 노안 환자에게 쬐고, 가까운 곳을 볼 때 초점을 맞추는 힘이 달라지는지 확인했고, 일부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불가마 불빛은 이 연구에서 쓴 붉은빛과 세기도, 조건도 다르다. 그렇다면 불가마 불빛을 바라보는 것이 정말 노안에 도움이 될까.

이에 안과 전문의 오영삼 원장(아이오케이안과)의 도움말로 불가마 불빛이 눈에 미치는 영향과 적색광 연구의 한계, 노안이 의심될 때의 대처법을 짚어본다.

노안은 수정체가 굳어 생기는 노화… 평균 40대부터 시작
불가마 불빛을 바라보면 노안이 개선된다는 말이 맞는지 알아보려면, 우선 노안이 어떻게 생기고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지식센터에 따르면 노안은 섬모체 기능이 떨어지고 수정체가 탄력을 잃고 딱딱해져, 가까운 곳을 볼 때 수정체가 충분히 두꺼워지지 못하는 변화와 관련이 있다. 보통 40대 초반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60대까지 점차 심해진다. 가장 흔한 증상은 평소 책을 읽는 거리에서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어두운 곳에서 책을 보거나 작은 글씨를 읽을 때는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실제로 노안을 겪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많다. 2018년 국제 학술지(Ophthalmolog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 노안 인구는 약 18억 명이며, 이 가운데 약 8억 2,600만 명은 제대로 교정받지 못해 근거리 시력장애를 겪는 것으로 추산됐다.

적색광 연구는 있었지만… 불가마 불빛에 노안 개선 근거는 없어
노안을 겪는 사람이 많은 만큼, 이를 개선할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불가마 불빛을 바라보면 노안이 좋아진다는 말을 직접 뒷받침하는 연구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불가마 불빛처럼 붉은빛이 노안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본 연구는 있다. 2026년 4월 국제 학술지(Annals of Medicine)에 실린 한 연구에서는 노안으로 떨어진 눈의 초점 조절 능력이 저강도 적색광을 통해 개선될 수 있는지 살펴봤다.

홍콩이공대 연구팀은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41~62세 노안 성인 66명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눠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은 레이저 기기를 이용해 파장 650나노미터(nm)의 저강도 적색광을 한 번에 3분씩, 하루 두 번, 한 달 동안 눈에 조사했고, 다른 그룹은 출력을 10%로 낮춘 가짜 기기를 사용했다. 그 결과 31일째 적색광 그룹의 양안 조절력은 가짜 기기 그룹보다 1.09D 더 높았다. 눈 피로 점수와 근거리 활동 불편 점수도 각각 1.75점, 8.07점 낮았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를 불가마 불빛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연구에서 효과가 나타난 것은 650nm 파장의 저강도 적색광을 레이저 기기로 한 번에 3분씩, 하루 두 번, 한 달간 일정하게 쪼였을 때였다. 파장과 세기, 조사 시간이 모두 통제된 조건이었던 셈이다. 반면 불가마 불빛은 파장 구성과 밝기가 일정하지 않고, 눈과의 거리나 바라보는 시간도 사람마다 다르다. 이와 관련해 오영삼 원장은 "최근 연구에서 저강도 적색광을 이용해 노안의 조절력을 일시적으로 개선했지만, 불가마 불빛이나 적외선은 이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불은 적외선 내뿜는 열원… "강한 빛·열, 눈에 직접 노출은 피하는 게 안전"
오히려 불가마의 불빛을 직접 바라보는 행동은 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오영삼 원장은 "강한 빛과 열에 눈을 직접 노출하는 것은 피하는 게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불에서 나오는 적외선이 눈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국제비전리방사선방호위원회(ICNIRP)에 따르면 적외선은 빨간색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780nm~1mm의 전자기파로, 이 가운데 3㎛~1mm 대역을 원적외선이라고 한다. 적외선을 내뿜는 대표적인 자연 열원으로는 태양과 불이 있다. ICNIRP는 각막, 홍채, 수정체, 망막 등 눈의 조직이 열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매우 뜨거운 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수정체 단백질이 변성돼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백내장이 생길 수 있다. 고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유리·철강 작업자에게서 이런 백내장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는 직업적으로 장기간 노출된 경우의 사례다. 불가마 불빛을 잠깐 바라보는 정도가 백내장을 일으킨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래도 강한 빛과 열이 눈 조직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직접 바라보는 습관은 들이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노안 의심되면 안과 검사부터… 갑자기 흐리거나 겹쳐 보이면 진료받아야
불가마 불빛처럼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방법에 기대기보다, 노안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검사를 먼저 받아보는 편이 좋다. 오영삼 원장은 노안이 의심될 때 가장 먼저 안과를 찾아 진료받을 것을 권했다. 휴대전화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멀리 떨어뜨려야 선명하게 보이는 등 노안 증상을 처음 느꼈다면 한 번쯤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다만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노안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오 원장은 "갑작스러운 시야 흐림, 시력 저하, 물체가 2개로 보이는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반드시 안과에 가야 한다"며 "노안처럼 보여도 다른 원인이 함께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물체가 둘로 보이는 복시와 함께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하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졸중 등 신경계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노안으로 진단되면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등을 이용해 불편을 줄일 수 있다. 돋보기안경과 이중초점·다초점 안경, 콘택트렌즈 등이 대표적인 교정 방법이다. 경우에 따라 엑시머레이저나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 같은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다만 수술은 개인의 눈 상태와 기대 효과,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문의와 상의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

생활 속에서는 책을 읽을 때 주변을 밝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주변이 밝아지면 동공이 작아지면서 초점이 맞는 거리의 폭인 초점심도가 넓어져 초기 노안에서 가까운 곳을 볼 때 느끼는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진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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