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묵 “골고루 다 해야죠”…자본 키운 하나증권, 전방위 확장 채비
WM·IB·발행어음 등 고른 성장 추진…추가 자본 확충은 중장기 과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가 WM(자산관리)과 IB(기업금융), 글로벌 등 주요 사업을 고르게 키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늘어난 재무 여력을 사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주재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자본 확충을 바탕으로 향후 WM이나 글로벌 등 어느 사업에 힘을 실을 계획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골고루 다 해야죠"라고 답했다.
잇따른 자본성 조달로 확보한 여력을 발행어음과 WM·IB·글로벌 등 주요 사업의 성장 기반을 넓히는 데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자기자본 기반을 보강하고 향후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재무적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이라며 "퇴직연금과 신규 MTS 등 여러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는 만큼 특정 사업에 자본을 집중하기보다 주요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3억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금리는 연 6.5%로, 최초 제시금리(IPG)인 연 6.8%보다 0.3%포인트(30bp) 낮아졌다. 전 세계 120여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한 수요예측에는 발행액의 약 5.7배인 17억달러의 주문이 들어왔다.
만기는 30년이며 발행사가 5년 뒤 조기상환할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붙였다. 지역별 투자자 비중은 아시아 86%, 유럽 14%였다. 국내 증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하나증권의 자본 확충은 국내외 시장에서 잇따라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공모 2700억원과 사모 2300억원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국내에서 발행했다. 이번 외화 발행액 3억달러는 약 4000억원대로, 이를 더하면 올해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자본성 조달 규모는 9000억원을 넘어선다.
지난 6월 국내 발행분이 반영된 상반기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6조7172억원이다. 여기에 이번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분이 자본으로 반영되면 자기자본 규모는 7조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늘어난 자본은 하나증권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 다각화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가 언급한 주요 사업의 고른 성장은 연초 제시한 경영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강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WM과 IB, S&T(세일즈앤트레이딩) 등 주요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함께 높이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WM에서는 패밀리오피스 중심의 채널 혁신과 인공지능(AI) 기반 초개인화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과제로 내세웠다. IB에서는 모험자본 공급과 비유동자산 관리 역량을 높여 그룹 'ONE IB'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S&T에서는 파생결합증권 경쟁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요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증권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53억원으로 190.6% 늘었다.
WM 부문에서는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수료와 금융상품 판매 수익이 늘었다. IB 부문도 인수금융과 부동산 부문에서 우량 딜 중심의 영업을 이어가며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했다. S&T 부문 역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자산배분을 통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시장에서는 하나증권의 다음 자본 확충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발행으로 자기자본이 7조원대에 진입하면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투사에 허용되는 종합투자계좌(IMA)와의 외형상 격차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시장에 진입한 하나증권은 발행어음을 통해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자기자본이 늘어날수록 기업금융 등 사업 확대에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조달 여력도 커지는 구조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현시점에서는 이번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가장 최근의 자본 확충 사례로, 추가적인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나 증자와 관련해 현재 확인된 계획은 없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자본 확충에 대해 계속 고민해 나갈 예정이며, 이번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이런 흐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의 향후 자본 확충 방향에는 100% 지분을 보유한 하나금융지주의 자본 배분 전략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자본 확충은 증권사만의 기조라기보다 지주 차원의 자본 전략과 함께 봐야 하는 사안"이라며 "증자 여부도 지주 차원의 결정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나증권에 대한 추가 출자 가능성과 관련해 "올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안은 현재 없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추가 증자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하나증권이 중장기적인 자본 확충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향후 증권 부문의 성장 전략과 그룹 내 자본 배분 우선순위가 추가 확충의 시기와 규모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