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억달러 텍사스 발전사업 추진…美 원전 8기에 1200억달러 투자

강승구 2026. 10. 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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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223억달러 가스발전 추진…2032년 전체 가동
美 원전 8기에 1200억달러 배정…APR1400 2기 포함
알래스카 LNG는 상업성·국내법 요건 따져 투자 검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미투자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산업부

한국과 미국이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합의의 첫 사업으로 223억달러짜리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 미국 대형원전 8기 건설에는 1200억달러를 배정하고,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은 상업성을 따져 투자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 정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공동 발표했다. 지난해 7월 타결한 한미 무역 합의와 11월 체결한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후속 조치다.

첫 사업인 '프로젝트 스타'는 텍사스주 엔시날에 6472MW급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투자비는 약 223억달러다. 생산한 전력은 인접한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한다. 2029년 1단계 운전을 시작해 2032년 전체 설비를 가동할 예정이다.

사업은 미국 부동산 개발업체 리레이티드와 전력회사 넥스트에라에너지가 주도한다. 리레이티드는 데이터센터 개발과 전력 수요처 확보를 맡고, 넥스트에라는 발전소 개발과 운영을 담당한다. 텍사스 지역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루이스에너지그룹은 부지와 가스, 용수 등 발전소 운영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제공한다.

한국 기업은 발전 기자재 공급부터 설계·시공, 장기 운영·정비까지 사업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양국은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으며, 미국은 향후 유사한 발전사업에서도 한국산 터빈 등 기자재를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의 수익구조는 데이터센터와 장기 전력공급계약(PPA)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발전소가 생산한 전력은 외부 전력시장에 판매하지 않고 인접한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한다. 전력 구매자인 데이터센터는 실제 발전량에 따라 요금을 내는 대신 약정한 발전용량을 기준으로 매달 고정요금을 지급한다.

연료비와 용수비, 폐기물 처리비 등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동비도 수요처가 부담한다. 이른바 '톨링(Tolling)' 방식으로, 발전사업자는 연료가격이나 발전량 변화에 따른 수익 변동을 줄일 수 있다. 산업부는 2027년 PPA 체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전 UAE 바라카 원전 / 사진 제공=한전

아울러 미국 대형원전 8기를 짓는 '프로젝트 파워'는 대미 전략투자 자금 가운데 1200억달러가 투입된다. 한국형 원전 APR1400 2기와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6기가 대상이다. 전체 투자액 가운데 1000억달러는 건설비, 200억달러는 공사비 증가 등에 대비한 예비비로 잡았다. 예비비를 모두 사용하지 않더라도 200억달러 전액을 투자액으로 인정한다. 반대로 사업비가 예상보다 늘어 예비비를 초과하더라도 한국이 추가 부담하지 않는 구조다.

원전 건설에 필요한 핵심 기자재를 먼저 확보하기 위한 자금도 투입한다. 미국이 요청하면 한국은 관련 국내법 절차를 거쳐 올해 말까지 100억달러를 송금하기로 했다. 이 자금은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 등 제작에 수년이 걸리는 장주기 품목을 미리 발주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건설 순서도 정해졌다. 먼저 AP1000 2기를 짓고, 다음 단계에서 APR1400 2기와 AP1000 2기를 함께 추진한다. 이후 AP1000 2기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첫 번째 단계와 두 번째 단계의 설계·조달·시공(EPC) 계약 시차를 6개월 이내로 줄이기 위해 양측이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합의로 APR1400의 미국 진출 길이 열렸다. 기존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합의에서는 미국에서 APR1400을 건설하기 어려웠지만, 이번 대미 투자자금을 활용하는 사업에 한해 APR1400 2기를 짓도록 예외를 두기로 했다. 다만 기술 사용료와 용역, 핵연료 공급 등 사업 참여 조건은 기업 간 협의를 거쳐 추후 정한다.

한국 기업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도 추진한다. 한국 기업이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형태로 인수하는 방안이 담겼다. 구체적인 참여 기업과 지분율 등은 향후 협상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원전 8기가 곧바로 착공 단계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건설 부지와 일정, 상업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양국은 이들 조건이 정해지는 대로 각 원전 사업을 별도로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미투자와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제공=산업부

알래스카 LNG 사업은 엔시날·원전 사업과 달리 투자를 확정하지 않고 검토에 착수하는 단계다. 양국은 전략적 투자 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법상 요건 충족을 전제로 사업을 검토하기로 했다.

알래스카 LNG는 북부 유·가스전에서 남부 앵커리지와 니키스키까지 약 1300㎞의 가스관을 건설해 LNG를 수출하는 사업이다. 2029년까지 앵커리지에 연간 약 230만톤의 가스를 공급하고, 니키스키에 액화설비를 지어 2032년부터 LNG를 수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미국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한국 기자재·공급업체의 참여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가능한 범위에서 경제성이 확보되는 가격으로 LNG 구매계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보장하고, 한국에 알래스카 LNG의 우선 접근권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강승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