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리기판 선점에도…중국, 규모로 '승부수'

설동협 기자 2026. 10. 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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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솔릭스 1.2만㎡ vs WG테크 10만㎡…나란히 고객사 검증
中 18개 이상 상장사 가세…양산 안정화 땐 가격 경쟁 위협

AI 반도체의 차세대 핵심 소재로 꼽히는 유리기판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일찌감치 전용 공장을 구축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 가운데 중국은 대규모 생산라인과 자국 공급망을 앞세워 양산 경쟁에 뛰어들었다.

3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중국 유리기판 대표주자 중 하나인 WG테크는 자회사 후베이 통거웨이를 통해 연간 10만㎡ 규모의 TGV(글라스관통전극)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현재 일부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해 품질 검증을 진행 중이다.

WG테크는 AI 연산칩과 데이터센터용 1.6Tbps 광모듈, 공동패키지광학(CPO) 등을 주요 시장으로 겨냥하고 있다. 향후 총 12억1600만위안(약 25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연간 100만㎡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업체에서는 SKC 자회사 앱솔릭스가 한발 앞서 시장 선점에 나선 상태다. 앱솔릭스는 미국 조지아주에 유리기판 전용 공장을 구축하고 연간 약 1만2000㎡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현재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신뢰성 평가 등 양산을 위한 품질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아직 본격적인 대량 양산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제품을 생산해 고객사 퀄테스트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단계다.

눈에 띄는 차이는 '규모'다. WG테크가 구축한 연간 생산능력은 앱솔릭스 1단계 라인의 8배가 넘는다. 대규모 생산라인은 향후 수율이 안정화되고 가동률이 올라갈 경우 고정비를 분산해 제품당 원가를 낮추는 데 유리하다. 중국 업체들이 대규모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가격을 낮출 경우 한국 업체들이 선점한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 압력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WG테크가 계획대로 생산능력을 연간 100만㎡까지 늘릴 경우 규모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 반면 앱솔릭스는 현재 1단계 라인의 수율과 고객사 인증에 집중하고 있으며, 대규모 양산을 위한 추가 증설 시점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

최근 중국의 유리기판 투자는 WG테크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앞서 TGV 기반 유리 코어 기판을 공개했다. 이미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고객사와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1년 안에 양산라인 투자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 생산능력만으로 한중 업체의 경쟁력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유리기판은 대면적 생산 과정에서 수율과 균일도,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인 만큼 실제 양산 경쟁력은 고객사 인증과 대량 생산 이후 판가름 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리기판은 결국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율을 확보해 대량 생산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대규모 설비를 바탕으로 수율까지 끌어올릴 경우 원가와 가격 경쟁 측면에서 국내 업체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설동협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