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할 시간 없다?… 1분만 숨차게 움직여도 효과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2026. 10. 1.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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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강도 운동 오래 하는 것보다 짧은 고강도 운동이 더 효과적

아침 7시 집을 나와 출근하고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한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저녁 8시다.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세요”라는 말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문제는 시간이다. 많은 직장인이 이렇게 생각할 터이다.

그런데 최근 운동의학 연구들은 이런 사람들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짧더라도 하루 중 몇 차례 몸이 숨찰 정도로 강하게 움직여보라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빠르게 올라가고, 출근길 오르막에서는 속도를 높이고, 점심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올 때 1분이라도 빠르게 걷는 식이다.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에 최근 발표된 연구는 그 이유를 분자 수준에서 보여줬다. 연구진은 젊고 건강한 남성 19명을 대상으로 90분 동안 중간 강도로 자전거를 탄 그룹과 4분 간격으로 30초씩 여섯 번(총 3분) 전력으로 자전거를 밟은 그룹으로 나눠서, 운동 후 혈액 속 단백질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진이 측정한 2884개 혈장 단백질 가운데 30초 고강도 운동 그룹은 714개가 상승 변화를 보였다. 성장호르몬을 비롯해 혈관 기능과 조직 재형성, 지방 대사 등에 관련된 물질들이 한꺼번에 움직였다. 반면 90분 중강도 운동 그룹에서는 유의하게 변한 단백질이 7개에 불과했다.

운동을 시작하면 근육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심장은 더 많은 피를 보내고, 폐는 산소 공급을 늘린다. 간은 에너지를 공급하고 지방조직에서는 지방산을 내보낸다. 혈관은 혈류 변화에 반응한다. 이 장기들은 운동하면서 혈액으로 쏟아지는 단백질과 대사물질을 통해 신호를 교환한다.

운동을 시작하는 순간 몸 안에서 단체 채팅방이 열리어 “근육이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다.” “지방을 공급하라.” “혈류를 늘려라.” “포도당을 더 가져와라.” “혈관을 확장하라.” 식으로 근육과 지방, 간, 혈관, 뇌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다. 짧더라도 강한 운동이 온몸의 장기를 동시에 깨우는 자극이 된다.

고강도 운동은 세포 입장에서 에너지 비상사태다. 발전량 확보를 위해 근육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가 자극된다. 혈당도 빠르게 소비된다. 전력 질주나 빠른 계단 오르기를 하면 근육이 혈액 속 포도당을 적극적으로 끌어다 쓰고,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강한 운동이 끝났다고 몸은 즉시 평상시로 돌아가지 않는다. 심박수와 호흡, 체온을 정상화하고 소모한 에너지를 보충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산소와 에너지를 소비한다. 운동 후에도 한동안 운동 효과가 이어지는 것이다. 이를 운동 후 초과 산소 소비 현상이라고 하는데 고강도 운동 시 흔히 발생한다.

일반인이 매일 전력 질주를 하며 살 수는 없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일상생활 속 간헐적 고강도 신체 활동’이다. 출근이 늦어 버스를 잡으려고 뛰는 것, 지하철 계단을 빠르게 올라가는 것, 언덕길을 힘차게 걷는 것처럼 일상에서 1~2분 숨이 찰 정도로 움직이는 것으로 고강도 신체 활동을 하자는 의미다.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여가 시간에 별도로 운동하지 않는 성인 2만5241명에게 웨어러블 기기로 채우고 이들의 일상 속 움직임을 약 7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약 62세였다.

조사 결과, ‘일상생활 속 간헐적 고강도 신체 활동’이 하루 평균 4.4분인 사람은 이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전체 사망 위험이 26~30%, 심혈관 사망 위험이 32~34% 낮게 나타났다. 몸은 일상 속 짧은 강한 움직임을 운동으로 알아본다는 얘기다.

신체 활동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 규칙적으로 걷고, 자전거를 타고, 근력 운동을 하되, 그 운동 속에 건강 상태에 맞는 짧은 고강도 구간을 섞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몇 층 정도 계단을 빠르게 올라가고, 산보를 할 때도 1~2분은 빠르게 걷는 것을 권장한다. 운동 시간을 따로 확보하지 못했어도 곳곳에 ‘숨찬 순간’을 심어 놓으라는 얘기다. 다만 고혈압·당뇨병·관상동맥 질환이 있거나 운동할 때 흉통, 심한 호흡곤란, 어지럼증 등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이제 운동의 단위를 ‘30분’이나 ‘1시간’에서 30초, 1분, 계단 몇 층으로 바꾸자. “오늘 몇 번이나 숨차게 움직였는가”가 운동 기준이다. 시간이 없다면, 짧게라도 강하게 움직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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