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디파이 급랭···기관자금은 온체인으로

전시현 기자 2026. 9. 3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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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란 해머(Ran Hammer) 오브스(Orbs) 최고경영자(CEO)는 30일 KBW 2026에서 'DeFi is Dead. Long live On-Chain Finance'를 주제로 연단에 올랐다.

해머 CEO는 이 같은 변화를 기관의 온체인 진입과 연결했다.

해머 CEO는 이를 온체인 금융이 풀어야 할 다음 과제로 제시했다.

해머 CEO는 "전문·기관 자금이 온체인에서 직접 거래하도록 만드는 일이 여전히 가장 큰 과제"라며 "한국을 찾은 이유 중 하나도 이런 기관 거래 흐름을 실제 온체인 시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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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거래 급감에도 DEX 점유율 24.1% 사상 최고
스테이블코인 3110억달러···결제·정산 중심으로 재편
란 해머(Ran Hammer) 오브스 CEO가 장외거래(OTC), 중앙화 거래소(CeFi), 온체인 금융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있다. /전시현 기자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란 해머(Ran Hammer) 오브스(Orbs) 최고경영자(CEO)는 30일 KBW 2026에서 'DeFi is Dead. Long live On-Chain Finance'를 주제로 연단에 올랐다. 2017년 오브스에 합류한 해머 CEO는 사업과 제품·전략을 맡아왔고 이달 CEO로 선임됐다. 오브스는 온체인 금융 거래 인프라를 개발하는 탈중앙화 레이어3 네트워크다. 

해머 CEO는 이날 디파이 시장의 중심축이 개인투자자에서 기관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논쟁이 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디파이가 실제로 죽었다는 뜻은 아니다"며 "보다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진화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일부가 되고 있다는 점을 말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디파이 서머' 당시 개인들이 메타마스크와 같은 지갑을 직접 만들어 프로토콜을 이용했던 구조와 달리 지금은 시장 참여자와 이용 방식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란 해머(Ran Hammer) 오브스 CEO가 30일 KBW 2026에서 공개한 DeFi 총예치자산(TVL) 추이. 디파이 TVL은 2021년 11월 1775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25년 10월 1711억달러까지 회복했지만 올해 7월 679억달러로 9개월 만에 60% 감소했다. 이달 6일 기준 882억달러로 반등했지만 고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오브스

▲ 개인 떠난 디파이···DEX 점유율은 최고치

변화는 자금 흐름에서 먼저 드러났다. 디파이라마 자료를 인용한 해머 CEO에 따르면 디파이 총예치자산(TVL)은 2021년 11월 1775억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2025년 10월 1711억달러까지 회복했지만 올해 7월 679억달러로 줄었다. 9개월 만에 60% 감소한 것이다. 이달 6일에는 882억달러까지 반등했지만 고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시장 분위기가 크게 꺾인 시점은 지난해 10월이다. 지난해 10월 10일 하루 동안 약 194억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고 약 160만명의 거래자가 영향을 받았다. 이후 디파이 TVL은 60% 감소했다. 밈코인 시가총액은 2024년 11월 1350억달러에서 올해 6월 245억달러로 82% 줄었고, 펌프펀의 하루 수익도 지난해 초 480만달러에서 올해 6월 약 80만달러로 83% 감소했다.  

여러 탈중앙화거래소의 가격과 유동성을 비교해 최적의 거래 경로를 찾아주는 DEX 통합거래 서비스도 개인 거래 감소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월 거래액은 지난해 1월 2640억달러에서 올해 5월 520억달러로 80% 축소됐다. 다만 전체 현물거래에서 DEX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월 17%에서 11월 21.2%, 올해 7월 24.1%로 올라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시장 전체 거래량은 줄었지만 남아 있는 온체인 거래의 성격이 기관과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6월 등록 가상자산 투자자 1120만명 가운데 최근 한 달간 실제 거래에 나선 투자자는 5명 중 1명 수준이었다. 지난해 1월에는 3명 중 1명꼴이었다. 국내 거래소 고객 보유자산은 126조원에서 57조원으로 55% 줄었고 예치금도 5조2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해머 CEO는 한국 시장에 대해 "가상자산 거래량이 크게 줄었고 일부 투자자는 주식시장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란 해머(Ran Hammer) 오브스 CEO가 KBW 2026에서 공개한 온체인 금융시장 현황.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토큰화 실물자산(RWA), 기관 결제망 등으로 온체인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브스 

▲ 스테이블코인 3110억달러···'달러'가 온체인 견인

개인 거래가 식은 것과 달리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 9월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은 3110억달러로 지난해 10월보다 3% 늘었다. 같은 기간 디파이 TVL이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테더(USDT) 공급량은 1830억달러, USD코인(USDC)은 750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봇 거래를 제외한 스테이블코인 거래액은 1조7900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최근 12개월 누적 거래액은 10조2000억달러로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돈을 버는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30일간 추적된 가상자산 수수료 가운데 테더·서클·팍소스 등 스테이블코인 발행 3개사의 비중은 35%에 달했다. DEX와 대출, 무기한 선물 프로토콜을 합친 규모보다 컸다. 토큰화 실물자산(RWA)은 380억달러로 늘었고 이 가운데 미국 국채 기반 자산이 160억달러를 차지했다. JP모건의 블록체인 결제망 키넥시스는 출범 이후 누적 결제액이 4조달러를 넘어섰으며 하루 처리 규모도 70억달러 이상으로 제시됐다.  

해머 CEO는 이 같은 변화를 기관의 온체인 진입과 연결했다. 그는 "기관들이 온체인에서 가장 먼저 채택하는 것은 달러, 즉 스테이블코인"이라며 "결제와 송금, 스테이블코인 사용, 자산 토큰화처럼 전통 금융과 가까운 활동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역시 스마트계약과 직접 거래하기보다 금융회사와 지갑, 거래 플랫폼을 통해 온체인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 OTC에 남은 기관 자금···온체인 거래 인프라가 숙제

기관 자금이 온체인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대형 거래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장외거래(OTC)와 중앙화거래소에 머물러 있다. 해머 CEO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윈터뮤트 현물 OTC 거래에서 기관이 차지한 비중은 72%로 1년 전 59%보다 높아졌다.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가격과 스프레드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OTC 시장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은 구조다.  

해머 CEO는 이를 온체인 금융이 풀어야 할 다음 과제로 제시했다. 온체인 거래는 △자가수탁 △24시간 원자적 결제 △공개된 거래 기록 △스테이블코인·RWA·담보자산과의 결합이 가능하지만 기관이 요구하는 운용 체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가격과 수탁, 결제, 감사 가능성, 결합성 측면에서 거래는 온체인에서 이뤄지는 것이 유리하지만 기관들은 여전히 OTC와 중앙화금융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기관을 끌어들이려면 기존 금융회사 수준의 거래 통제가 필요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파이어블록스·코퍼·비트고 등 수탁 인프라와의 연결 △거래 한도와 승인 절차 △대형 주문을 위한 RFQ △최선집행 증명 △서비스 수준 협약(SLA) △제재 심사와 트래블룰 등이 대표적이다. 거래 상대방을 확인해야 하는 금융회사 특성상 허가형 유동성 풀과 거래 정보 공개 범위를 조절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 기술도 과제로 거론됐다.  

오브스는 이 시장을 겨냥해 DEX와 전문 마켓메이커 유동성을 결합한 '리퀴디티 허브', TWAP·지정가·손절·익절 주문을 지원하는 'dSPOT', 온체인 무기한 선물 인프라 '퍼페추얼 허브 울트라'를 운영하고 있다. SDK·API와 화이트라벨 방식으로 거래소와 지갑, 기관 시스템에 연결하는 구조다. 현재 오브스의 온체인 누적 거래액은 3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30개 이상 거래 플랫폼과 10개 이상 체인에 인프라를 공급하고 있다.  

해머 CEO는 "전문·기관 자금이 온체인에서 직접 거래하도록 만드는 일이 여전히 가장 큰 과제"라며 "한국을 찾은 이유 중 하나도 이런 기관 거래 흐름을 실제 온체인 시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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