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학생이냐 수감자냐”…프랑스 전역 ‘학교 봉쇄 시위’

박채연 기자 2026. 9. 3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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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수업·과밀 학급 등에 항의
폭력 사태까지 터져…440명 체포
교사들도 ‘예산안 삭감 반대’ 파업
들불처럼 번진 10대들의 분노 29일(현지시간) 프랑스 릴의 세자르 바조 중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 거부·봉쇄 시위를 벌이며 쓰레기통과 자전거를 불태우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10대 청소년들이 교사 부족과 과밀 학급, 장시간 수업 등에 항의하며 전국적인 학교 봉쇄 시위에 나섰다. 시위 과정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하고 학생들과 경찰이 대치하면서 440명이 체포됐다.

로랑 뉘녜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현지 매체 BFMTV에서 프랑스 전역의 고등학교 주변에서 벌어진 시위와 학교 봉쇄로 “440명이 체포됐고 이들 중 3분의 2가 경찰에 구금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체포된 440명 중 상당수가 미성년자로, 이들은 재물 손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받는다.

프랑스 교육부에 따르면 프랑스 전역의 약 3700개 학교 중 416개 학교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이날 저녁에도 338개 학교에서 항의 움직임이 이어졌으며 이 중 45개 학교가 여전히 봉쇄된 상태다.

이번 시위는 지난주 파리 인근 일드프랑스 지역에서 시작해 지난 28일 전국으로 확대됐다. 학생들은 교사와 교육 인력 부족을 비롯해 한 학급에 32~35명에 달하는 과밀 학급, 지나치게 긴 학습 시간, 최근 이어진 폭염으로 교실이 심각하게 더워지는 등 열악한 교육 여건과 학교 시설에 불만을 제기했다. 파리의 한 학교 앞에 모인 80여명의 학생들은 “오전 8시~오후 6시, 우리는 학생인가 수감자인가” “잠자는 시간보다 수업 시간이 더 많다” 등의 피켓을 들었다.

시위 과정에서 폭력 사태도 불거졌다. 이날 북부 지역 릴에서는 학생들이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돌과 병 등을 경찰에 던졌다. 이에 경찰은 최루탄과 곤봉으로 대응했다. 낭트·리옹·보르도·렌·마르세유 등에서도 학생들과 경찰 간 충돌이 발생해 학생과 교직원 31명이 부상했고 경찰 48명이 다쳤다.

랴드 라니 프랑스 고등학교노조(USL) 회장은 프랑스 고교 전체를 봉쇄할 것을 촉구하면서 “평화적인 시위를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고등학교 주변의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비례적인 무력 사용을 지시한 것은 매우 부당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소피 비네 프랑스 노동총연맹(CGT) 사무총장은 “정부가 책상, 의자, 그리고 교사를 요구하는 고등학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경찰 투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시위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극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를 이끄는 장뤼크 멜랑숑은 “르코르뉘 정부는 강경 진압을 명령했다”며 “이러한 폭력은 무책임하며 명백한 인종차별적 의도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고등학교 주변에서 폭죽 발사, 화재, 폭력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학생과 교직원, 경찰을 위험에 빠뜨리는 어떤 행동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LFI 소속 정치인들이 시위를 확대하자고 촉구하고 있는데, 이는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학교 봉쇄 시위에 더해 이날 프랑스 노조들도 공공 지출 삭감을 포함한 정부의 예산안에 항의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전국적으로 교사의 약 10%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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