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스토리]원일 ACC 엑스뮤직페스티벌 예술감독 "엑스(X)는 단순 축제 아닌 시대의 교차점"

박정석 기자 2026. 9. 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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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뮤직’ 벗어던지고 ‘X’로 리브랜딩
빅네임 라인업 속 ‘실험적 콜라보’ 준비
임기 3년 마침표…"글로벌 교류 확대 과제"
원일 ACC 엑스뮤직페스티벌 예술감독.

"기획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결국 '이곳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무대'입니다. 단순한 대중성의 나열을 넘어, 태어나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원초적인 소리와 한국 음악의 최전선을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10월 1일 개막하는 '2026 ACC 엑스뮤직페스티벌'의 지휘봉을 잡은 원일 예술감독은 피리·태평소 연주자이자 작곡가, 무용 연출가를 거쳐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등을 역임한 한국 음악계의 대표적인 '경계 파괴자'이자 실험적 거장이다.

전통이라는 단단한 뿌리 위에 현대적 음색과 타 장르의 접목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고정관념을 깨뜨려 온 그의 궤적은 장르의 담장을 무너뜨리는 엑스뮤직페스티벌의 '연결과 확장(X)'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지난 2024년 예술감독으로 위촉돼 올해로 3년 차 임기를 맞이한 그는 17년 역사를 지닌 기존의 '월드뮤직페스티벌'을 '엑스(X) 뮤직페스티벌'로 탈바꿈시키는 리브랜딩 작업을 주도했다.

원 감독은 "BTS가 로컬 중심의 시각이 담긴 '아시아 뮤직 어워드'라는 명칭에 거부감을 느꼈듯, '월드뮤직'이라는 표현 역시 다소 낡은 인식이 있었다"며 "과거와 미래, 장르와 장르가 자연스럽게 융합되고 결합되는 이 시대의 흐름을 가장 잘 직관적으로 담아낸 이름이 바로 엑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올해 페스티벌은 그가 쌓아온 음악적 자산과 넓은 예술적 네트워크가 집약돼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무진, 선우정아, 10CM, 강산에 등 대중성을 갖춘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빅도어 스테이지를 채운다. 원 감독은 "시민들과 호흡할 수 있는 대중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예술감독으로서 축제의 독창성을 증명할 실험적인 무대를 절묘하게 배치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꼽은 올해의 대표 아티스트는 키라라(KIRARA)다. 소수자 정신과 시대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키라라는 최근 일본 후지록 페스티벌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전자음악가다. 개막 무대에서는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수상자인 정은영 작가와의 협업으로 장애인 풍물단 등 소수자들의 신명을 미디어아트와 전자음악으로 담아낸다. 원 감독은 "소수자들의 삶에 돋보기를 대고 다양성을 포용하는 이번 개막작이야말로 광주의 정신과 연결된다"고 부연했다.

또한 전통의 현대화를 이끌어온 그의 경험을 살려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과의 협업을 이끌어냈으며, 그래미 어워드 수상에 빛나는 타악 그룹 '소 퍼커션(So Percussion)'과 아제르바이잔의 전통 음악 '무감 앙상블', 호주의 '디스럽션' 등 세계 최정상급 무대도 준비했다. 국내 아티스트 중 해외 진출 1순위로 '튜나에(Tunae)'와 '추다혜차지스', '상자루'를 꼽은 그는 이번 축제에서 현대 댄스 컴퍼니 '뭄플레이'와의 독점 콜라보레이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올해로 3년의 위촉 임기를 마무리하는 원 감독은 축제의 미래와 지속성에 대한 진솔한 고민도 털어놓았다. 관객 수와 티켓 매출 면에서 괄목할 성장을 이뤄냈지만, 참신한 큐레이션과 해외 글로벌 페스티벌들과의 긴밀한 교류 링크 구축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끝으로 원 감독은 "대중적 흥행이라는 무게추를 유지하면서도 엑스뮤직페스티벌만의 차별성을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림수를 던져왔다"며 "광주라는 도시가 가진 포용성 위에서 관객들이 새로운 소리에 귀를 열고 음악적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박정석 기자 p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