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대하철 인기 '생새우회' 주의보… 비브리오균, 초장·와사비로 막을 수 없다

김수연 기자 2026. 9. 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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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는 보통 9월부터 11월까지를 제철로 꼽는다.

임재형 교수는 "살아 있는 새우도 비브리오균을 지닐 수 있다"며 "생새우를 먹었을 때는 장염비브리오균(Vibrio parahaemolyticus)에 의한 감염이 우선이지만, 드물게 비브리오패혈증균(Vibrio vulnificus) 감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익히지 않은 새우는 비브리오균 감염 경로가 될 수 있으며, 초장·와사비나 얼음물, 소주·레몬즙으로는 이미 있는 균을 없앨 수 없다. 새우를 손질하다 찔린 작은 상처도 비브리오패혈증균의 감염 통로가 될 수 있어 즉시 씻고 소독해야 하며, 이후 통증·붓기·물집·발열 등이 빠르게 나타나면 곧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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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철에 즐기는 '생새우회'는 비브리오균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출처: ChatGPT 생성

새우는 보통 9월부터 11월까지를 제철로 꼽는다. 가을 대하철을 맞아 새우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 가운데, 최근 SNS에서는 살아 있는 새우를 익히지 않고 그 자리에서 손질해 먹는 '생새우회'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반인은 물론 인플루언서와 먹방 유튜버까지 생새우회를 먹는 영상을 잇달아 올리며, 갓 손질한 새우의 탱글한 식감과 싱싱함에 끌려 생새우회를 직접 찾아 즐기는 이들도 늘고있다. 

문제는 새우 제철 시기인 지금이,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집중되는 시기와 겹친다는 점이다. 비브리오패혈증은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8~10월에 환자가 집중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까지 발생한 환자 19명 중 8명이 숨졌다. 올해도 9월 들어 전북에서만 3명이 확진돼 이 가운데 2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모두 간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어패류를 날로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감염내과 전문의 임재형 교수(인하대병원)의 도움말로 생새우회를 먹거나 손질할 때 주의해야 할 점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익히지 않은 새우, 비브리오균 감염 경로… 초장·와사비·얼음물로 살균 안 돼
생새우회는 살아 있는 새우를 즉석에서 손질해 익히지 않은 채 먹는 음식이다. 여기에 초장이나 와사비를 곁들이거나, 손질한 새우를 얼음물에 담가 탱글한 식감을 살려 먹는 방식도 흔히 쓰인다. 임재형 교수는 "살아 있는 새우도 비브리오균을 지닐 수 있다"며 "생새우를 먹었을 때는 장염비브리오균(Vibrio parahaemolyticus)에 의한 감염이 우선이지만, 드물게 비브리오패혈증균(Vibrio vulnificus) 감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두 균은 이름이 비슷하고 해산물·바닷물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자주 혼동된다. 장염비브리오균에 감염되면 주로 설사, 복통, 구토, 발열 같은 위장관 증상이 나타나며, 대개 짧은 기간 급성 장염을 앓고 지나간다. 다만 면역저하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드물게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임 교수는 "같은 균이 사람에 따라 장염이 되기도 하고 패혈증이 되기도 한다고 단순하게 볼 것이 아니라, 두 질환은 대표 원인균부터 서로 다르다"며 "둘 다 해산물·바닷물과 연관된 비브리오속 세균 감염이지만, 그중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는 간질환자 같은 고위험군에서 패혈증으로 번질 위험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생새우회에 곁들이는 양념이나 얼음물도 균을 없애 주지는 못한다. 임 교수는 "초장·와사비는 살균법이 아니며, 얼음물은 균의 증식을 늦출 수 있어도 이미 있는 균을 없애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손질 중 머리 뿔·꼬리 가시에 찔린 상처… 비브리오패혈증균 침투 통로 될 수 있어
생새우회를 집에서 즐기기 위해 살아 있는 새우를 직접 사서 손질하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새우의 머리 뿔이나 꼬리 가시에 손을 찔리기 쉬운데, 상처가 작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일이 많다. 임재형 교수는 "새우 머리 뿔이나 꼬리 가시에 찔린 상처가 비브리오균의 침투 경로가 될 수 있다"며 "이 경우에는 빠르게 진행하는 비브리오패혈증균의 상처 감염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우 가시뿐 아니라 피부에 난 작은 틈도 감염 경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바위 등에 긁혀 생긴 상처나 칼에 베인 자리, 무좀 탓에 갈라진 피부, 피부염이 생긴 부위처럼 피부가 손상된 곳이라면 어디든 균이 들어올 수 있다. 임 교수는 "새우에 찔렸다면 곧바로 비누와 깨끗한 흐르는 물로 씻고 상처를 소독해야 한다"며 "이후 통증·붓기·붉은 기운이 빠르게 심해지거나 물집, 발열·오한이 생기면 바로 응급실에 가서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간 질환·당뇨병 있다면… 혈류 감염·패혈증으로 번질 위험 커
비브리오패혈증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생길 수 있지만, 만성 간질환(간경변 포함), 알코올 의존, 당뇨병이 있거나 면역이 저하된 사람은 혈류 감염과 패혈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훨씬 크다. 이들에게서는 균이 혈액으로 들어가 혈압이 떨어지고, 피부에 수포가 생기거나 연조직이 괴사하는 감염으로 급속히 번질 수 있다. 

간 질환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균의 특성과 맞닿아 있다. 임재형 교수는 "간 질환이 있으면 세균을 막아내는 힘과 철 대사가 동시에 흔들린다"며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는 철을 잘 활용해 증식하는 균인데, 간경변이나 알코올성 간질환에서는 혈액 속에서 쓸 수 있는 철이 늘어나고 간이 세균을 제거하는 기능과 보체 같은 면역 단백을 만드는 능력도 떨어질 수 있어, 균이 혈액 안에서 빠르게 불어나 패혈증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환자나 면역저하자는 또 다른 이유로 취약하다. 임 교수는 "당뇨병이나 면역저하 상태에서는 호중구 기능과 말초 조직의 방어력이 약해져 피부·연조직 감염이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균 자체의 독소와 조직을 파고드는 힘까지 겹치면 혈압 저하와 수포성 피부병변, 괴사성 연조직감염은 물론 다발장기부전까지 빠르게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신 악화·다리 피부 병변 나타나면… 병원 도착 1시간 내 항생제 투여 목표
비브리오패혈증에 걸리면 발열과 오한에 더해 심한 쇠약감, 저혈압, 의식 저하 같은 전신염증 증상이나 쇼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에도 변화가 생기는데, 대개 다리에서부터 통증과 부종, 자반이 먼저 보이고 병이 진행되면 출혈성 수포까지 생길 수 있다. 

임재형 교수는 "가장 경계해야 할 신호는 온몸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는 것, 그리고 피부 병변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부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간경변, 당뇨, 장기 음주, 면역 저하 등 고위험군이라면 덜 익힌 어패류를 먹었거나 바닷물에 노출됐을 때 증상이 없어도 서둘러 진찰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비브리오패혈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대응이다. 임 교수는 "비브리오패혈증이 의심되면 그때부터 응급 상황으로 봐야 한다"며 "패혈증이나 쇼크 가능성이 있다면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서둘러 항생제를 써야 하며, 대개 병원에 도착한 뒤 1시간 이내 투여를 목표로 삼는다"고 강조했다.

빠르게 번지는 감염인 만큼 치료 역시 항생제 하나로 마무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서는 수술적 치료와 함께 집중적인 전신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임 교수는 "이 균은 피부와 연조직을 빠르게 파고들어 수포나 괴사성 병변, 괴사성 근막염을 일으킬 수 있어, 감염으로 조직이 넓은 범위에 걸쳐 망가졌다면 응급 수술로 괴사한 조직을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이 매우 광범위하게 퍼졌거나 조직 손상이 심하면 목숨을 지키기 위해 절단술을 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덧붙였다. 

임재형 교수|출처: 인하대학교병원

소주·레몬즙으로는 살균 안 돼… 85℃ 이상 충분히 익혀 먹어야
날 해산물을 먹을 때 소주를 곁들이거나 레몬즙·식초를 뿌리면 균이 사라진다는 속설도 여전히 퍼져 있다. 임재형 교수는 "소주 도수는 대개 16~20% 수준인데, 이 정도 알코올로는 해산물 표면이나 속살에 있는 세균을 단시간에 충분히 죽일 수 없다"며 "레몬즙이나 식초도 산성 환경을 만들어 일부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해산물 속 비브리오균을 완전히 없애거나 안전을 보장할 만큼의 살균력은 없다"고 말했다.

비브리오균을 막는 데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열이다. 임 교수는 "85℃ 이상에서 중심부까지 충분히 가열 조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입한 해산물은 즉시 냉장 보관하고, 칼·도마를 통한 교차오염도 차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만성 간질환 환자와 면역저하자는 생새우를 피하고,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익히지 않은 새우는 비브리오균 감염 경로가 될 수 있으며, 초장·와사비나 얼음물, 소주·레몬즙으로는 이미 있는 균을 없앨 수 없다. 새우를 손질하다 찔린 작은 상처도 비브리오패혈증균의 감염 통로가 될 수 있어 즉시 씻고 소독해야 하며, 이후 통증·붓기·물집·발열 등이 빠르게 나타나면 곧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만성 간질환자와 면역저하자는 생새우회를 피하고, 새우를 비롯한 어패류는 85℃ 이상에서 중심부까지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김수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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