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환경 개선해라"... 프랑스 고교생들은 왜 거리로 나섰나

신혜정 2026. 9. 3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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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없어서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독학해야 하는 게 말이 되나요?" "의자가 부족해서 반 학생 31명이 바닥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고요."

29일(현지시간) 프랑스24 방송이 파리 북부 외곽의 생드니 폴 엘뤼아르 고등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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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부족·시설 낙후에 전국 고교생 시위
"학생 과격 시위 진압해야" vs "정부 강경 진압 안 돼"
프랑스의 고등학생들이 29일 파리에서 학교 재정 충원을 요구하는 거리 시위를 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선생님이 없어서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독학해야 하는 게 말이 되나요?” “의자가 부족해서 반 학생 31명이 바닥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고요.”

29일(현지시간) 프랑스24 방송이 파리 북부 외곽의 생드니 폴 엘뤼아르 고등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의 목소리다. 폴 엘뤼아르 고교에서는 벌써 사흘째 학생들의 학교 봉쇄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학교를 점거한 학생들과 경찰 간 충돌에 이어 이날도 대치가 계속됐지만, 학생들은 확성기를 들고 끊임없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외치고 있었다.

지난주 프랑스의 수도권 지역인 일드프랑스에서 시작된 학생 시위는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21일 파리 남동쪽 크레테유의 생텍쥐페리 리세 고교에서 부족한 교사를 충원해달라는 시위가 시작된 이후 비슷한 문제를 겪는 다른 고등학교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이후 고등학생 노조(USL)가 이날 전국적인 봉쇄행동을 제안하면서 시위에 더욱 기름을 부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전국 400여 곳의 학교가 봉쇄되거나 수업에 차질을 겪었다.

학생들의 요구는 주로 “선생님이 없어서 공부를 못 하겠다”는 것이다. 졸업반인 모하메드(19)는 프랑스24에 “고교 마지막 학년에 7개월간 철학 선생님이 없었다”며 졸업시험인 바칼로레아 통과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학내 보건교사나 직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교 재정 부족에 대한 호소도 많다. 지난여름 폭염에도 냉방이 안 되는 교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공부해야 했다거나, 학교 화장실에 화장지나 비누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프랑스의 교원 수는 2017년 이후 매년 최대 3,000명씩 줄어들었다. 학생 수 감소에 따른 대응이지만, 학생들은 지난해부터 교사 부족 문제를 호소해왔다. 프랑스 교육 재정이 교원 연금 제도로 취약해진 것도 문제를 키웠다. 예산은 제자리인데 퇴직 교원을 위한 연금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노후한 학교 건물을 고치거나 교원 처우를 개선할 투자는 점점 줄어든 것이다. 이렇다 보니 교사에 대한 사회적 선호도도 낮아지면서 교원 채용시험에서 미달 사태도 빈번히 발생한다.

고교생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이 29일 프랑스 릴의 바기오 고등학교 옆 신호등을 무너뜨리고 있다. 릴=AP 연합뉴스

다만 학생들의 과격한 시위 방식은 문제가 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출입구를 봉쇄하고 점거하는 것을 넘어서 학교 인근의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건물이나 경찰을 향해 돌과 병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고등학교 인근에서 방화를 하거나 폭력을 사용하는 등 다른 학생이나 교직원, 경찰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강경 진압을 명령했다.

그러나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시위 참여 학생 중 약 400여 명이 구금됐다. 좌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시위하는 고교생은 무해하며, 정부의 강경 진압은 무책임하고 인종차별적인 의도”라고 맹비난했다. 28일에는 발두아즈 지역에서 경찰이 학생의 공격을 막기 위해 근거리에서 최루탄을 발사한 사건이 발생해 검찰이 대응 적절성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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