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에너지 위기 뚫은 최태원의 14년… 호주서 2600만톤 LNG 확보

강민성 2026. 9. 3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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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매입 당시만 해도 '미니 가스전'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다섯 차례에 걸친 평가정 시추 끝에 매장량을 3배가량 끌어올렸습니다. 그리고 올 7월, 지난 14년 동안 쏟아부은 집념은 우리가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접 개발해 국내로 들여오는 첫 '자체 공급'의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다윈 LNG터미널 공정 과정에 대해 "FPSO에서 이산화탄소와 기타 불순물, 수분을 1차로 제거한 천연가스는 중간 압력 공급 장치 하나 없이, 가스전 자체의 강력한 초기 압력만으로 380km에 달하는 해저 파이프라인을 타고 이곳 다윈터미널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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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사 가스전 거점 '다윈터미널'
연간 130만톤 LNG 물량 확보해
민간 첫 탐사~도입 풀 밸류체인
수급 안정성·글로벌 확장 뒷받침
선적을 완료한 프리즘 어질리티호가 다윈LNG터미널에서 출항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E&S 제공


"2012년 매입 당시만 해도 '미니 가스전'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다섯 차례에 걸친 평가정 시추 끝에 매장량을 3배가량 끌어올렸습니다. 그리고 올 7월, 지난 14년 동안 쏟아부은 집념은 우리가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접 개발해 국내로 들여오는 첫 '자체 공급'의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호주 북부 노던테리토리주의 주도(州都) 다윈. 한적한 대지와 맹그로브 숲길을 따라 들어선 다윈항 한편에 웅장한 규모의 대형 플랜트와 육중한 은빛 철제 구조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SK이노베이션 E&S가 직접 공급계약을 따낸 LNG 공급망 핵심 거점, '다윈 LNG터미널'이다. 다윈 LNG터미널은 다윈에서 북쪽으로 약 380km 떨어진 북부 해상 한가운데, 수심 200m가 넘는 바다 밑에 묻힌 '바로사 가스전'의 가스가 눈에 보이는 에너지로 탈바꿈하는 최종 거점이다.

29일(현지시간)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3km 지하에서 가스를 끌어올리기 위해 깊이 4km에 달하는 생산정을 총 6공 시추했다"며 "이 가스들은 수도꼭지 역할을 하는 집수·분배장치(매니폴드)와 해저배관(플로우라인)을 거쳐 바다 위에 떠 있는 축구장 3개 반 크기(길이 356m)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로 모인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E&S 다윈 LNG 플랜트 내 LNG 저장탱크와 액화플랜트. SK이노베이션 E&S 제공


SK이노베이션 E&S는 다윈 LNG터미널 지분 25%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 E&S가 확보한 LNG 물량은 연간 약 130만톤에 이른다.

국내 연간 총 LNG 도입량의 약 3%에 달하는 규모로, 향후 20년 동안 총 2600만톤에 이르는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했다. 이 프로젝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나설 만큼 그룹 차원에서 초기부터 많은 공을 들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년간 LNG 밸류체인 통합을 추진하며 업스트림(탐사·생산)부터 다운스트림(도입·판매)에 이르는 핵심 자산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왔다. 바로사 가스전은 다윈항 인근 LNG터미널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공해상에 위치해 있다.

SK이노베이션 E&S는 개발 초기였던 2012년부터 사업에 발을 들여 총 16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투입, 37.5%의 지분을 확보했다.

그리고 올해 충남 보령 LNG터미널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이는 국내 민간기업이 해외 가스전 탐사부터 개발, 생산, 최종 도입까지 전 단계를 완주해 결실을 본 첫 사례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다윈 LNG터미널 공정 과정에 대해 "FPSO에서 이산화탄소와 기타 불순물, 수분을 1차로 제거한 천연가스는 중간 압력 공급 장치 하나 없이, 가스전 자체의 강력한 초기 압력만으로 380km에 달하는 해저 파이프라인을 타고 이곳 다윈터미널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다윈LNG플랜트 LNG 저장탱크. SK이노베이션 E&S 제공


이어 "다윈터미널에 도착한 가스는 수분을 5ppm 이하로 완전히 짠 뒤 영하 162도로 급속 냉각해 저장탱크에 담긴다"고 말했다. 현장 관계자는 "2012년 매입 당시만 해도 '미니 가스전'으로 평가받았으나, 다섯 차례의 평가정 시추를 거치며 매장량을 3배 가까이 늘렸다. 가스 3.4입방피트(Tcf)와 초경질유 5000만 배럴이라는 대형 가스전으로 탈바꿈시킨 쾌거였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중동 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 유럽의 겨울철 가스 재고 확보 경쟁 등으로 현물(Spot)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가스가격 상승은 전기요금과 난방비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경제에 직접적인 부담을 준다.

이러한 고위험 환경 속에서 바로사 프로젝트가 지닌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중동이라는 지정학적 위험지대에서 벗어난 '호주산 비중동권 장기 도입 물량'이기 때문이다.

다윈 LNG터미널에서 선적중인 SK이노베이션 자사선인 프리즘 어질리티호. SK이노베이션 E&S 제공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그동안의 LNG 공급방식은 인도네시아 탕구 프로젝트와의 20년 장기계약을 통해 광양터미널로 가스를 들여온 뒤 국내 발전소에서 소화하는 구조였다"면서 "이제는 직접 공급으로, 단기 현물시장의 가격파고에 휘둘리지 않고 가스를 들여올 수 있어 자원안보의 핵심보루 역할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호주 LNG 공급으로 물류 경쟁력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고 현장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국 입항까지 중동은 15~25일, 미국은 22~28일이 걸리는 반면, 다윈에서는 일주일 안팎(7~8일)이면 충분하다. 수송 거리가 대폭 단축되면서 운송비용과 물류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인 셈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다윈 LNG터미널에서 확인되는 바로사 프로젝트의 핵심은 안정적인 LNG 공급망"이라면서 "바로사는 회사가 장기간 개발해 확보한 비중동권 장기 공급원이며, 국내 LNG 수급 안정성과 글로벌 전력사업 확장을 동시에 뒷받침하는 기반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로 들여온 LNG 물량은 올 하반기부터 SK이노베이션 E&S 실적에 반영된다"고 덧붙였다.

다윈(호주)=강민성 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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