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째 멈춘 교육부 혐오 대응 가이드북…시민단체 “성소수자 포함해 즉각 발간해야”

교육부가 혐오·차별 표현 대응 가이드북에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삭제한 것을 두고 시민단체들이 해당 내용을 복원해 조속히 발간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가이드북 발간이 한 달째 지연되는 사이 학교 현장의 성소수자들이 혐오와 차별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등은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삭제된 경위를 해명하고 사과할 것과 해당 내용을 포함한 가이드북을 즉각 제작·발간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교육부는 서울 배재고 야구부의 ‘5·18 민주화운동 조롱 응원’ 사건을 계기로 학교 내 혐오·차별 표현을 예방하기 위해 ‘혐오·차별 표현 대응 가이드북’을 제작해 전국 학교에 배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이 제공한 초안에 포함됐던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삭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교육부는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경우 반대 민원 등으로 시도교육청이 학교 현장 배포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시민단체들은 가이드북 발간이 한 달째 미뤄지면서 학교 현장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호림 무지개행동 공동대표는 “교육부는 사안이 문제가 되자 예정된 발간과 배포를 중단했지만, 이를 어떻게 바로잡아 나갈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혐오와 차별에 대응하겠다는 가이드북에서조차 성소수자를 지우는 것이 현 정부가 추구하는 교육의 방향인가”라고 말했다.
이들은 반대 민원에 대한 우려가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배제할 이유가 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전교조 성소수자위원회 위원장 모(활동명)는 “학교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성소수자 혐오를 지도하는 일이 부담스러우니 모른 척하라는 것은 결국 성소수자는 차별을 당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사회에 준 셈”이라며 “교육부가 민원이 두렵다고 뒷걸음질치면 어느 교육청과 학교 관리자, 교사가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이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과 관련 자료를 교육부 민원실에 제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포함해 여러 의견들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발간이) 늦어지고 있다”며 “최대한 많은 의견을 수렴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9061611001
https://www.khan.co.kr/article/202609041630001
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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