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테브모·빌로이·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 10월부터 건보 적용
진행성·전이성 위암 신약 ‘빌로이’도 급여권 진입…치료비 부담 완화 기대
요로상피암 ‘파드셉+키트루다’ 1차 병용 급여…서로 다른 제약사 신약 병용 사실상 첫 사례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RET 융합 유전자 변이가 있는 희귀 폐암 치료제 '레테브모 캡슐'과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전이성 위암 치료제 '빌로이 주사제',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 사용하는 '파드셉 주사제+키트루다 주사제' 병용요법이 오는 10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한다.
앞서 29일 보건복지부가 밝힌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일부개정고시'에 따르면, 상한금액은 레테브모캡슐이 40mg 1캡슐당 2만4584원, 80mg 4만9167원으로 책정됐다.
빌로이는 100mg 1병당 58만원, 300mg 174만원이며, 파드셉은 20mg 97만원, 30mg 145만원이다. 파드셉과 병용하는 키트루다주는 100mg 1병당 상한금액이 210만556원이다.

보건복지부는 희귀·소외암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이들 항암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안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서면 의결하고 10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개최가 연기될 경우 급여가 11월로 미뤄질 수 있기에 이를 서면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급여 확대는 희귀 유전자 변이 암부터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진행성 위암, 요로상피암까지 각각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희귀 RET 융합 폐암에 '레테브모'…환자 300명 미만 추정
우선 RET 융합 변이 비소세포폐암과 갑상선 수질암 치료제인 '레테브모캡슐'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RET은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유전자로, 변이가 발생하면 정상적인 세포 성장과 분화를 방해해 암을 일으키는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RET 융합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 중에서도 1~2%에서 나타나는 희귀 암종으로, 국내 환자 규모는 300명 미만으로 추정된다.
레테브모는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 달리 해당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표적항암제다. 복지부는 암세포를 특정해 공격하는 방식으로 치료 부작용을 낮추고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여 편의성도 특징이다. 주사제가 아닌 경구제인 만큼 환자가 투약 때마다 병원을 찾아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진행성·전이성 위암 신약 '빌로이'도 급여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치료제 '빌로이주'도 10월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위암의 전체적인 치료 성적은 향상됐지만 진행성·전이성 단계에서는 여전히 예후가 좋지 않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2019~2023년 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78.6%에 달하지만, 절제가 불가능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의 경우 중앙생존기간은 6~10개월, 5년 상대생존율은 10% 내외에 불과하다.
복지부는 빌로이가 기존 치료법과 비교해 내성 발생 위험을 41% 낮추고 전체 생존기간을 약 2배 연장하는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며, 이번 급여 적용으로 환자의 약제비 부담 완화와 치료 접근성 향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요로상피암 '파드셉+키트루다' 첫 치료부터 급여...다른 제약사 신약간 병용요법 첫 사례
요로상피암에서는 '파드셉주'와 '키트루다주'를 함께 사용하는 1차 병용요법이 건강보험에 진입한다.
요로상피암은 전체 암 발생의 약 2.5%를 차지하는 암종으로 질병 진행 속도가 빨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기존에는 키트루다의 경우 1차 치료 실패 이후 2차 치료부터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제약이 있었다.
이번 급여 확대로 환자는 첫 치료 단계부터 키트루다를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파드셉과의 병용요법까지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파드셉은 암세포를 표적으로 공격하고 키트루다는 환자의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서로 다른 기전의 치료제다. 주요 임상시험에서는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이 기존 치료와 비교해 전체 생존기간을 약 2배 연장하는 결과가 보고됐다.
특히 이번 급여 적용은 서로 다른 제약사가 보유한 신약 간 병용요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된 사실상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각 제약사가 보건당국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해 병용요법을 구성하는 약제가 서로 다른 회사 제품일 경우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쉽지 않다.
복지부는 이번에는 희귀·중증질환자의 치료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목표 아래 양사와 협의를 통해 타협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사례를 토대로 서로 다른 신약 간 병용요법의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통해 고액의 약제비로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덜게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희귀·중증질환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