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여사 피격 직전 경호팀 이탈?… “실제론 현장서 대응사격”

박세영 기자 2026. 9. 30. 11: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의 주요 미스터리 장치가 당시 기록과 상당 부분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역사학계 안팎에서는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가 실제 기록과 다른 설정을 사실로 받아들여지게 할 가능성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영화가 제목의 '(들)'과 결말 자막으로 암시한 정권·중앙정보부 기획설은 공개된 한·미·일 기록 어디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영화 ‘암살자(들)’ 역사왜곡 논란 ‘팩트체크’
총성 6건, 탄환 4개… 2발 증발?
판결문에는 “문세광, 5발 장전”
일본 언론의 ‘자작극’ 보도?
현지 수사당국, 文 단독범행 결론
“영화가 사회분열·갈등조장 키워”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의 주요 미스터리 장치가 당시 기록과 상당 부분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역사학계 안팎에서는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가 실제 기록과 다른 설정을 사실로 받아들여지게 할 가능성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문화일보가 30일 국사편찬위원회가 공개한 당시 정부 기록과 판결문, 외교문서 등을 영화 내용과 대조한 결과다. 영화는 서두에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되었다’고 고지하고 결말에 실제 저격 영상과 자막을 붙여 허구와 사실의 경계를 흐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는 1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고, 29일에는 제작진이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영화의 출발점인 ‘총성은 여섯 발인데 탄환은 네 개, 두 발이 사라졌다’는 설정부터 기록과 어긋난다. 외교사료관에 보관된 수사기록과 판결문에 따르면 문세광은 권총에 5발을 장전했고, 탄착 지점은 허벅지(오발)·연설대·불발·육 여사·태극기 순으로 기록돼 있다. 여기에 경호원의 응사가 더해졌다. 저격 직전 경호팀이 식장을 빠져나가는 장면도 사실과 다르다. 경호팀은 현장에 있었고 대응사격까지 했다. 연설대가 방탄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 속 대사처럼 행사 직전 교체됐다는 기록은 없다.

극 중 기자들이 돌려보는 전문에 ‘일본 언론은 자작극으로 보도했다’는 문구가 나온다. 이도 사실과는 차이가 있다. 한국 수사본부는 조총련 지령에 따른 범행으로, 일본 수사당국은 문세광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영화가 제목의 ‘(들)’과 결말 자막으로 암시한 정권·중앙정보부 기획설은 공개된 한·미·일 기록 어디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지난 8월 공개한 1974년 주한미국대사관 전문도 정부가 사건을 국내 정치에 활용할 가능성을 분석했을 뿐이다. 일부에서 제기해 온 경호원 오발설이 사실이라 해도 우발적 사고일 뿐, ‘기획’의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역사학계 안팎에서는 역사 왜곡과 그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왕희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교수는 수면 아래 음모론 수준에 머물던 이야기가 대중 영화의 소재로 올라오면서 파급력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는 필요하지만, 음모론을 바탕으로 확립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역사학자는 “역사를 기반으로 한 창작물은 관객이 허구라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