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폭락장에 국민연금 기금 182조 증발···수익률 한 달 만에 27%서 14%로 ‘뚝’

국내 증시가 하반기 들어 급락하면서 국민연금 기금 평가액이 한 달 만에 182조원 급감하고 기금 운용 수익률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평가액은 1684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1866조원)에 비해 182조원(9.8%) 가량 줄어든 것이다.
연초 대비 기금 운용 수익률은 7월 말 기준 14.84%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말에는 27.22%에 달했는데 한 달 만에 12%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급등하던 국내 증시가 지난 6월 말부터 조정을 받아 급락한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수익률은 6월 말 107.37%를 기록했는데 7월 말에는 60.11%로 급락했다.
다른 자산군도 하락세를 보였다. 해외 주식 수익률은 17.81%에서 10.72%로, 해외 채권 수익률은 9.22%에서 0.72%로, 국내 채권 수익률은 3% 손실에서 3.36% 손실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시장은 중동 전쟁 관련 불확실성, 인공지능(AI) 투자 지속 가능성 우려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면서도 “반도체 중심의 견조한 실적으로 연초 이후로 보면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기금 전체 운용 수익률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시장 충격을 완화한다는 이유로 국내주식 보유분에 대한 리밸런싱(자산 재배분)을 6월 말까지 유예한 것도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 하락과 기금 평가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기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유지하면서 원칙대로 리밸런싱에 나섰다면 증시가 고점에 있던 시기에 국내 주식을 매도해 수익을 실현하고 이후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의 장기 기금 운용 수익률을 현재 전망치보다 2%포인트 높이면 2120년까지 재정수지 흑자를 유지하며 기금 고갈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 제출받은 ‘국민연금 시나리오별 재정 전망’ 조사분석 회답서에 따르면,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국민연금 재정수지는 2050년에 적자로 전환하고 2069년에는 적립 기금이 모두 바닥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간 평균 수익률을 2%포인트 상향 조정하면 이번 재정 전망의 전체 대상 기간인 2120년까지 내내 흑자를 이어가며 기금 소진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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