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메달 진심 축하하는 日 투수, KIA 시라카와가 풀어주는 ‘사회인 야구’에 대한 오해…“거기 전부 엘리트 선수들입니다”[스경x인터뷰]

[스포츠경향 광주 | 김은진 기자] KIA의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25)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이 끝난 뒤 SNS를 통해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을 축하했다. KIA에서 대표팀에 간 김도영, 박재현, 성영탁의 금메달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었다. 일본인이지만 자신이 뛰고 있는 KBO리그의 선수들, KIA의 동생들이 나간 대회에서 일본과 한국이 붙은 두 경기를 보면서 한국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시라카와는 “당연히 한국을 응원했다. 대회에 나간 팀 동료들이 얼마나 간절한지 알고, 우승하면 어떤 것을 누릴 수 있는지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꼭 그렇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성영탁과는 나고야 도착한 뒤부터 줄곧 메시지로 이야기 나눴고, 결승전 때는 혼자 집에서 TV로 봤지만 통역 직원과 휴대폰 메시지로 대화하면서 같이 한국을 응원했다”라고 웃었다.
2024년 도입된 단기대체선수 제도로 KBO에 입성한 시라카와는 SSG와 두산에서 대체 선수로 각 6주 동안 뛰었고 그 시즌을 마친 뒤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재활을 거쳐 올해 마운드로 돌아온 뒤에는 6월 아시아쿼터를 투수로 교체하기로 한 KIA에 입단하며 다시 KBO에서 뛰고 있다.
시라카와는 “2년 전엔 짧은 기간을 뛰어서 선수들과 전부 친해지고 싶어도 한계가 있었다. 지금 KIA에서는 상대적으로 오래 있다보니 두루 친하게 지낸다. 이 팀에 좋은 사람이 많다”라고 했다. 가장 좋은 사람으로는 양현종을 꼽았다. “현종이 형은 처음 KIA에 왔을 때도 가장 먼저 말을 걸어줘서 고마웠던 기억이다. 내가 안 좋았을 때는 항상 형에게 가서 질문을 하는데 언제나 대답을 잘 해준다. 사람으로서도, 선수로서도 존경할 만한 분”이라며 “그냥 지나쳐도 될 것 같은 부분까지 항상 신경을 써줘서 늘 감사하다. 이번 추석에도 나 포함 외국인 선수들에게 명절 음식을 전부 싸 주셨다. 덕분에 한국의 명절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라고 했다. 시라카와가 일본과 한국의 결승전을 보면서 한국을 더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인 투수도 한국을 응원하고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있을 때, 한국의 일부에서는 그 우승을 폄하하는 목소리들이 있다. 이번 대회에도 등장한 ‘사회인 야구’ 논란 때문이다. 한국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모두 구기 종목에는 프로 선수들이 나가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특히 야구 아시안게임에는 사회인 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린다. 한국 선수들이 고생해서 매번 금메달을 따도 일단 병역 특례라는 프레임 안에서부터 평가하고 그 결론에는 ‘프로들이 나가 사회인 야구 선수를 못 이기느냐’는 목소리가 매번 등장한다.
시라카와는 이 논란을 상당히 놀라워 했다. “한국의 사회인 야구에 대해서는 내가 잘 모르지만, 일본인 입장에서 보는 일본의 사회인 야구는 매우 레벨이 높다”라고 했다.
시라카와는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뛰다가 한국에 와서 선발 투수로 뛰고 있다. KBO리그에서 뛰는 일본인 선수 중에는 시라카와처럼 독립리그 출신이 여럿이다. 시라카와는 일본의 사회인 야구와 독립리그 자체를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시라카와는 “일단 사회인 팀들은 ‘리그’가 아니다. 토너먼트로 경기해서 고시엔처럼 전국에서 가장 센 팀끼리 붙어 우승을 가리는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하며 “기본적으로 사회인 팀들이 독립리그보다 상위다. 독립리그 선수들에 비해서 나이도 그쪽이 더 많다. 훈련 환경이나 시설도 사회인 팀은 일본프로야구(NPB)와 별 차이가 없다. 프로만 안 갔을뿐이지 전부 어릴 때부터 대학교까지 엘리트 야구를 했던 선수들이 거기 가 있다. 그래서 일본 사회인 야구에는 프로처럼 좋은 선수가 엄청 많다”라고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전에 두 번 다 선발 등판해 놀라운 호투를 보여준 히구치 신은 오지제지라는 기업팀의 시설부 소속으로 알려졌다. 일반 회사원으로 오전엔 회사에서 일하고 오후에만 잠깐 훈련하는 어려운 환경에서 특급 실력을 키웠다는 식으로 알려져 그 공을 치지 못한 한국 선수들을 한심하게 보는 시선도 쏟아졌다. 시라카와는 잘못 알려진 것 같다고 했다. 휴대폰을 들어 일본 사회인 팀 중 하나인 마루한이 공개한 선수단 훈련 영상을 직접 찾더니 그 시설과 훈련 스케줄을 보여줬다.

시라카와는 “마루한이라는 팀의 하루 스케줄인데, 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걸 보시면 이 팀은 아침 조회하고 청소 뒤 9시 30분부터 바로 운동 들어간다. 그냥 프로 팀처럼 스케줄이 돼 있다. 훈련 시설도 굉장히 좋다”라고 했다. 해당 팀 스케줄에는 오전 8시20분 야구장 도착 뒤 조회와 청소 시간을 거쳐 9시30분부터 훈련이 시작된다. 점심 시간까지 오전이 통째로 훈련 시간이다. 회사 업무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으로 돼 있다.
시라카와는 “일본인 입장에서는 사회인 팀이라고 하면 진짜 세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실제 드래프트에서도 상위권에서 사회인 팀 선수들이 많이 뽑히기도 하고, 일본에서는 그런 레벨 높은 선수 중 NPB에 가지 않고 사회인 팀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선수들도 꽤 있다. 프로에 가도 1군에 있지 않으면 연봉도 별로 높지 않고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지만 사회인 팀에 가면 이렇게 안정된 삶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사회인 팀은 전부 고교까지 야구 잘 한 선수들이고 좋은 대학도 나와야 된다. 고졸보다 대졸이 훨씬 많다. 그래서 일본에서도 옛날에는 NPB에는 아이돌처럼 비주얼 좋은 선수들이 가고, 진짜 알짜배기 실력파들은 다 사회인 팀에 있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시라카와는 그래서, 그 일본 국가대표와 붙은 KBO리그의 동료 선수들이 잘 하기를 응원했고, 그 팀을 꺾고 따낸 한국의 금메달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있다.

돌아온 김도영, 박재현, 그리고 성영탁과 함께 이제 한국에서 첫 가을야구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꿈에도 부풀어 있다. 시라카와는 달을 거듭할수록 좋아져 9월에는 4경기에서 20.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 3.48로 1승1패를 기록했고, 팀에서 선정한 9월의 MVP로 뽑히기도 했다. 아시안게임 기간 2주 동안 선발 3명으로만 운영한 KIA에서 제임스 네일, 애덤 올러와 함께 선발 트리오로 던졌다. 이번 주말 LG전에도 등판 예정돼 있다.
시라카와는 “내가 많이 못 이겨도 팀이 이겨 좋고 동료들 덕에 내가 패전 투수가 되지 않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것보다 팀이 이겨서 나도 포스트시즌에서 높은 단계를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며 “수술 뒤였기 때문에 다시 부상당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한국에 왔다. 내 개인 목표는 하나도 없다. 상이라는 것은 노린다고 오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매일 ‘오늘’을 열심히 산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 승리, 남은 경기에서도 팀에 도움되는 피칭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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