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 하면 손해인가요"…1인 가구 '40%' 넘자 벌어진 일 [도쿄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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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1인 가구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혼자 사는 사람이 일본 사회의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로 자리 잡았지만 연금과 세제 등 사회보장제도는 여전히 '남성이 벌고 아내와 자녀를 부양하는 가정'을 전제로 설계돼 있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일본의 연금과 세제는 남성이 소득을 벌어 아내와 자녀를 부양하는 이른바 '표준가구'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2050년 일본의 1인 가구 비율이 44.3%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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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일본인 2369만가구
사회보장도 ‘개인’ 중심으로
한국도 35%로 급증, 복지 시스템 시험대

일본의 1인 가구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혼자 사는 사람이 일본 사회의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로 자리 잡았지만 연금과 세제 등 사회보장제도는 여전히 ‘남성이 벌고 아내와 자녀를 부양하는 가정’을 전제로 설계돼 있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역시 1인 가구가 전체의 35%를 넘어선 만큼 비슷한 제도 개편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2025년 국세조사 기본집계에 따르면 전체 가구 가운데 1인 가구 비율은 41.4%로 처음 40%를 돌파했다. 1인 가구 수는 2368만9024가구로 2020년 조사보다 253만7982가구 늘었다.
전체 가구 수도 5732만4619가구로 2020년보다 149만4465가구 증가해 비교 가능한 1970년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가구당 평균 인원은 2.10명으로 역대 최소였다. 도쿄도는 1.8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적었고, 홋카이도 1.94명, 오사카부 1.99명 등도 2명을 밑돌았다.

특히 고령 1인 가구 증가가 두드러졌다. 전체 1인 가구 가운데 65세 이상 비중은 34.4%였다. 남성 1인 가구의 24.6%, 여성 1인 가구의 44.7%가 65세 이상이었다.
결혼하지 않는 사람도 늘고 있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의 비율은 53.3%로 2020년보다 1.9%포인트 떨어져 1920년 국세조사 시작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미혼율은 남성이 36.3%, 여성이 26.4%로 각각 1.7%포인트, 1.5%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일본 사회보장제도의 기본 전제도 흔들리고 있다. 과거 일본의 연금과 세제는 남성이 소득을 벌어 아내와 자녀를 부양하는 이른바 ‘표준가구’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 비율은 1985년 40.0%에서 지난해 23.3%까지 떨어졌다.
대표적인 제도가 ‘제3호 피보험자 제도’다. 회사원이나 공무원의 피부양 배우자는 보험료를 직접 내지 않아도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같은 가구소득과 같은 보험료 부담이라도 독신자는 부부 가구보다 받는 연금액이 적어 형평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
1995회계연도 약 1220만명이던 제3호 피보험자는 2024회계연도 말 약 640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는 지난 7월 마련한 사회보장 개혁안에 제도 축소 방침을 담았고, 후생노동성도 2030회계연도 차기 연금개혁을 앞두고 재검토에 착수했다.

세제에서도 독신 가구는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우자 공제는 독신자에게 적용되지 않고 기업의 복리후생 역시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직원을 중심으로 설계된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앞으로 1인 가구가 더 늘어난다는 점이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2050년 일본의 1인 가구 비율이 44.3%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가족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고령 독신자가 늘면 주거 계약과 입원 보증, 간병과 생활 지원 등을 공공 부문이나 민간 서비스가 대신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에도 시사점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1인 가구는 2023년 782만9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5.5%를 차지해 이미 가장 큰 가구 유형이 됐다. 전년보다 비중이 1.0%포인트 높아졌다.
한국 역시 연금·세제·주거·기업 복지 가운데 상당 부분이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가족을 기본 단위로 설계돼 있다. 1인 가구와 고령 독신가구가 늘어날수록 배우자 공제나 가족수당처럼 가족 구성 여부에 따라 혜택이 달라지는 제도의 형평성 논란이 커질 수 있다. 가족이 담당해온 간병과 입원·주거 보증, 고령자 생활지원 기능을 누가 대신할지도 중요한 사회보장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도 한국과 일본의 공통점이다. 통계청은 2025년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가 전체의 27.6%이며, 이 가운데 1인 가구가 37.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에서 나타난 ‘가족 부양을 전제로 한 사회보장 모델의 한계’가 한국에도 앞당겨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결국 사회보장의 기준을 ‘가구’에서 ‘개인’ 쪽으로 옮기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일본종합연구소의 후지나미 다쿠미 수석연구원은 “가족이 서로 부양한다는 일본의 전통적 가치관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저출산으로 사회보장을 떠받칠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AI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과 고령자의 경제활동 확대 역시 양국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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