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금리 5%대 고착화… 연준 추가 금리인상 무게

최미송 기자 2026. 9. 30.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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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리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 금리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연 5%대로 고착화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급증과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 확대 등이 맞물려 미 고금리가 굳어지는 뉴노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달 17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다음 달에도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연준 통화 정책을 점치는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이날 70.3%로, 일주일 전(57.6%)보다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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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물 5.5% 넘어… 24년만에 최고치
29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로비 전광판에 주요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표시돼 있다. 28일(현지 시간)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5.56%로 2002년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세계 금리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 금리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연 5%대로 고착화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급증과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 확대 등이 맞물려 미 고금리가 굳어지는 뉴노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재차 금리를 올려 ‘백투백’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백투백 인상에 나서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8일(현지 시간)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5.24%로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30년물은 연 5.56%로 2002년 6월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날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제안 등을 담은 이란의 ‘7일 계획’을 거부하자 국제 유가가 장중 4% 이상 급등한 영향이 컸다.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짙어지자 미 국채 금리가 먼저 오른 것이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5일 연 5.0%를 넘긴 뒤 3거래일을 제외하고 꾸준히 5%를 넘겨 마감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도 7월 7일 이후 줄곧 5%를 넘겨 마무리했다.

국채 금리 오름세에 따라 연준의 10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졌다. 통상 장기채 금리가 오르면 연준은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긴축에 나설 명분을 얻는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미국 금리 상승 여파로 국고채 금리가 과도하게 오르면 긴급 바이백(조기 상환) 등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즉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美국채금리 뛰자, 연준 내달 금리인상 확률 1주새 58% →70%

[美국채금리 年5%대 고착화]
중동戰 유가 급등-美재정적자 속
‘AI투자’ 빅테크 회사채와도 경쟁… 주요국 중앙銀 줄줄이 긴축 강화
‘고금리 뉴노멀’ 韓銀 금리 인상땐 대출부담 급등-코스피 조정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달 17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다음 달에도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은이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이르면 다음 달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하면 국내 부동산 시장과 증시가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준 통화 정책을 점치는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이날 70.3%로, 일주일 전(57.6%)보다 크게 높아졌다.

● 한미일, 다음 달 금리 인상 여부 주목

미 국채 금리를 연 5%대로 지탱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국제 유가 급등이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7개월간 이어지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는 강세(금리는 하락)를 보이지만 이 공식이 깨진 셈이다.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가 워낙 커지다 보니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며 국채 금리가 먼저 올랐다.

여기에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경쟁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회사채가 많아지고 있는 점도 국채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채권시장에서 한정된 투자자금을 두고 빅테크의 회사채가 국채와 경쟁하며 세계 채권 시장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미국의 대규모 재정 적자 영향으로 국채 발행량이 늘어나며 국채 매력도가 떨어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등 미국의 사회보장 지출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5.8% 증가했다”며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재정 상황은 개선되기보다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미 국채 매도 등으로 국채의 수급이 나빠진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국채 금리의 급등은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를 강하게 한다. 주요국이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앞당기고, 고금리 기조를 예상보다 오래 끌고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다만 국제 유가가 떨어져 물가가 잡힌다면 금리를 올리지 않을 유인이 남아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다음 달 22일, 연준은 다음 달 27, 28일, 일본은행(BOJ)은 다음 달 29, 30일 줄줄이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앞두고 있다.

● 한은,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유력

세계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 국채 금리의 상승세는 한국, 일본 등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고금리가 뉴노멀이 되면서 국내 경제에도 작지 않은 타격이 온다. 한은이 올해 안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국내 부동산 시장과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대출 금리도 함께 상승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이미 대출을 받은 사람들도 상환액이 늘어나 실질적인 가계 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취약계층 위주로 빚 부담이 상당해질 수 있다”고 봤다.

7,000 선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는 코스피에는 조정이 올 수 있다. 강 교수는 “당장 AI 거품론 우려가 완전히 잦아들지 않은 가운데 고금리가 심각해지면 주가 횡보가 길어질 수 있다”며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코스피가 당분간 8,000∼9,000으로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탄탄하고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악화하진 않은 만큼 주가 하락 관측은 과한 우려라는 시각도 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은 달러화 강세를 부추겨 최근 1300원대로 내려선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릴 요인이 된다. 다만 아직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전장보다 8.4원 내린 1356.7원에 마감했다. 반도체 호황 등으로 국내 수출업체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분기 말을 맞아 대거 매도해 원화로 바꾼 영향이 컸다. 하지만 미 국채 금리의 상승세가 언제든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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