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새 효소 발견" 앤트로픽 주장 논란…연구자 "같은 연구, 클로드에 공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자사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새로운 효소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효소를 수년 전부터 연구해온 과학자가 자신이 미공개 연구내용을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에 지속적으로 입력해왔다고 밝히며 AI의 '독립적 발견'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주 자체 생물학 연구소의 연구결과를 공개하며 AI 에이전트가 수십억 개의 유전자 서열이 저장된 데이터베이스를 탐색해 새로운 역전사효소를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자사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새로운 효소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효소를 수년 전부터 연구해온 과학자가 자신이 미공개 연구내용을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에 지속적으로 입력해왔다고 밝히며 AI의 '독립적 발견'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AI가 실제로 독립적으로 같은 결과에 도달한 것인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마리오 로드리게스 메스트레 덴마크 코펜하겐대 계산생물학 박사과정생은 앤트로픽이 최근 발견했다고 발표한 '배열 연관 역전사효소(ARTs)'를 자신의 연구팀이 약 4년 전부터 연구해왔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지난주 자체 생물학 연구소의 연구결과를 공개하며 AI 에이전트가 수십억 개의 유전자 서열이 저장된 데이터베이스를 탐색해 새로운 역전사효소를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역전사효소는 리보핵산(RNA)의 염기서열을 읽어 이에 대응하는 디옥시리보핵산(DNA)을 만드는 효소다.
AI 에이전트는 세균에 감염하는 대형 바이러스인 '점보 파지'에서 후보 효소를 찾아냈고 이 효소 주변에 여러 RNA 유전자가 배열돼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앤트로픽은 새로운 효소를 'ART'라고 명명하며 "AI가 스스로 생물학적 발견을 하는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메스트레 박사과정생 연구팀은 같은 효소를 2022년부터 연구해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효소를 '점보트론'이라고 불렀으며 관련 역전사효소 일부는 메스트레 박사과정생이 공동 발명자로 참여한 2023년 특허에도 포함됐다. 아직 연구논문은 정식 출판되지 않았다.
논란의 핵심은 메스트레 연구팀이 연구 과정에서 앤트로픽의 AI 클로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메스트레는 지난 3년간 코드 작성과 논문 초안 작성 등에 클로드를 이용하면서 박사학위논문과 논문 초안, 효소와 RNA 배열에 대한 미공개 연구내용을 입력했다고 밝혔다.
메스트레는 앤트로픽 AI가 기존 실험 데이터를 다시 분석해 ART 주변의 RNA가 많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찾아낸 과정이 자신들의 연구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메스트레 연구팀 역시 약 1년 전 같은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RNA 유전자를 확인했고 그 결과를 클로드에 공유했다는 것이다.
메스트레는 "ART가 이미 알려져 있었다"며 "중요한 것은 ART가 기존에 알려졌는지 여부가 아니라 AI가 실제로 스스로 추론해 결과에 도달했는지, 혹은 우리 연구내용에 일부 영향을 받아 결과가 도출된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스트레는 "나의 연구 내용이 향후 버전의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사용됐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메스트레 연구팀의 미공개 정보가 실제로 앤트로픽 연구에 활용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성명을 통해 "클로드는 사용자 대화 기록을 학습에 사용하지 않았으며 분자생물학 연구팀도 해당 대화에 접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자신들이 발견한 ART 시스템을 기술한 기존 출판 연구도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메스트레와 연구 교류를 해온 세스 시프먼 미국 글래드스톤연구소 부교수는 "수년 동안 ART 시스템에 대해 메스트레와 이야기해왔다"며 "관련 분야의 여러 연구자들이 이미 이 시스템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과학자들이 AI를 연구 도구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미공개 아이디어와 데이터를 어디까지 공유할 수 있는지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다. 지난 8일에는 오픈AI가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수학 문제를 해결했다고 발표한 뒤 해당 문제를 연구하며 오픈AI 모델을 사용해온 수학자가 자신의 연구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메스트레는 앤트로픽 발표 이후 클로드를 활용하던 연구 프로젝트를 줄이고 다른 AI 모델로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을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혜원 기자 moony@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