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지역 안배 지켜온 한림원… 이번엔 非아시아권 여성이 유력”

황지윤 기자 2026. 9. 30.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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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8일 노벨문학상 발표
올해 영예의 주인공은 누구?
왼쪽부터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62), 저메이카 킨케이드(77), 앤 카슨(76), 다와다 요코(66) /게티이미지코리아·Stephanie Black·대산문화재단

올해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누구에게 갈까. 10월 8일 오후 8시(한국 시각) 발표를 앞두고 전 세계 독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수상자를 점치는 해외 베팅 사이트도 예측을 시작해 열기를 띄우고 있다.

현재 해외 베팅 사이트 ‘나이서 오즈(Nicer Odds)’의 1~3위는 중국의 찬쉐(殘雪·73),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77), 멕시코의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62). 그러나 소설가 한강이 2024년에 수상한 점에 비춰봤을 때 “올해 동아시아 작가에게 상을 주진 않을 것 같다”는 것이 출판계의 대체적 반응이다. 발표일이 임박하면 순위가 급격히 바뀌기 때문에 물론 예단하긴 이르다.

노벨문학상 수여 기관인 스웨덴 한림원은 최근 약 10년 간 성별과 지역 안배를 지켜왔다.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가 베팅 사이트 3위에 오른 건 이런 조건을 두루 충족하기 때문이다. 일본 출신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2017년 수상) 다음으로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가 받은 뒤부터 남녀가 번갈아 받았다. 남미 작가의 수상은 페루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2010년) 이후 없었다. 나이대도 알맞다. 최근 30년간(1996~2025년) 수상 작가의 나이대를 보면, 50대 후반~70대에 몰렸다.

과거 아니 에르노(2022년), 욘 포세(2023년) 등을 콕 집어 맞춘 유상훈 민음사 해외문학 편집자의 예측 1순위도 리베라 가르사다. 리베라 가르사는 중남미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 살해)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2023년 전미도서상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2024년 퓰리처상(회고록 부문)을 받아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높다. 유 편집자는 “벨라루스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2015년) 이후 참여적 작가가 다시 받을 만하다”고 했다.

성별·지역·나이 등을 고려했을 때 또 다른 유력 후보는 카리브해(서인도 제도) 출신 미국 작가 저메이카 킨케이드(77)다. 심하은 은행나무 편집이사는 토니 모리슨(1993년) 이후 흑인 여성 작가가 상을 받은 적이 없는 점, 탈식민주의 문학의 거장인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김수연 문학동네 해외문학 편집자도 킨케이드에 주목했다. 킨케이드는 최근 스웨덴 예테보리 도서전에 초청돼 26일(현지 시각) ‘인어상’을 받았다. 스웨덴 독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가에게 주는 상이다. 스웨덴에서 작품이 읽히고 화제가 되는 것도 노벨상의 중요한 평가 요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는 전조가 될 수도 있다.

한편 여러 출판계 관계자들이 “영국의 부커상 인터내셔널을 받은 뒤 노벨문학상을 받는 ‘엘리트 코스’가 최근 유독 눈에 띈다”는 점을 짚었다. 이 루트를 밟은 올가 토카르추크, 한강, 지난해 수상자인 헝가리의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모두 영국 유명 문학 에이전시 RCW 소속인 점도 흥미롭다. 유상훈 편집자는 “RCW 소속인 데다, 전미도서상·부커상 인터내셔널 후보에 올랐던 팔레스타인 작가 아다니아 쉬블리(52)도 추후 주목해야 할 작가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스웨덴 한림원이 문학을 통해 세계 또는 인류에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일지 짐작해볼 필요도 있다.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그동안 노벨문학상은 서구 남성이 바라본 근대 소설의 연장선에서 주어진 경향이 있다”면서 “기후 위기·SF·디아스포라 등은 아직 한림원이 다룬 적 없는 신선한 문학적 주제일 수 있다”고 했다. 기후 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인도 출신 미국 작가 아미타브 고시(70),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을 신랄하게 펼쳐 보이는 마거릿 애트우드(87), 언어와 국적을 유랑하듯 독일어와 일본어 두 언어로 글을 쓰는 다와다 요코(66) 등이 파격적 선택이 될 수 있다.

이 밖에 앤 카슨(76)·제럴드 머네인(87)·살만 루슈디(79)·알렉시스 라이트(76) 등도 그간 후보로 거론돼왔던 작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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