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미의감성엽서] 가을을 유혹하는 시인, 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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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그래도 가을이 주는 쓸쓸함과 고독, 존재론적 고뇌 등은 가을만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특혜고 정취라서 나는 대산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박인환 탄생 100주년 기념/ 박인환의 삶과 시 읽기/ 나는 사랑의 말을 한다'에 참석했다.
행사 제목으로 쓴 '나는 사랑의 말을 한다'는 박인환의 시 '가을의 유혹'에 나오는 시구다. 마치 박인환이 우리를 깊은 가을의 심연 안으로 유혹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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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의 헌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 조니 워커와 카멜 담배를 좋아하고, 스물한 살에 시인으로 등단해 딱 10년을 멋진 시인으로 살다가 떠난 박인환 시인. 그가 명동 거리를 누비며 술잔을 앞에 놓고 ‘목마와 숙녀’ 혹은 ‘인도네시아 인민에게 주는 시’를 낭독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겨우 서른밖에 살지 못한 그의 삶과 문학에의 열정과 고뇌, 세계 문학을 향한 열린 시각 등이 너무 아깝고, 마음이 아파서. 그는 “시를 쓴다는 것은 내가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의지할 수 있는 마지막 것이었다. 나는 시로써 이 사회와 싸웠다”고 말한 그대로 그렇게 한 시대를 살다 갔다. 문화적 양아치가 아니라 누구보다도 자유로운 전방위적 탈식민 시인으로서!
김상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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